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세상] 아는 사람의 주식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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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잠에서 깨는 순간부터 불안해."
A가 주식에 빠진 이유는 자주 가던 인터넷 커뮤니티 사람들과 만든 단체톡방에서 추천받아 처음 산 종목이 급등하면서 하루 반나절 만에 200만원 가까이를 벌었기 때문.
A는 "호가가 뜨기 시작하는 8시40분에 보유한 종목이 빨간색이면 기분이 좋고, 파란 색이면 '또 얼마나 떨어지려고 이러나' 싶어 괴로워. 주식 괜히 시작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라고 힘들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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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잠에서 깨는 순간부터 불안해.”
그러나 남의 돈 먹기가 그리 쉽던가. A는 금세 손해를 보기 시작했고, 아침에 깰 때부터 불안하단다. A는 “호가가 뜨기 시작하는 8시40분에 보유한 종목이 빨간색이면 기분이 좋고, 파란 색이면 ‘또 얼마나 떨어지려고 이러나’ 싶어 괴로워. 주식 괜히 시작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라고 힘들어했다.
이 말을 들은 또 다른 친구 B는 “넌 그래도 오후 3시30분이면 주식시장이 마감을 하잖아. 나는 가상화폐에 더 많은 돈을 넣어놨는데, 이놈의 가상화폐는 하루 종일 거래되니까 더 미칠 것 같아. 나름 내가 산 가격 위아래로 가격이 도달하면 알람이 뜨도록 해놨는데, 자다가도 휴대폰 알람이 ‘띠링~’ 하고 울리면 이게 가격이 올라서 울린 건지, 내려서 그런 건지 앱을 켜기가 너무 두렵다니까”라고 위로했다. 친구 C는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가 같을 테지만, 백신 출시 소식에 주식 투자금의 절반 이상이 들어가 있는 진단키트 업체 주가가 절반 이상 떨어지더라. 마음 한쪽엔 ‘뭐 이리 백신이 일찍 나오냐’라는 나쁜 마음이 들기도 했어”라며 자조 섞인 말을 내뱉기도 했다.
지난해 언제부턴가 친한 동네친구들이 모인 단체 채팅방의 가장 핫한 화두는 ‘주식’과 ‘비트코인’이 됐다. 주식엔 관심도 없던 6명 모두 ‘동학개미’가 됐기 때문이다. 보유한 주식의 등락에 따라 채팅방의 희비가 엇갈린다.
비단 내 주변만 이런 게 아닐 테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동학개미운동 열풍의 주역은 2030세대다. 자기 월급만 빼고 주식과 부동산이 폭등하는 것을 목격한 2030세대들. 기준금리가 0.50%로 초저금리 시대인 지금, 월급만 차곡차곡 모아서는 답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이들의 선택이 주식 투자다.
주식투자 열풍을 꼭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지만, 자신이 가진 자본 한도 내에서 건강하게 투자하는 게 아니라 ‘빚투’(빚내서 투자), ‘도 아니면 모’ 등의 심리가 반영된 지금의 상황은 2030세대 상당수가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도 포털사이트의 주식 종목토론방에 가면 ‘안티’와 ‘찬티’들이 폭언과 욕설을 섞어 서로를 저주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희소식 하나. A의 투자금 약 70%가 물려 있던 한 화장품 회사 주식이 쿠팡의 미국 상장 소식에 덩달아 급등했고, A는 본전을 회수할 수 있었다. A는 그 돈으로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1위 기업에 모두 집어넣었다. 그가 남긴 한마디가 주식투자의 답인 듯하다. “이제 ‘단타’ 안 할래. 성장 가능성 충분한 우량주, 가치주에 넣어놓고 주가창 안 쳐다볼래. 답은 알았는데 멀리 돌아왔네.”
남정훈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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