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성관계 중 몰래 콘돔 빼기 '스텔싱'에 100만원 손해배상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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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도중에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피임 도구를 제거하는 이른바 '스텔싱'(stealthing)에 대해 민사상의 책임을 인정한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국내에서 스텔싱 행위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법행위로 법원에서 인정받아 언론에 공개되는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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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형법상 범죄로 규정하는 추세
성관계 도중에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피임 도구를 제거하는 이른바 ‘스텔싱’(stealthing)에 대해 민사상의 책임을 인정한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국내에서 스텔싱 행위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법행위로 법원에서 인정받아 언론에 공개되는 것은 처음이다.
19일 <한겨레> 취재내용을 종합하면 지난 10일 서울동부지법 민사17단독 임범석 부장판사는 ㄱ씨가 자신에게 스텔싱 행위를 한 남성 ㄴ씨에 대해 제기한 2천만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ㄴ씨가 ㄱ씨에게 1백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ㄱ씨는 지난해 5월께 당시 연인이었던 ㄴ씨가 성관계 중에 자신의 동의를 받지 않고 피임도구(콘돔)을 제거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ㄱ씨는 “성관계 중 동의 없이 콘돔 등 성적 보호장치를 제거하고 성관계를 계속했다”며 “ㄴ씨가 원치 않는 임신 및 성병을 예방하고 안전한 성관계를 희망한 원고를 속이고 성적 자기결정권 및 인격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ㄱ씨의 일부승소 판결을 내리면서 “원고가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겪었을 우울, 불안 등의 정신적 피해를 고려했다“며 “실제로 성병이나 원치 앓은 임신에 이르는 피해까지는 발생하지 않은 점, 피고가 곧바로 성병 검사를 받는 등 피해 복구를 위해 노력한 점도 함께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스텔싱 행위는 2014년 캐나다에서 성범죄로 규정된 뒤 국제사회에서 형법상 처벌 대상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스위스와 독일, 영국 등의 국가에서도 스텔싱을 처벌하고 있지만 미국에선 아직 처벌한 사례가 없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회에서 최근 처벌법안이 발의돼 입법과정에 있다.
한국에서도 처벌 규정이 없어 ㄱ씨가 민사소송을 대리할 변호사를 구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ㄱ씨의 법률대리인은 <한겨레>에 “스텔싱은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법행위지만 다른 성범죄와 달리 처벌규정이 없어 형사처분이 어려웠다”며 “배상 금액이 많지는 않지만, 민사상 불법행위와 피해 사실을 인정받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전광준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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