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보유세 메우려.. 강남 1000만원 월세 나왔다
서울 인기 아파트 단지에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전세 보증금은 낮추고 월세를 대폭 올리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 아파트 공시 가격과 종합부동산세율의 급격한 인상 여파로 늘어난 세금 부담을 월세로 충당하겠다는 계산이다. 서울 강남에선 월세 1000만원 매물이 나왔고, 강북에서도 웬만한 직장인 월급에 맞먹는 돈을 월세로 내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 정부의 보유세 강화 정책이 세입자의 부담 가중으로 이어지는 ‘조세 전가(轉嫁)’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129㎡(공급면적 52평형)는 이달 초 보증금 3억1500만원, 월세 735만원에 거래됐다. 일주일 후 같은 면적 전세 실거래가(28억원)와 비교하면, 집주인은 목돈 25억원 대신 매달 월세를 받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이 단지에는 현재 보증금 1억원, 월세 1000만원짜리 매물도 있다. 인근 ‘반포자이’ 전용 194㎡는 지난달 보증금 2억원, 월세 900만원에 거래됐다.
강북 중소형 아파트도 고가 월세가 늘고 있다. 성동구 하왕십리동 ‘센트라스’ 전용 84㎡가 지난달 보증금 2억원에 월세 28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금호동 1가 ‘e편한세상 금호파크힐스’ 전용 84㎡는 보증금 1억원, 월세 31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7월 말 주택임대차법이 개정된 후 실제로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를 낀 ‘반전세’ 비율이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작년 8월부터 올 1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체 전월세 거래(7만5684건) 중 반전세 거래는 32.9%(2만4909건)로 나타났다. 새 임대차법 시행 직전 6개월(28.2%)보다 4.7%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월세 인상의 피해는 결국 무주택 서민층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주택임대차법 개정 후 전세 물건이 급감하며 월세로 수요가 몰리자 집주인들이 보유세를 월세로 충당하기가 수월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보유세를 높이면 그 부담은 세입자에게 전가된다는 것은 경제학 교과서에도 나오는 내용”이라며 “다주택자 규제 완화,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통해 시장이 원하는 주택이 빨리 공급돼야 서민 주거 부담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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