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성희롱·괴롭힘 기관장에 '면죄부'..2차 피해 우려
[KBS 전주]
[앵커]
익산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의 직장 내 괴롭힘와 성희롱 의혹이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났는데요.
피해를 당한 직원들은 징계가 견책에 그치는 등 솜방망이 처분이라며 2차 피해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1월, 재단 직원 4명은 대표이사가 직원들을 성희롱하고 모욕적인 발언을 일삼았다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냈습니다.
진정 내용은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고, 대표이사는 공식 사과했습니다.
[장성국/익산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 "일부 인용 처분 결과에 대하여 사실과 다르더라도 저는 재단 책임자로서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 자체가 저의 부덕의 소치이기 때문에 당연히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고…."]
고용노동부의 시정조치와 개선권고 요구가 있은 지 일주일 만인 지난 2일에서야 익산문화관광재단은 이사회를 열어, 현 대표이사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습니다.
징계 결과는 견책.
가벼운 수준의 주의에 머물러 피해자들은 또다시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익산문화관광재단 피해 직원/음성변조 : "반성문 하나 쓰세요. 이런 판결이다 보니까 오히려 피해자 처지에선 당황스러운 거죠."]
이사회가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며 두려움을 호소합니다.
[익산문화관광재단 피해 직원/음성변조 : "어떻게 보면 가해자와 계속 근무를 하는 상황에 놓였고, 이 가해자는 피해자들의 근무평가도 진행할 거고…."]
재단을 관리, 감독하는 익산시는 그동안 뭘 했을까.
[익산문화관광재단 피해 직원/음성변조 : "익산시 관계자들에게 이 애로사항을 얘기했는데 참아라, 참아라, 참아라, 이런 얘기만 지속해서 들었습니다."]
지역 시민단체는 대표이사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며 공무원 조직 등에서 직장 내 성희롱, 괴롭힘을 근절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황인철/익산참여연대 시민사업국장 : "대표이사가 당사자이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해볼 수 없는 구조고요. 익산시를 놓고 보면 그에 합당한 조치나 조사, 이런 걸 진행할 수 있는 조례도 마련되지 않았다."]
직장 내 성희롱, 갑질 사건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은 과거와 달라졌지만, 공직사회의 대응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수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이수진 기자 (elpis10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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