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과 감성> 아벨 콰르텟의 낭만주의 음악은?
[EBS 저녁뉴스]
한 명 혹은 두 명으로 이루어진 독주회, 대규모 오케스트라 공연은 종종 접하지만 소규모 인원으로 이루어진 실내악 공연은 생소하신 시청자들이 많을 겁니다.
오늘 지성과 감성에서는 <아벨콰르텟 제4회 정기연주회>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이수민 씨와 함께 미리 만나보겠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아벨콰르텟은 어떤 팀인가요?
이수민 바이올리니스트
아벨콰르텟은 바이올린 두 대, 비올라 한 대, 첼로 한 대로 이루어진 현악사중주 팀입니다.
이번주 광주와 서울에서 두 차례의 연주회를 갖는데요.
아벨은 히브리어로 생명력, 콰르텟은 프랑스어로 사중주를 의미하죠.
지난 2013년에 결성되었고요.
하이든 국제 실내악 콩쿠르 1위, 리옹 국제 실내악 콩쿠르 2위 및 청중상, 제네바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 현악사중주 부문 3위 수상 등으로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렸습니다.
독특한 것은 연주자 네 명이 다 같이 실내악 과정으로 독일 뮌헨 국립음대, 스위스 바젤음대, 빈 국립음대를 입학 및 졸업했는데요.
한국 대학에는 외국처럼 실내악 과정이 대학 정규과정으로 등록되어 있지 않기도 하고, 아직까지는 실내악의 인기가 낮은 편이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했다고 합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실내악은 흔히 결혼생활에 비유된다고 하는데요,
어떤 의미일까요?
이수민 바이올리니스트
음식으로 비유해볼까요.
재료 한가지의 맛과 향이 너무 강하면 음식 전체의 균형을 깨지죠.
실내악 장르 또한 멤버들 간의 조화와 균형이 중요합니다.
또 끊임없이 배려해야 하고, 다른 의견이 있으면 조율해야 한다는 점에서 결혼생활에 비유되는 것 같습니다.
또, 독일 대문호 괴테는 ‘4명의 지식이 나누는 대화 같다’고도 했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그렇군요.
이번 공연에서 연주될 곡들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수민 바이올리니스트
모두 세 곡이 연주되는데요.
첫 곡은 슈베르트의 현악사중주 12번입니다.
이 곡은 미완성곡인데요.
2악장 첫 부분까지만 쓰여졌기 때문에 1악장 단악장으로 연주가 되고요.
잔잔한 물결이었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거친 파도가 연상되는 음악의 흐름이 돋보이는 곡이죠.
아벨콰르텟의 연주 보시겠습니다.
두 번째 곡은 멘델스존 현악사중주 6번인데요.
사이가 각별했던 누나 파니가 뇌출혈로 급사하고 난 후 절망적인 심정으로 작곡한 곡입니다.
안타깝게도 같은 해, 이 곡을 초연하고 난 뒤 멘델스존 역시 서른 여덟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뇌졸중로 사망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작곡가 본인의 진혼곡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마지막 곡은 차이코프스키 현악사중주 1번인데요.
아벨콰르텟이 ‘유럽의 따뜻하고 달콤한 크리스마스의 향기가 난다’라고 표현한 곡입니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가 이 곡의 2악장 ‘안단테 칸타빌레’를 듣고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는 비화도 남겨져 있는데요.
아벨콰르텟의 연주 들어보겠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안단테 칸타빌레’라는 공연 부제가 마지막 곡에서 나온 건가요?
이수민 바이올리니스트
네 맞습니다.
안단테 칸타빌레는 이탈리아어로 ‘노래하듯 천천히’라는 뜻의 음악용어이고요.
아벨콰르텟은 ‘코로나19 때문에 모두가 천천히 걸어야 하는 지금,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자’라는 의도로 이러한 부제를 붙였다고 합니다.
이번 공연의 부제처럼 음악가로서 각자의 삶에도 음악용어를 붙여달라고 요청했는데요.
바이올리니스트 윤은솔씨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빠르고 정열적인 춤인 타란텔라, 바이올리니스트 박수현씨는 감상적으로라는 뜻의 센티멘탈, 비올리스트 문서현씨는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라는 뜻의 마농트로포, 마지막으로 첼리스트 조형준씨는 음악의 가장 낮은 음을 연주하면서 중심을 잡아주는 지속저음을 뜻하는 콘티누오라고 표현했습니다.
유나영 아나운서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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