"퀴어축제 가고 태극기 비판"..국힘, 금태섭 품을 수 있을까[정치쫌!]
"표심 의식 떠나 극단적 주장 설득해야"
제3지대 정체성 '부각'.."줄타기 아냐"
野 단일화, 표 이탈 방지·화학적 결합 과제
"전략적 선택할 것..공감대 넓히는 것 중요"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퀴어 퍼레이드에 나가실 생각 있으십니까”
금태섭 전 의원이 지난 18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제3지대 단일화 토론’에서 던진 마지막 질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방안을 놓고 벌이던 입씨름에 이어나온 묵직한 ‘한 방’이었다.
“‘길벗체(성소수자의 자긍심을 담아 만든 한글 서체)’를 아시냐”고 운을 뗀 금 전 의원은 자신이 국회의원 시절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퀴어 퍼레이드(성소수자 축제)에 참여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거기 가보면 정말 부끄럽다. 미국 영국 등 주요국 대사들이 나와서 축제 분위기로 돌아다니는데,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한 명도 안 나온다”며 “안 대표나 저나 서울시장으로서 퀴어퍼레이드에 나가면 작지만 중요한 변화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통상 서울시장 보궐선거 주요 현안으로 부동산과 코로나19 피해보상 등이 꼽히지만, 사회적 소수자 문제도 정치권이 마땅히 관심을 쏟아야 할 이슈 중 하나다. 금 전 의원의 질문은 단순히 성소수자에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소수자와 이들에 대한 차별 문제를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경보수, 이른바 ‘태극기 세력’에 대한 비판도 내놨다. 금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극렬 지지층, 극단주의층을 끊어내지 못하면서 합리적·상식적 정치가 실종됐다”고 꼬집었다.
안 대표를 향해서는 “(안 대표가) 최근 인터뷰에서 ‘태극기 분들이 누구보다 애국심이 높다’, ‘태극기 세력도 (야권 통합에) 모두 포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며 “정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표를 의식하는 것을 떠나 극단적 주장을 하는 분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게 소위 ‘빠 정치’를 하는 민주당이나 ‘태극기 정치’를 하는 국민의힘 일부 정치인에게 하고픈 말”이라고 덧붙였다.
토론 중 지난 15일 별세한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쓴 책을 소환하기도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얼마 전 돌아가신 백기완 선생님이 30년 전 대통령에 출마하면서 쓴 책이 있다. ‘그들이 대통령이 되면 누가 백성 노릇을 할까’. 이 정부에서 백성 노릇하기가 정말 힘들다”고 했다. 백 소장은 진보진영의 원로로,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의 노랫말이 된 시 ‘묏비나리’의 원작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을 탈당한 금 전 의원이 이번 보궐선거에서 야권으로 돌아선데 이어, 안 대표와의 TV토론을 통해 ‘제3지대의 정치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 집권세력을 비판하면서도 보수야당을 선택하지 못하는 중도층 지지자들의 정치적 수요를 충족시킬 것이란 기대다. “우리가 제3지대에서 단일화를 하자고 하는 것은 진보와 보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는 금 전 의원의 발언이 이를 요약한다.
그는 “지금 제3지대에서 할 수 있는 것, 정치를 바꿀 수 있는 것은 힘없고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자기를 대변해 주는 정당이 없는 분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며 “어려운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피해가지 말자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향후 야권 후보 단일화를 앞둔 입장에서 국민의힘 지지층과의 화학적 결합이 원활하게 이뤄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국민의힘와 제3지대 모두 ‘문재인 정부 심판’을 내세우고 있지만, 성소수자 이슈 등은 상대적으로 좀 더 보수적인 지지층의 표심 이탈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 전 의원은 지난 7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그분들(태극기)이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주 오른쪽에 계신 분들은 저에게, 저도 그분들에게 동의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지만, 이번 선거에서 그런 것을 고집하면 패배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했다.
그는 전날 토론회 말미에서도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면 상대방으로부터 존중받고 대화가 된다. 그 가운데 공통적인 공감대를 만들 수 있다”며 “저희가 잊지 말고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서로 공감대를 조금씩 넓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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