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가 맞히기 퀴즈'부터 '주식 일기' 작성까지..쏟아지는 주린이 앱
직장인 강모(27)씨는 얼마 전부터 주식시장이 끝나면 하는 일이 생겼다. 주가를 맞추는 퀴즈에 참여하기 위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앱)을 켜는 것이다. 매일 다른 개별종목 4개가 주어지는데 각 주가가 다음 날에는 오를지(업), 내릴지(다운) 선택한다. 강 씨는 "다음날 주식 시장 마감 결과를 맞히는 사람이 적을수록 많게는 만 원이 넘는 상금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 중심의 주식 투자 열풍이 앱 시장으로도 옮겨붙었다. 국내에서 코로나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해 3월 19일 이후 현재까지 강씨가 말하는 주가 퀴즈 등을 포함해 주식과 관련된 신생 앱 60여개가 출시됐다.
19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주식’, ‘주식 투자’ 등 키워드를 검색하자 관련 앱이 50개 넘게 등장했다. 이 중에는 국내외 증시 종목 정보를 제공하는 앱이 가장 많았다. 자신이 매매한 종목을 기록하고,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일지, 복리 등 수익률 계산기 기능을 가진 앱도 수십개다.
지난해 5월 23일 출시된 ‘주식쟁이’는 주식, 지수·선물·환율 정보를 제공한다. 국내, 중국, 미국 주식 관심 종목을 관리하고 시세, 공시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때 종목별로 자산 비율을 입력할 수 있다. 애널리스트 오픈 채널, 유튜브 채널 등을 모아둔 매거진이라는 카테고리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4월 15월에 출시된 ‘주식일기’라는 앱은 이른바 주린이(주식+어린이)들을 위해 매매 일지 쓰는 법을 안내하고 있다. 장 시작 전에는 증권사 보고서, 예상체결가 등을 적어두고, 장 중에는 주요 종목 특징, 장 마감 후에는 종목, 지수, 뉴스 등을 간단하게 기록해야 한다는 식이다. 이 앱은 현재까지 1만 회 이상 다운로드됐다.
코로나 사태로 급락한 코스피지수가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지난해 미래에셋대우, KB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039490), 유안타증권(003470)등 국내 주요 증권사 6곳에서 개설된 신규 계좌는 723만 개로 지난 2019년(260만 개)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났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코로나 등이 맞물리면서 주식 투자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듯하다"며 "서점가를 시작으로 유튜브, 예능 등 주식을 주제로 활용하지 않는 분야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앱 개발자들도 이런 흐름에 편승해보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가 퀴즈 외에 다양한 주식 관련 게임 앱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14일 출시된 ‘주식 차트의 왕’은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주식 차트로 매수·매도를 하고, 수익률을 높여 자산을 최대한 늘리는 게임이다. 개발자는 이 앱을 ‘내가 주식을 못 하는 이유는 뭘까, 돈 잃지 말고 게임이나 하자’라고 소개했다.
다만 단기간에 비슷한 앱들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이용자들은 허위 및 과장광고 등 확인되지 않은 투자 정보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일부 앱들은 급등주·테마주 추천, 미공개 지라시 등 자극적인 키워드를 내걸면서 홍보하고 있는 상태다.
앞서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구체적인 사실관계 확인 없이 원금이나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자금을 유치하는 업체, 수십 배 폭등 가능하다는 등 종목 추천에만 의존한 투자는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또 주식 매매, 거래와 관련해 근거가 없거나 확인되지 않은 풍문 유포 행위는 처벌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국 관계자는 "유사투자자문업자들의 앱 개발이나 출시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를 통해 과장 광고를 한다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건 불법 사유가 될 수 있다"며 "검사국에서 주기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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