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불굴의 화성 도전
[경향신문]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 로버인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18일(현지시간) 화성 표면에 착륙했다. 무엇보다 인간의 화성 거주 가능성을 본격 탐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화성은 중력이 지구의 40%이고 이산화탄소가 대기의 95%에 달하지만, 계절이 존재하고 자전주기(24시간39분)가 지구와 비슷하다.
‘인내’라는 뜻의 퍼서비어런스는 지난해 7월30일 지구를 떠나 6개월 반 동안 무려 4억7000만㎞를 비행했다. 마지막 고비인 ‘공포의 7분’도 넘기고 착륙에 성공했다. 화성엔 공기가 거의 없어 착륙 과정에서 제때 감속하지 않으면 충돌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공포의 7분’을 넘어 화성 착륙에 성공한 탐사선은 50%에 불과하다고 한다. 탐사팀을 이끄는 스와티 모한 박사가 “착륙을 확인했다”고 소리지른 18일 오후 3시55분쯤(한국시간 19일 오전 5시55분) NASA 본부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무게 1026㎏, 길이 3m, 높이 2.2m인 승합차 크기의 퍼서비어런스에는 카메라 19대, 각종 센서와 첨단 장비가 실렸다. 특히 무게 1.8㎏에 날개 길이 1.2m, 높이 50㎝의 무인기 ‘인제뉴어티’가 처음 장착됐다. 소형 헬기 형태의 인제뉴어티 비행이 성공하면 탐사 범위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 퍼서비어런스엔 인간의 화성 정착을 염두에 둔 장비들이 탑재됐다. 대표적인 것이 화성 대기의 95%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에서 산소를 뽑아내는 장비다. 실험에 성공하면 산소를 현지 조달할 수 있게 돼 화성 개척에 큰 진전이 이뤄질 수 있다. 퍼서비어런스가 화성 토양 시료를 채취해 원통에 넣어두면 미국과 유럽이 개발한 탐사선이 따로 회수해 2031년 지구로 가져올 계획이다. 과학자들은 화성의 흙에서 생명체 흔적을 찾기를 바란다.
2015년 개봉된 영화 <마션>에서 우주비행사 마크 와트니(맷 데이먼)는 화성에서 감자를 키우며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버텼다. 언젠가 화성에서 생산된 감자를 먹을 날이 올지도 모른다.
더 중요한 것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인간의 도전정신이다. <코스모스> 저자인 칼 세이건은 “지금도 우주 어딘가에는 무언가 대단한 것이 우리에게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용욱 논설위원 woo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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