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클럽 노는시간 이제 새벽 5시 "그래도 신나게 음악에 맞춰.."
방역 때문에 8㎡당 1명 출입, 예약자만 입장..발길 돌리기도
지자체 "강제로 영업 막을수 없다"..기성세대는 '혀를 끌끌'
[대구=뉴시스] 박준 기자 = "예약하셨어요? 예약하신 분만 입장이 가능합니다"
신나는 클럽 음악이 지하를 뚫고 클럽 입구인 지상 1층까지 울려 퍼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불안에도 불구하고 대구 중심가인 동성로 주요 클럽 7곳 중 유일하게 영업을 재개한 C클럽에는 20일 오전 5시가 지나자 한껏 멋을 낸 젊은 남녀들이 찾아 들었다.
주요 클럽 7곳 중 6곳은 이달 말(오는 28일)까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경영난을 무릅쓰고 자체휴업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날부터 영업을 재개한 C클럽은 코로나19로 인해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운영시간이 제한되자 아예 '노는 시간'을 통째로 앞당겼다.
C클럽은 운영제한 시간이 해제되는 오전 5시부터 낮 12시까지 에프터 클럽 형태로 영업한다.
새벽부터 영업을 하면 손님들이 몰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 달리 클럽을 찾은 남녀 젊은이들은 많았다. 하지만 무조건 클럽에 입장을 할 수는 없었다.
C클럽이 정부에서 권장한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해 예약자에 한해 클럽 입장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클럽 입구에서는 보안요원들이 입장을 원하는 손님들에게 "예약하셨어요?"라고 물어 본 뒤 명단을 확인 후 예약자에 한해서만 클럽 입장을 허용했다.
이 과정에서 미리 예약을 하지 않은 채 클럽을 찾은 손님들은 아쉬워하며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30여분동안 클럽에 입장하지 못한 젊은이들이 20여명에 달했다.
C클럽의 규모는 751㎡(약 221평)이다. 현재 방역 수칙에는 클럽의 경우 8㎡당 1명이 출입이 가능한 것으로 제한됐다.
C클럽은 방역 수칙에 따라 최대 98명이 들어 갈 수 있다. 즉, 클럽 직원 30여명을 제외하면 60여명의 손님만 클럽에 들어갈 수 있다.
테이블 간 손님 이동과 클럽 내에서 춤도 금지다. 클럽 입장 시 반드시 QR코드 인식 및 출입명부도 작성해야 한다. C클럽이 방역수칙을 위반했을 경우에는 벌금 150만원과 2주간 영업이 정지된다.
이모(22·여)씨는 "코로나19가 걱정되기도 하지만 클럽을 다시 연다는 얘기를 듣고 친구들과 고심 끝에 예약을 했다"며 "어렵게 온 만큼 오늘만큼은 신나게 즐기다 갈 것이다"고 말했다.
정모(24)씨는 "코로나19로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갖지 못했다"며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으니 조심한다면 별 문제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클럽에 입장하지 못한 손님들은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최모(26)씨는 "코로나19로 제대로 놀지도 못했는데 오늘도 결국 아무것도 못하게 됐다"며 "다음에는 미리 예약을 하고 와야 겠다. 개인 방역수칙을 잘지키고 논다면 코로나19에 감염될 일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모(23·여)씨는 "예약제로 할 줄은 몰랐다"며 "미리 알았다면 예약을 하고 왔을 것이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일상을 되찾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날이 밝자 클럽 근처를 지나는 행인들은 코로나19에도 젊음을 즐기는(?) 남녀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른 아침에 술을 마신 채 흥청거리는 젊은이들을 따갑게 보는 시선도 있었다.
클럽 앞을 지나던 김모(61)씨는 "이 시간에 뭣들하는 짓인지 정신 못 차린다"며 "시국이 시국인 만큼 자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혀를 끌끌 차기도 했다.
중구청은 이날 클럽 영업 개시 후 클럽을 방문해 클럽 내 방역수칙 준수여부를 확인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클럽 업주와 지난 18일 전화통화를 했었고 다음날에는 클럽 휴업을 권했었다"며 "하지만 업주 측은 클럽 투자금이 워낙 크고 코로나19 인해 장사를 할 수 없어 힘든 시기를 보내 영업 개시를 결정했다는 것을 알려왔다. 영업제한 시간 이후에 영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영업을 막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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