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만명의 기대수명 2050만년 사라졌다
코로나로 평균 16년 더 빨리 숨져
사라진 기대수명 45%는 55~75세
사라진 여생, 남성이 44% 더 많아
[경향신문]
코로나19로 전 세계 127만여명의 기대수명 2050만년이 사라졌다. 희생자들은 기대수명보다 평균 16년 빨리 세상을 떠났다. 코로나19가 앗아간 기대수명의 30%는 55세 미만 희생자들의 것이었다. 연구진은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이들이 코로나19로 숨졌다는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세계 81개국 희생자들의 기대수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스페인 폼페우파브라대학 보건경제연구센터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의 온라인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81개국 코로나19 사망자 127만9866명에 대한 기대수명 데이터 등을 토대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사망자의 사망 당시 나이와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을 경우 기대수명의 차이를 도출해 합산했더니 2050만7518년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기대수명이 80세인 나라의 사람이 코로나19로 50세에 사망했다면 기대수명 30년이 사라진 것이다.
숨진 사람들은 기대수명보다 평균 16년 먼저 세상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은 주로 노령층 사망자가 많았지만, 나머지 나라들에서는 55세 이하 사망자 비중이 높았다. 사라진 기대수명의 44.9%는 55세~75세 사망자에게서 발생했다. 55세 미만 30.2%, 75세 초과는 25%를 차지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여성에 비해 잃어버린 여생이 44%나 더 많았다.
국가별 데이터를 보면, 영국에서만 83만3874년의 기대수명이 단축됐다. 1인당 평균 11.4년이었다. 스페인에서는 총 57만2567년(1인당 평균 11.2년), 페루에서는 총 76만4856년(1인당 평균 20.2년) 기대수명 손실이 발생했다. 연구를 이끈 엑토르 피파레 아롤라스 교수는 가디언에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당초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이들이 코로나로 숨졌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을 제시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망자는 독감 사망자의 2~9배에 달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미국인들의 기대수명도 1년 줄어들며 77.8세로 낮아졌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국립보건통계센터(NCHS)가 이날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전체 미국 인구의 기대수명이 77.8세로 떨어져 2006년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흑인의 기대수명은 백인의 약 3배인 2.7년, 히스패닉의 기대수명은 백인의 약 2배인 1.9년이 감소했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감소세에 접어들어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한 달간 감소세를 보였다. 16일 일일 확진자는 34만7336명(월드오미터 기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아프리카 대륙에서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19일 10만명을 넘어서는 등 재확산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로이터가 자체 집계한 아프리카 코로나19 사망자는 10만354명으로, 절반 가까이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짐바브웨, 모잠비크 등에서 사망자가 늘었다면서 변이 바이러스가 아프리카 남부 지역에 퍼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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