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 앙금' 남긴 안철수·금태섭 토론회
[경향신문]
·안철수 ‘축제 거부권’ 장외서 논쟁
·“샌프란 축제 도심 외곽에서” 발언 사실과 달라
·토론 실력 우열 놓고 평가 엇갈려
지난 18일 열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금태섭 무소속 후보 간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제3지대 경선 첫 토론회를 두고 ‘뒷말’이 이어지고 있다. 안 후보는 자신의 ‘퀴어 퍼레이드’ 관련 발언에 대해 진보 일각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억압”이라 비난하자 해명에 나섰다. 양측의 토론 실력 우열을 두고는 여야에서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19일 국회 브리핑에서 안 후보가 전날 토론회에서 ‘그런 것들(퀴어 퍼레이드)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소수자들 권리를 위해 앞장서야 할 정치인의 발언이라고 믿기 어려울 지경”이라며 “국민은 혐오정치를 조장하는 정치인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것부터 명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성소수자위원회도 별도 논평에서 “안 후보의 발언은 성소수자에 대한 공공연한 탄압이고 억압”이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추가 설명을 내놨다. 그는 이날 CBS라디오에 나와 “나 역시 소수자 차별에 누구보다 반대하고, 이들을 배제하거나 거부할 권리는 누구한테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지금까지 신체 노출이나 성적 표현 수위가 높은 경우가 있었고, 여기에 아동·청소년이 무방비로 노출되는 걸 걱정하는 의견도 있어 장소를 도심 이외로 옮기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가 TV토론회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성소수자 축제에 대해 “샌프란시스코 중심에서 하지 않는다. 카스트로 스트리트라는 곳에서 하는데,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샌프란시스코 남부 쪽에 있다”고 말한 것도 사실과 다르다. 10월 첫째주 주말에 비교적 소규모로 열리는 ‘카스트로 스트리트 페어(Castro Street Fair)’는 외곽에 있는 카스트로 거리에서 열리지만, 그보다 훨씬 규모가 큰 ‘샌프란시스코 프라이드(SF PRIDE)’는 매년 6월 마지막 주말 시청과 마켓스트리트 등 도심과 공항 등 도시 곳곳에서 열린다.
토론회의 관전 포인트였던 안 후보의 ‘토론 트라우마’를 두고도 장외 평가가 이어졌다. 이철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안 후보는 과거 대선 토론에 비해 안정감이 있었고 금 후보는 똑똑하다는 느낌만 줬지 시정을 감당할 리더의 느낌은 주지 못했다”며 안 후보를 호평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안 후보의) 결단력이 돋보였고, 압축된 언어 사용 능력은 대단한 진전”이라며 “ ‘안초딩’이라고 놀렸던 것을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여권에서는 인색한 평가가 나왔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SNS에 “제자(금태섭)가 스승(안철수)을 찜 쪄 먹은, 금태섭의 일방적 한판승”이라며 “(안 후보는) 10년 동안 정치력과 실력의 진보가 없는 퇴물 같은 느낌만 심어줬다”고 썼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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