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재정 계속" 이낙연에 '조건부' 전국민 위로금 화답한 문 대통령

문 대통령, 민주당 지도부 도시락 간담회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이낙연 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가운데는 양향자 최고위원.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가진 간담회에서 "'국민 위로 지원금', '국민 사기 진작용 지원금' 지급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에서 벗어날 상황이 되면"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추후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의지를 밝힌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4차 재난지원금에 대해서는 "최대한 넓고 두터운 지원'을 강조하면서도 "당도 재정의 여건을 감안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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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간담회... 文 '전국민 위로 지원금' 공식화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간 '도시락 간담회' 직후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온 국민이 으쌰으쌰 힘을 내자는 차원에서 국민을 위로하고 동시에 소비도 진작하는 목적의 지원금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간담회 시작과 함께 이낙연 대표가 "올해도 확장 재정은 계속돼야 한다"며 "국민 위로와 소비 진작을 위한 지원은 계속 필요할 것"이라는 뜻을 전달하자 이에 대한 화답 차원이었다.

'으쌰으쌰'라는 표현에서 드러나듯, 문 대통령은 지원금의 목적이 '국민 위로'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소비 촉진과 진작은 결과론적인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코로나 위기를 견딘 데 대한 국민들의 사기를 돋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추세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추진할 성격은 아니라는 의미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이낙연 대표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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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4차지원금 당정 중재... '정률' 아닌 '정액'으로

다음달 지급을 목표로 하는 4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문 대통령은 당정간 원활한 소통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처음부터 당의 생각과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사각지대가 최소화되는 피해 지원책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임해달라"고 강조했다. '최대한 넓고 두터운' 지급을 원하는 당과 '재정 여건'을 우선하는 정부가 균형을 찾아달라는 당부다.

4차 재난지원금과 논의와 관련 당 지도부가 '당정 이견의 노출이 절제돼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하자, 문 대통령도 공감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의 이런 의견은 최근 이를 둘러싸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당에 불만을 표해온 것에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도 해석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당청은 자영업자ㆍ소상공인 피해에 대한 지원금을 정액 방식으로 지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률 보상 방안도 거론됐으나, 소득 파악이 어렵다는 한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소득 파악 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이낙연 당 대표의 인사말을 들은 후 박수를 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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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이낙연 띄우며 농담도... '화기애애' 간담회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이낙연 대표가 최근 '신복지체제' 비전을 제시하고, '상생연대 3법'(손실보상법ㆍ협력이익공유법ㆍ사회연대기금법)을 주도해 나가는 것을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기본소득제를 주장하는 이재명 경기지사에 맞서 '신복지체제'를 띄우고 있는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문 대통령은 또 "(국민들이) 집권 여당의 안정적인 위기 대응 능력을 든든하게 생각하며 신뢰를 보내고 있다"면서 "역대 가장 좋은 성과를 낸 당·정·청이라고 자부해도 좋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간담회장에는 문 대통령 부부가 직접 재배한 곡물로 만든 차가 놓였다. 문 대통령이 간담회를 시작하며 "코로나 때문에 (간담회를) 미뤄왔는데, 이낙연 대표가 사퇴를 앞두고 있어서 더는 늦추지 못했다"고 하자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도 터져 나왔다. 이 대표가 내년 대선 출마를 하려면 다음달 9일 이전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점을 말한 것이다. 이에 이 대표는 "따뜻한 소통의 자리, 허심탄회한 소통의 자리, 미래를 함께 걱정하는 자리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