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현수, 박범계 감찰 요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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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의 정식 결재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일요일인 7일 오후 인사 발표를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현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정식 결재 없이 인사를 발표한 박 장관에 대한 감찰을 요구했지만 문 대통령은 신 수석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박 장관의 인사안을 사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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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申요구 수용않고 인사안 승인
申 사의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
'민정수석 패싱' 인사공개 전례없어

신현수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정식 결재 없이 인사를 발표한 박 장관에 대한 감찰을 요구했지만 문 대통령은 신 수석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박 장관의 인사안을 사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수석은 항의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했고, 청와대 관계자들의 만류에도 사의를 철회하지 않고 18, 19일 휴가를 떠났다.
검찰 인사 과정을 잘 알고 있는 사정당국의 한 관계자는 19일 “박 장관이 일방적으로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발표했고, 대통령이 사후에 인사안을 승인해 사실상 추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신 수석이 사의 입장을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신 수석과 가까운 법조인은 박 장관의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발표 과정에 대해 묻자 “문제가 있었던 것은 맞는 것 같고, 신 수석이 사의를 철회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19일 “계속 얘기하지만 문 대통령의 재가 등 인사 과정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17일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과정과 재가 과정은 통치행위로 봐야 한다. 범죄행위도 아닌데 (청와대 내부의) 의견 조율 절차와 재가 과정을 10분 단위로 모두 알려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힌 바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인사 과정에 대한 것을 공개하거나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배석준 eulius@donga.com·유원모·황형준 기자
신현수 “살면서 박범계 볼일 없다… 생각했던 것과 달라 힘들어”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하고 휴가를 떠난 신 수석 파동과 관련해 법조계 핵심 관계자는 19일 이같이 말했다. 최근 신 수석은 주변에 “앞으로 살면서 박 장관을 볼 일이 없을 것”이라는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벽증이라 불릴 정도로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타인에 대한 평가나 발언을 삼간다는 평가를 받는 신 수석의 발언 치고는 워낙 강도가 높은 것이어서 법조계 핵심 관계자도 깜짝 놀랐다고 한다.
○ “대통령 결재 없는 인사 발표 뒤 감찰 요구”
일요일인 7일 오후 법무부의 검사장급 인사 발표는 꽤나 이례적이었다. 법무부가 이날 낮 12시경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곧 발표한다고 사전 공지했다. 1시간 반 뒤 심재철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과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을 맞바꾸는 내용이 담긴 1장짜리 보도자료를 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교체를 요구하던 친정부 성향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유임됐다. 윤 총장은 발표 2분 전에 명단을 받았다. 신 수석은 대검 측으로부터 법무부가 인사 내용을 발표한다는 얘기를 듣고 발표를 중단하라고 요청했지만 법무부는 그대로 강행했다. 말하자면 신 수석과 윤 총장을 배제한 법무부의 단독 플레이였던 셈이다.
복수의 사정당국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인사 발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식 결재가 나지 않은 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을 포함한 고위 공무원에 대한 감찰권이 있는 신 수석은 이를 알고 박 장관에 대한 감찰을 요구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감찰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박 장관의 인사안을 사후에 승인했다는 것이다. 이는 검찰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물밑 조율에 나서던 신 수석 입장으로선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 검찰 인사에 대한 조율을 책임지는 신 수석은 문 대통령이 기본적인 절차를 무시한 인사안을 사후 승인하는 것을 보고 자신에 대한 불신임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라는 게 법조계 인사들의 분석이다. 법조계 핵심 관계자는 “이런 중대한 문제들로 인한 일에 박 장관이 전화를 하겠다는 식으로 대응해서는 신 수석을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 수석과 40년을 함께해 온 한 법조인은 “신 수석이 느끼기엔 이건 나보고 나가라는 얘기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신 수석, 올 1월 말부터 “힘들다” 토로
신 수석은 취임 한 달여 만인 지난달 말부터 “힘들다”고 주변에 어려움을 토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 수석은 올 1월 말 법조계 고위 인사와의 통화에서 “힘들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고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 등과 통화하면서 향후 검찰 고위 인사 방향을 논의하던 때다. 법조계 고위 인사는 “신 수석이 인사 논란 하나만 가지고 결정한 것 같지 않다”며 “여러 가지 논의 과정에서 도저히 ‘내 공간이 없구나’ 이런 생각을 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둘러싼 ‘패싱’ 논란을 넘어 국정기조 전반과 청와대 내부 의사 결정에 대한 이견이 누적돼 사의 표명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 수석의 후배들에 따르면 그는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다른 뜻을 내비쳤다고 한다. 한 법조인은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의 사찰 문건 논란에도 청와대가 개입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시선을 신 수석이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신 수석은 현 정부 출범 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을 맡았다. 이때 여러 문건 때문에 검찰 수사까지 이뤄졌는데, 선거를 앞두고 다시 정치 쟁점화하는 모습을 민정수석으로서 지켜보는 것은 불편했을 거라는 얘기다.
특히 검사장 인사안을 사후 승인한 것은 문 대통령인 만큼 신 수석이 문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인 배신감까지 느꼈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법조인은 “신 수석은 가족의 반대에도 문 대통령의 부탁과 검찰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들어갔는데, 결국 문 대통령이 신 수석을 패싱한 인사안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배석준 eulius@donga.com·장관석·고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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