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백신 보급률..증시엔 어떤 영향 줄까 [인사이드리포트]
작년 말 증시는 여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뉴스에 환호했다. 이제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것은 다음단계다. 오르는 백신 보급률과 늘어나는 변이 바이러스 중 어느 쪽이 더 우세할까. 블랙록의 데이터사이언티스들과 헬스케어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해봤다.
예방접종 마일스톤: 20-30-50
백신 접종 프로그램의 1차 목적은 증상의 심각성을 줄이고, 공중 보건 시스템에 대한 압력을 일부 해소하는 것이다. 이렇게되면 코로나19 관련 봉쇄·방역조치도 일부 줄어든다.
블랙록 분석에 따르면 고위험군 위주로 인구의 20% 가량이 백신접종을 한 경우 코로나19 치명률이 낮아질 전망이다. 30%가 접종을 완료하면 각 병원내 중환자 수가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다. 공중보건 체계에 부담이 상당히 줄어들기 위해선 성인 인구의 약 50%가 접종을 완료해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 재개 전망
블랙록 분석에 따르면 백신 보급의 영향은 백신 보급 후 약 한 달 뒤부터 코로나19 데이터에 반영된다.
백신 보급과 현행 봉쇄 조치를 고려할 때 영국에선 오는 4월께 코로나19로 인한 입원률이 50% 줄어들 전망이다. 백신 생산 차질을 감안하면 유럽 내륙에선 봉쇄 조치가 4월보다는 좀더 늦은 시점에 완화될 수 있다.
미국은 영국과 유럽 내륙 중간 정도 상태다. 주마다도 차이가 상당하다. 1월 초 기준 보급된 백신의 35% 가량만 접종이 완료됐다. 1월 말엔 이 비율이 50%까지 늘어났다. 백신 보급이 지속되면서 비율이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백신 보급에 있어 세계 선도국인 이스라엘에선 입원률 등 주요 지표가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게임체인저' 가능성
블랙록은 증시가 하락보다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존슨앤드존슨와 노바백스 백신이 승인을 받는다면 연말까지 선진국에 공급할 충분한 물량이 시장에 나오게 될 것이다. 특히 존슨앤드존슨 백신은 1회만 맞으면 되기 때문에 지역사회 면역력 강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다. 지난 1월 말 발표에 따르면 존슨앤드존슨 백신은 중증 증상을 예방하는 데에 85% 효능을 낸 것으로 나타냈다. 승인을 받으면 3월 초 유통이 시작될 전망이다.
변이 바이러스 영향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도 감안해야 한다.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각 코로나19 백신은 알려진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효능을 보였다. 기존 바이러스에 대해서보단 효능이 낮지만, 지역사회 면역력을 확보할 정도는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제약사들은 기존 백신 기술을 활용해 변이 바이러스용 백신도 개발하고 있다.
주식시장 승자는
블랙록은 코로나19 봉쇄조치가 풀린 후 경기 호황을 전망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 등의 재정 부양 노력에다 이미 풀린 풍부한 유동성 등이 겹쳐 소비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블랙록은 세계 각국에서 2005년 이후 볼 수 없었던 '동기화된 성장'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적이 저조했던 업종이나 지역이 큰 성장세를 보일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그간 호황을 누렸던 일부 업종은 뒤처지기 시작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승자와 패자를 구분하는게 중요해진 이유다. 블랙록은 다음 세가지 주제를 따져볼 것을 제안한다.
수요공급의 승자
경제가 활성화되면 생산 속도를 빠르게 높여 새로운 수요에 부응할 수 있거나, 공급이 제한되어 있는 와중에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기업들이 이익을 볼 것이다. 블랙록은 산업, 재료, 화학, 반도체 분야에 기회가 있다고 본다. 전기차 시장 확대 등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공급은 적은 편이라서다.
여행·레저산업 수혜주
방역조치가 완화되고 실업률이 떨어지면 소비자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사람들은 친구들과 함께 휴가를 보내고 외식을 하고 싶어할 것이다. 외식업체와 식당 등의 마진과 수익은 늘어날 것이다. 럭셔리 용품 관련 기업은 여행 수요가 살아난 수혜를 볼 전망이다.
계속 이기는 승리자들
코로나19로 인한 작년 침체는 통상적인 경기침체가 아니었다. 지난 10년간 '승리 기업'들이 계속 승리를 이어갈 수 있는 이유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더 많은 이익을 낼 수도 있다. 디지털화에 관련된 기업, 전자상거래 기업, 아시아 게임기업 일부 등이 그 예다.
정리=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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