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초급속충전기 '하이차저', 전기차 대중화 앞당길까?
전기차(EV)를 구매하려는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충전’ 문제다. 어디서든 쉽게 기름을 넣을 수 있는 일반적인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는 지정된 곳에서만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충전 시간이 최소 30분에서 1시간가량 소요되는 점도 불편사항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다.
관련업계에서는 전기차의 대중화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충전 인프라의 개념 자체가 바뀌어야 하는 시점이 도래했다고 인식하고 있다. 단순히 충전 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충전 대기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공간과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문을 연 현대자동차의 ‘현대 EV스테이션 강동’은 이 같은 이유로 관련업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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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한국 딜로이트 그룹에 따르면 딜로이트 글로벌은 최근 '2021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 조사' 리포트를 발간했다. 지난해 9~10월 23개국 운전 가능한 연령대의 소비자 2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이 보고서에서는 ‘전기차를 가장 선호하는 한국 소비자’는 응답자(906명)의 11%에 그쳤으며 응답자 중 32%는 충전 인프라 부족을 우려했다. 안전(19%), 충전 시간(18%), 비용(17%) 등도 걱정거리로 꼽혔다.
정부도 이 같은 소비자 우려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혁신성장 빅3 추진회의에서 "주유소보다 편리한 충전환경 조성을 목표로 올해 중 급속충전기 3000기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설치된 공용충전기는 6만2789기다. 현재까지는 부지확보가 쉬운 공공시설 위주로 설치됐지만 앞으로는 공공부문 주도로 고속도로 휴게소, 국도변 주유소, 도심 내 주유소ㆍ충전소 등 보다 접근성이 높은 이동거점에 설치비용이 높아 민간의 자발적 설치가 힘든 급속충전기 약 2280기를 직접 구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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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길동에 위치한 ‘현대 EV 스테이션 강동’은 현대자동차가 SK네트웍스와 2017년 체결한 업무 협약을 바탕으로 내연기관차의 대표적 상징물인 '주유소'를 전기차 충전소로 탈바꿈해 현대자동차가 지향하는 ‘클린 모빌리티’(Clean Mobility)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면적 4066㎡(약 1230평) 규모의 ‘현대 EV 스테이션 강동’에는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전기차 초고속 충전설비 ‘하이차저’(Hi-Charger) 총 8기가 설치됐다. 면적과 설비 면에서 국내 최대규모 초고속 충전 인프라로 꼽힌다.
하이차저는 출력량 기준 국내 최고 수준의 350kw급 고출력ㆍ고효율 충전 기술이 적용됐으며 800V 충전시스템을 갖춘 전기차를 충전할 경우 18분 이내에 1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다만 나란히 연결된 충전구에서 전기차 2대가 동시에 충전할 때는 각각 175kw 출력을 지원한다.
특히 하이차저는 연결선에 부분 자동화 방식이 적용돼 고객들이 연결선의 무게를 거의 느끼지 않고 손쉽게 충전구를 연결할 수 있다. 듀얼 타입 충전구로 전기차 2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현대자동차는 ‘아이오닉 5’를 비롯해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할 전기차 전용모델에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800V급 충전시스템을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번 현대 EV 스테이션 강동은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앞당기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이차저를 이용할 때는 ‘하이차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면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가입 후 차 인증을 마치면 충전 예약 및 결제, 충전 대기 중 전자책(e-Book)이나 차 청소용품 무상 이용도 가능하다”며 “충전 요금 23% 할인 혜택도 있으니 하이차저 이용 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편이 유리하다”고 전했다.
‘현대 EV 스테이션 강동’에서는 충전 소요 시간 단축 외에도 대기 시간을 활용 시승프로그램도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시승 프로그램은 ▲차의 주행 성능과 편의 기술 전반을 경험할 수 있는 ‘일반 시승’ ▲카크닉(Car+Picnic)을 체험해볼 수 있는 ‘특화 시승’ ▲오후 8시까지 시승할 수 있는 ‘야간 시승’ ▲직원의 직접 응대를 선호하지 않는 고객을 위한 ‘셀프 시승’ 등으로 마련됐다.
이곳에서는 전기차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시승 체험을 지원하는 전문 인스트럭터가 상주해 고객이 원하는 차종 및 코스를 선택해 시승할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전기차 대중화를 선도하기 위해 현대 EV 스테이션 강동과 같은 신개념 충전 인프라를 지속 확충할 계획”이라며 “곧 출시될 ‘아이오닉 5’에 맞춤 설계된 하이차저가 긍정적인 시너지를 발휘해 현대차의 전기차 로드맵에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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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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