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공정'? 저급한 中극소수 누리꾼들에 말리지 말아야 할 이유

2021. 2. 2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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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근의 아시아 워치] 한국과 중국의 기원 (起源)을 둘러싼 공방전

[우수근 콘코디아 국제대학교 대외교류 부총장(woosukeun@hanmail.net)]
한중 양국 사이에 각종 기원 (起源)을 둘러싼 공방전이 격화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과연 누가 어떤 의도로 이런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중국판 유튜브 격인 SNS '찐르토우티아오'(今日头条)에 필자가 개설 운영중인 '우 삼촌의 동아시아 강연'(禹叔叔讲东亚)에 달린 불특정 다수의 중국인들 댓글을 중심으로 중국 내부에 좀 더 깊숙히 들어가 보도록 하자.

작금의 공방전에 대해 중국인들의 평가를 빌려 말하자면, "양국의 어리석은 극소수 불량분자들의 철부지 행태(两国极少数愚蠢不良分子的无知行为)", "사악한 제3 세력들에 의한 양국 이간질(对两国邪恶第三势力挑拨离间)"로써 "고등교육을 받은 중국인들은 특별한 이유 없이 한국을 적대시할 리 없다(受过高等教育的中国人不会无故仇视韩国)라고 할 수 있다. 아직은 말이다. 문제는 양국 민심이 점점 그 늪 속으로 빠르게 빨려 들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중국의 상황. 중국인들은 한국에 대해 비난을 퍼붓는다. "한국인들은 모든 게 다 자기네 꺼라고 우긴다. 공자도 한국인, 한자도 한국에서 발명한 것, 심지어는 중국의 춘절(春節) 명칭도 바꾸라고 하질 않나, 춘련(春聯)조차 시비 걸고 나선다", "얼마 안 있으면 우주도, 영어도, 온통 자기 것이라고 우기지 않을까?!"라는 것이다.
▲ 지난 1월 3일(현지 시각) 장쥔 유엔 주재 중국 대사가 본인의 트위터 계정에 김치를 담근 사진을 게재했다. ⓒ장쥔 대사 트위터

중국인들의 요지는 "한국은, 중국의 이웃으로서 예로부터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을 받아왔지 않은가. 그럼에도 이런 요소 등은 무시하고 원천지인 중국 것조차 자기들 것이라고 우기며 배타적 우월감에만 고취되어 간다"는 것이다.

우리를 향한 중국의 이런 모습에 대해 여러분들은 생각은?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일반 한국인이라면, "공자가 한국인이고 한자도 한국이 발명한 것"이라는 것에 대해 동의할 수 있을까? 춘절 명칭 변경 요구와 같은 '소동' 등에 대해서는, 과연 얼마나 많은 한국인들이 알고나 있을까?

그럼에도 중국인들은, 최초에 누가 어떤 의도로 들고 나왔는지 모르는 것을 토대로 우리에 대한 성토를 키우고 있다. 정작 이를 알게 된 우리 한국인들은 "중국인들 도대체 뭐야? 왜 그러지?!" 하는 생각이 들만큼 황당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음, 한국의 상황. 한국인들도 중국에 대해 비난을 퍼붓는 상황은 다르지 않다. 예를 들면 우리는 "중국인들은 뭐든지 강탈하려 한다. 김치와 한복까지 뺏으려 하더니, 이제는?"이라며 분노한다. 그러나,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일반 중국인들은 한국 사회의 이러한 모습에 안타까워한다.

그들은 한복에 대해 "중국에도 유사한 전통 복식이 있다. 하지만, 한복(韓服)은 그것들과는 다른 독창성이 있는 한국의 것 맞다"고 한다. 김치에 대해서도 "한국 김치의 독특한 제조법과 맛 등은 당연히 한국 것이 맞다"고 한다. 그러면서 어떤 이들은, 넌지시 "중국에서 인터넷의 '댓글 부대'는 대부분 수준이 떨어지고 극단적인 사람들이 많다. 아울러 그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그런 자들의 도발 등에 정색하며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들려주기도 한다.

이러한 중국의 상황을 잘 알고 있는 필자는, 진작부터 유튜브 <우수근의 한중일 TV>나 필자의 페이스북인 <한중일 윈윈 클럽> 등을 통해 우리 사회에 알리며 "저급한 극소수들에게 말려들어가지 말자"고 호소해 왔다.

하지만, 그 힘은 너무나도 미력하다. 또 필자처럼 중국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알리려는 사람들이나 언론매체 등도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우리 또한, 한국의 상황을 잘 모르고 씩씩거리는 중국의 상황과 큰 차이가 없다. 중국 정부가 혹은 전 중국이 일치해서 강탈하려 하는 것처럼 경계하며 분노한다. 정작 이를 알게 된 중국인들은 너무나도 황당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0.01% 정도에 불과한 허상과의 싸움이자 에너지 소모전. 악의적 제3세력만 미소짓게 하는 안타까운 난투극. 그렇다면 그 원인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먼저, 양측이 각각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기 때문인 것"같다.

이와 관련, 중국인들의 댓글 중에는 "目前真的不了解韩国到底啥情况(한국이 도대체 왜 그러는지, 현재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등과 같은 반응도 적지 않다. 상대방인 우리의 '실제 상황'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어딘가 비슷하지 않은가? "중국 저 사람들 도대체 왜 그래? 왜 자꾸 강탈하려는 것야?"라는 우리의 상황과 말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양측은, 상대방의 입장(관점) 등도 더 잘 알게 되면 지금처럼 되지 않을 수 있음에도 그렇지 못한 채 안타까운 공방전만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축적되어 온 상대에 대한 불신과 손상된 자존심 등이 쇼비니즘(chauvinism)의 변형된 형태로 표출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은 오랜 기간 겪어온 중국으로부터의 모진 고난의 역사 등을 떠올리며, 중국은 자신보다 작은 한국으로부터 겪은 지난 시기의 모멸감 등을 떠올리며 각각 서로에 대해 배타적이며 폐쇄적이고 일그러진 애국 및 민족주의 등으로 표출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해결책은? 먼저, 가장 좋은 방법은 결자해지. 이런 문제를 제작, 유포하는 양국의 불순분자들이 개과천선하거나 혹은 이들을 저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한국은 언론자유라는 장벽 등에 부딪칠 것이다.

중국도 언론자유를 통제하는 국가이기는 하지만, 함부로 나서기 쉽지 않은 사안이다. 문제있는 자들이지만, 나름 "조국 중국을 위해 나서서 싸우고 있다!"는 이들을 통제하고 단속할 명분이 없다. 이 상황에서 괜히 잘못 나서면, 오히려 중국 공산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중국 국내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양국 언론매체의 '책임있는' 역할이 절실하다. 중국 언론은 국가의 통제가 있어 운신의 폭이 안타깝다. 이를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더 자유로운 우리의 언론매체라도 정론직필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그렇지도 못한 것 같다. 일부 매체는, 오히려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보도 경쟁에 혈안이 되어 있는 듯하다.

언론매체가 팩트체크나 기초 조사 등을 제대로 하게 되면 "문제될 수 없을 사안"이 적지 않았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한복만 하더라도, 차분한 자세로 좀 더 알아봤으면, 중국 정부나 대다수 중국인들은 우리의 한복을 자기네 것이라고 우기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한 예를 들면, 경복궁과 같은 우리의 고궁 등에 가면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한복을 대여해 입고 사진 찍거나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 중에는 당연히 중국 관광객들도 많다. 그들은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으며 "SNS에서 봤을 때 보다 훨씬 더 예쁘네"라며 본국의 지인들에게 자랑한다.

그런데 이 복장이 만약 자기네 것이라면? 중국 정부나 대다수 중국인들이 정색하며 "왜 우리 중국의 민속 의상을 마치 한국 너희 것인 양 너희 고궁 등에서 대여해주며 외국인들을 오도하는가?"라며 이미 벌써 항의하지 않았을까?

김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는 영어 번역만 봐도 한국의 김치와 중국의 파오차이(泡菜)는 다른 것임을 알 수 있다. 우리의 김치는 영어로 "Korean Kimch"이다. 하지만 중국의 파오차이는 영어로 "Pickled cabbages(절인 양배추)" 이것만 봐도 중국의 파오차이는 우리 김치의 형태와는 달리 피자에 곁들여 나오는 '피클'과 같은 종류임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우리 언론매체가 중국이 '김치공정'한다며 보도 경쟁에 뛰어들기 전에, 이런 점만 확인해봐도 양국 사이의 이와 같이 안타까운 김치 공방전은 없었을 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양국 국민들은 서로에 대해 냉철함과 이성적 자세로 대하며 다가가야 한다. 이와 관련 필자는 중국에 대해 "중국에 중국의 역사가 있다면, 한국에는 한국의 역사가 있다(中国有中国的历史,韩国就有韩国的历史)고 들려준다. 양측이 있는 사안이다. 그럼에도 양측은 상대가 왜 그러는지 잘 모르는 채, 자기 입장(사관)에만 선다.

양측은 상대를 성토하기 전에 먼저 냉철히 생각해야 한다. 그런 황당한 주장을 상대측 정부나 관련 기관 등이 하는 건지, 아니면 어떤 부류의 어떤 사람들이 근거 빈약한 상태에서 멋대로의 논리 비약으로 지껄여 대는지 등에 대해 먼저 잘 알아 봐야 한다. 성토나 증오 등은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할 때 더 빛날 것이다.

이때 만약 중국 정부나 유관 기관이 그리 했다면, 관련 전문가들이 나서서 다부지게 대응해야 한다. 특히 언론의 자유가 제약되어 있는 중국이지만, 중국인 자신들도 "현재는 인터넷 사회로서 어떠한 정보도 완전히 감출 수는 없다(现在是网络社会,没有什么信息能够被隐瞒住)"고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만약 중국측이 한중 양국의 역사에 대해 중국측 사관(관점)만 강조하며 안타까운 자세를 취하고 나온다면, 우리 전문가들이 대한민국의 정통사관(관점)에 대해서도 중국인 및 중국 사회가 대대적으로 알 수 있도록 엄정 대처해 나간다. 이와 같은 전개는 중국 정부에게 긍정적이지는 않을 것이므로, 그렇게 되면 상황은 달라져 갈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의 상황을 잘못 관리하면, 다양한 사안으로 계속 충돌하며 양국의 민족주의가 거세게 충돌하는 일파만파로 비화될 수 있다. 양측 모두 냉정해야 한다. 감정을 자제해야 한다. 그리고 상대의 상황에 대해 보다 더 제대로 잘 알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진정으로 역지사지가 되어 보아야 한다. 그러면 원만한 해결책도 보여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우리에게는 다음과 같은 중국인들의 견해도 경청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중 간의)논쟁은 일부의 SNS가 사이버 전쟁을 촉발, 클릭 수를 높이고자 일부로 만든 것이다"(有一部分媒体为了制造"网络爆点",追逐点击率故意制造话题).

"다른 꿍꿍이가 있는 자들이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이간질하기 위해 도모한 것이 명확해 보인다. 외부 세력들이 제멋대로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显然是别有用心的人在挑拨离间亚洲的和平与稳定,不需要外人指手画脚).

"我们不要被一些无知的人所迷惑。为了中韩关系我们一起努力吧"(일부의 사리분별 못하는 나쁜 사람들에게 놀아나지 말자. 한중 관계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하자).

[우수근 콘코디아 국제대학교 대외교류 부총장(woosuke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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