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품경제] 국민 간식 '붕어빵'.."접어?" "해볼까?"
위기의 자영업자들 "해볼까?"..창업 문의는 늘어
겨울 간식하면 붕어빵이었는데, 예전만큼 잘 보이지 않습니다. 재료값도 오르고 장사도 안 된다면서 그만두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붕어빵 장사를 한 번 해보겠다는 문의도 동시에 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발로 뛰는 '발품경제' 이주찬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며칠 째 이어지는 한파에도 붕어빵을 먹기 위해서 긴 줄을 서는 곳이 있다고 해서 제가 찾아가 보겠습니다.
[강지연 윤지현/인천 논현동 : (어디에서 오셨어요?) 인천에서요. (일부러 붕어빵 드시려고요?) 예, 요즘에 찾아보기가 어려워서…]
잘 섞은 반죽 위에 달콤한 팥을 얹습니다.
그 위에 다시 반죽을 뿌려줍니다.
노릇노릇 구운 붕어빵.
[박기남/붕어빵 가게 운영 : (비법이 뭔가요?) 반죽은 구웠을 때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쫄깃쫄깃한 맛이 나거든요. 직접 재료를 만들어요. (그럼 뭐가 남아요?) 재료를 좋은 거 하다 보니까 많이 남지는 않아요.]
씹는 맛을 위해 붉은 팥소에 호두를 넣기도 합니다.
슈크림이나 피자 붕어빵처럼 신세대를 위한 메뉴도 있습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발길이 향하는 이유입니다.
[황순용 이정태/서울 이촌동 : 빵 안에 팥 말고 다른 게 들어가면 어떨까 궁금했는데 맛있습니다.]
[강지연 윤지현/인천 논현동 : 피자도 반죽이랑 잘 어울리고 맛있는 거 같아요. 또 와서 먹고 싶은 맛.]
붕어빵이 겨울철 국민 간식이 된 것은 1997년 IMF 외환위기 무렵입니다.
일자리를 잃은 이들이 대거 뛰어들면서 동네마다 붕어빵 냄새가 피어올랐습니다.
이후 프랜차이즈까지 뛰어들면서 2000년대 전국으로 빠르게 늘었습니다.
그런데, 웬일인지 요즘엔 붕어빵 찾기가 힘듭니다.
[김연수/충북 청주시 가경동 : 붕어빵 좋아하는데 옛날보다는 안 보이는 것 같고 아쉽기도 하고 그래요.]
노점상이 많은 서울 종로 3가입니다.
군밤 가게부터 떡볶이와 호떡, 김밥 가게 등 스물다섯 곳 가운데 붕어빵은 세 곳에 불과합니다.
[황분연/붕어빵 가게 20년 운영 : 재료값이 안 나오니까 그렇겠지. 인건비가 안 나와요. 가스값 주고 나면 별로 남는 게 없어요.]
[김덕순 정동하/붕어빵 가게 15년 운영 : 우리 붕어빵 치울 거예요, 붕어빵 장사하다가 굶어 죽겠어요. (수지가) 안 맞으니까 단가가 안 맞으니까요.]
주재료인 밀가루는 가격이 한 해 전보다 27%, 속을 채우는 팥은 39.6% 올랐습니다.
다양한 먹을거리 노점상으로 유명한 명동입니다.
장사가 하도 안 되다 보니까 이곳은 아예 노점상이 사라졌습니다.
붕어빵 노점상은 줄고 있지만 오히려 창업 관련 문의는 늘고 있습니다.
폐업 위기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붕어빵 노점상을 해볼까 하는 경우가 많아진 겁니다.
붕어빵 기계를 제작하는 업체를 찾았습니다.
[최진연/붕어빵 기계 제조업 : 계속 문의는 들어오세요. 그제도 어떻게 그냥 빌려만 달라고 그러시는데…어렵다고 도와달라고 그러시는 분들 많으시고 그러세요.]
막상 붕어빵 기계를 주문해 놓고는 못 찾아가는 이들도 많다고 합니다.
[최진연/붕어빵 기계 제조업 : (기계가 왜 이렇게 쌓여 있나요?) 선수금 지급하시고 주문해 놨다가 어려우셨는지 안 찾아가시는 분들이 많아요.]
붕어빵 장사를 접으려는 이들과 해보려는 이들이 동시에 늘고 있는 현실 속에 국민 간식 붕어빵은, 추억이 되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재훈 / 영상그래픽 : 김지혜 / 인턴기자 : 남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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