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 미투' 도화선 용화여고 전직 교사, 징역 1년 6개월 선고

[EBS 저녁뉴스]

학교 내 성폭력에 대한 폭로, 이른바 스쿨미투의 도화선이 됐던 서울 용화여고 사건 기억하실 겁니다.

3년 만에 가해 교사에 대한 1심 판결이 오늘 나왔는데, 징역 1년 6개월,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첫 소식, 서진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8년 메모지를 창문에 붙여가며 교내 성폭력 문제를 알려, 이른바 스쿨 미투 운동을 촉발한 서울 용화여고 학생들.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만 13명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유일하게 기소된 국어교사 A씨에 대한 법원 판단은 '유죄'였습니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지난 2011년부터 약 1년 6개월간 제자 5명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습니다.

A씨는 재판에서 기억이 나지 않고, 신체 접촉이 있었다 해도 추행의 고의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들 진술이 본질적인 부분에 있어서 일관되고 상황 묘사가 구체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피고인이 교육자로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보호해야 했음에도 지위와 임무를 망각했다"면서 "추행 중에서도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 5년도 명령했습니다.

피해 학생들은 유죄 판결을 환영하면서도 가해자에 대한 처분에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인터뷰: 용화여고 성폭력 피해 학생

"징역은 잘 나왔다고 생각이 들지만,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이나 장애인 보호 기관에서 취업 제한이 5년밖에 안 되는 점이 조금 아쉽게 생각이 들어요."

시민단체들도 검찰이 구형한 징역 5년에 비해 턱없이 낮은 결과가 나왔다고 비판했습니다. 

피해 학생에 대한 적극적 지원도 주문했습니다.

인터뷰: 최경숙 집행위원 / 노원스쿨미투지지시민모임 

"(성폭력 고발) 이후에 어떻게 되는지 그걸 몰라요, 몰라서 못 합니다. 교육부에서는 스쿨 미투가 있었을 경우에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에 이러이러한 처리 과정을 거친다라는 것을, 분명하게 정보를 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용화여고 학생들의 폭로를 시작으로 교내 성폭력을 공론화하는 '스쿨미투' 운동은 전국으로 퍼졌습니다.

교내 성범죄 피해자와 가해자를 즉시 분리하는 내용을 담은 법 개정까지 이끌어냈습니다.

하지만 서울만 해도 가해 교사의 75%가량이 여전히 학교에 남아 있고, 승진이나 수당에도 별다른 제한이 없어서 보다 실효적 대책 마련은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EBS 뉴스, 서진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