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3社도 이사회가 직접 ESG 챙긴다

서진우 2021. 2. 1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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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경영委로 확대·개편
'ESG 정책' 심의·의결 권한 줘
작년 현대차 4000억 조달이어
기아도 조만간 ESG채권 발행
국내 주요 기업들이 환경·책임·투명경영을 강조하는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를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를 통해 직접 챙기기 시작했다.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재계의 경영 행보가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19일 현대자동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는 각 이사회 내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확대 개편하고 해당 위원회에서 ESG 정책과 활동을 심의·의결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환경과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한 논의를 회사 내 최고의사결정기구에 맡김으로써 ESG 대응과 관리 역량, 실행력 등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우선 현대모비스가 지난 18일 주주총회 소집 공시에서 기존 투명경영위를 지속가능경영위로 개편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했다.

현대차와 기아도 조만간 이사회를 거쳐 그 같은 취지로 정관을 변경하는 주총 안건을 확정·공시할 계획이다. 지속가능경영위는 기존 투명경영위 역할에 더해 ESG 분야로 안건 논의 범위를 넓혀 회사 ESG 정책과 계획, 주요 활동 등을 심의·의결하는 권한을 추가로 갖게 된다.

ESG는 기업의 생존 필수 요소이자 소비자와 투자자가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주요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현대차 등 3사는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동행'이라는 그룹 비전 아래 지속 가능한 미래 가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전기자동차와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협력사와 상생, 주주 친화 경영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차가 4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했으며 기아 또한 ESG 채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ESG 채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전기차·수소전기차 제품 개발 투자, 신규 친환경차 개발·판매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의 ESG 활동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발표한 주요 기업별 ESG 등급 평가에서 이들 3사는 모두 A등급을 획득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2019년 B+등급에서 지난해 A등급으로 한 단계 상향 조정됐으며 현대모비스는 2019년과 동일한 A등급을 유지했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의 지속가능경영위는 ESG 심의·의결 기능의 연장선상에서 회사의 안전 보건 계획 등에 대한 검토 권한도 갖게 된다.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은 올해부터 매년 안전 보건 계획을 수립해 이사회에 보고하고 승인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사외이사로만 구성된 지속가능경영위는 수립된 안전 보건 계획을 사전 검토해 더욱 객관적인 시각으로 실효성과 적정성을 타진한 뒤 수정·보완 의견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재계에서 ESG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진 SK그룹은 최태원 회장 지휘 아래 이미 수년 전부터 이를 추진해 왔다. SK는 각 계열사 이사회를 통해 ESG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그룹 최고협의기구인 수펙스 차원에서 별도 위원회를 둬 ESG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수펙스추구협의회는 현재 환경사업(김준 위원장)·사회적 가치(이형희 위원장)·거버넌스(윤진원 위원장) 위원회 등을 두고 있다.

포스코도 최근 이사회 산하 전문위원회에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환경은 물론 안전 보건과 더불어 지배구조와 관련된 주요 정책을 이사회에 부의해 ESG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올해 여성 사외이사 선임을 확대한다. 기아는 다음달 22일 주주총회에서 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현대모비스도 다음달 24일 주주총회에서 첫 여성 사외이사 후보로 강진아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를 추천한다. 현대차 등 다른 계열사로도 여성 이사 선임이 확산될지 주목된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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