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벅찬 마음은 여기까지..추적을 늦추지 않고 게을리하지 않겠다"
“사회 의제를 설정하는 데 언론이 역할을 하고 기자로서 책임을 다할 수 있었다는 건 제 인생을 통틀어 굉장히 벅찬 기억이다.”
1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52회 한국기자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한국기자상을수상한 기자들은 “사회의 낮은 목소리가 큰 울림으로 제대로 퍼질 수 있도록 현장에서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또 상을 받을 수 있었던 건 기사에 공감해준 독자들과 함께 고생한 동료들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아래는 수상소감 전문이다.
<n번방 사건과 그 후>로 한국기자상 대상을 받은 한겨레신문 기자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n번방 사건과 그 후> 김완 한겨레신문 기자
4년 전 저희 선배와 동료들 수상을 받을 때 축하하기 위해 꽃돌이로 왔다. 기자 생활을 끝내기 전 저 상을 받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그 시간이 빨리 찾아왔다. 앞으로 남은 기자 생활 어떻게 하나 사실 막막한 심정이다.
박사방, n번방 첫 보도는 짧은 제보로 시작했다. 인천 지역의 한 고등학생이 1만여명 정도가 가입돼있는 텔레그램 방에서 아동 성착취물을 유포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제보 메일을 받기 전까지 텔레그램 안에 그런 세계가 있는지조차 몰랐다. 방에 입장을 하고 처음 가졌던 감정들을 기억한다. 기자로서 뭔가를 써봐야겠다는 생각보다 이게 도대체 뭔가, 무기력하고 막막한 기분이 들었다. 이틀 후에 원고지 7매짜리 사건 기사로 처음 썼다. 어쩌면 기사 한 번으로 끝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기사를 기획으로 가져가 보자, 심층적으로 보자고 이재훈 팀장이 제안해 특별취재팀이 꾸려졌다. 처음 오연서 기자와 작은 취재 방에 앉아 자료를 넘겨줘야 할 때 이걸 줘도 되나, 어떻게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굉장히 막막했던 기억이 있다.
텔레그렘 방을 한달여 동안 모니터링하면서 매 순간 울렁이고 두려웠다. 우리가 기사를 쓴다고 해서 이것을 끝낼 수 있을까. 기획 보도 이후에 경찰이 적극적으로 나서줬고, 여러 가지 해결 조짐들도 있었지만, 사실 4개월 동안 큰 반향 없이 지나가고 있었다. 저희와 공조한 서울경찰청이 외롭게 모니터링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오늘 함께 대상을 수상한 국민일보 보도가 나왔고 그 이후에는 박사가 검거됐고, 많은 여성들과 추적단 불꽃을 비롯해 이 문제를 끝내자는 거대한 사회적 무브먼트가 있었다. 기사를 쓰면서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지평까지 올 수 있었다. 사회 의제를 설정하는 데 언론이 역할을 하고 기자로서 책임을 다할 수 있었다는 건 제 인생 전체에서 굉장히 벅찬 기억이다.
이 보도가 가능했던 건 한겨레 편집국이라 가능했다고 감히 생각한다. 그게 뭐 새로운 일이냐, 인터넷상에서 늘 있었던 일 아니냐 얘기들이 많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믿고, 지지해 줬던 팀장, 편집국장 이하 모든 선후배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젊은 기자들이 이 보도에 있어서 이런 표현을 했으면 좋겠다, 이런 방향으로 써줬으면 좋겠다는 등의 의견들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전달해줬다. 그래서 저희가 예민하고 어려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문제 없이 쓸 수 있었다.
<n번방 추적기>로 한국기자상 대상을 받은 국민일보 기자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n번방 추적기> 박민지 국민일보 기자
한국기자상 대상이 주는 무게감이 생각보다 커서 수상 발표 이후에도 생각이 많아졌다. 이번 기사는 자신의 할 일을 열심히 했던 성실한 국민일보 기자들과 데스크들이 만든 작품이다. 상을 받을 때마다 들뜨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많이 했다. 이 상들이 n번방 사태 마무리로 해석되지 않을지 우려도 있다. 더 침착하게 사각지대를 들여다보는 기자가 되겠다. 여전히 디지털 성범죄가 변형돼 행해지고 있다. 추적을 늦추지 않고, 게을리하지 않겠다.
상을 받을 때마다 가장 많이 했던 말은 ‘저한테 또 이런 날이 올까요’였는데 선배들이 그럴 때마다 ‘계속 받으라’고 말씀을 했다. 많은 편집국 선배들, 동료들, 후배들이 지지하고 응원해줬다.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이 상은 누가 잘해서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희 기사를 보고 같이 분노해주신 모든 분들이 만들어준 기적같은 성과라고 생각한다. 이런 벅찬 마음은 딱 여기까지만 갖고 여기 내려가는 순간부터는 다시 또 열심히 쓰겠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추정 사망>으로 한국기자상을 받은 JTBC 기자들이 사진 촬영에 임하는 모습.
<택배노동자 과로사 추정 사망> 박준우 JTBC 기자
이렇게 영광스러운 자리에 서서 몸 둘 바 모르겠다. 훌륭한 보도들이 많았다. n번방 실체를 파헤쳐서 주범들 단죄하고, 사회적 부조리와 권력을 감시한 노고에 비해서 제가 덜 수고로운 노력을 기울여 상을 받았다고 생각해 부끄러운 마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저희 팀에게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사실 택배 노동자 과로사 죽음 문제는 저희가 보도하기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있어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었는데 그렇게 넘어가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모든 죽음에는 내막이 있고 들여다보면 숨겨진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에서 새로운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저희 팀이 충실하지 않았나 싶다.
저희는 지난해 ‘죽지 않고 일한 권리’라는 어젠다 셋팅을 통해 관련 기사들을 써왔다. 이번 기사가 우리 모두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작은 밀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으로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도와주신 보도국장님 이하, 보도국 구성원, 기동이슈팀, 팀장, 캡, 바이스, 사랑하는 가족들, 그리고 오늘도 현장 누비고 있을 택배 노동자들께 이 수상의 영광을 돌리겠다.
<2020 부동산 대해부-계급이 된 집>으로 한국기자상을 받은 서울신문 기자들.
<2020 부동산 대해부-계급이 된 집> 김동현 서울신문 기자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팀원들이 시상식 무대가 꽉 찰 정도로 많았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작년에 경제부에 한국기자상을 이미 수상한 후배들이 모이게 됐다. 부장과 올해는 제대로 된 기획을 해보자 얘기를 했고 후배들과 2020년 대한민국 경제에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지 얘기했는데 그게 부동산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기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전에 나왔던 것과 다르게 보도할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해 강남 3구 아파트 8000개의 등기를 뗐다. 인당 거의 1200개 정도의 등기들을 훑으면서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차근차근 데이터를 정리해나갔다.
한국언론이 위기라고 얘기를 많이 한다. 그리고 기사를 쓰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근거가 무엇이냐고 얘기를 한다. 경제, 산업부에서 오래 있다보니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데이터를 바탕으로 치밀하고 꼼꼼하게 준비함으로써 우리가 문제점과 그것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지 풀어나가는 것, 그리고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앞으로 언론이 해야 할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 오늘 다른 수상작을 보면서 제가 사회에 어렵고 힘든 부분을 제대로 지켜보지 못한 건 아닌지 고민하게 됐다.
서울신문 경제부는 올해도 큰 상을 또 한 번 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엑셀 표에 8000개의 등기를 정리한 후배들과 다음날 기사가 나가는 데도 발제를 뒤집어엎어 주신 부장께 감사의 말씀 드리겠다.
<검찰·법무부 ‘비공개 내규’를 공개합니다>로 한국기자상은 받은 경향신문 기자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검찰·법무부 ‘비공개 내규’를 공개합니다> 윤지원 경향신문 기자
저희 법조 기자들은 정치 권력과 자본 권력에서 사법부와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취재하고 있다. 또 사법부와 검찰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은 법조기자의 역할이자, 그것이 현재 시대적 요구라고 본다. 저희가 쓴 이 기사는 현장에서 기자들이 수없이 듣고 있는 절차대로 했다, 그런데 그 절차는 비공개다라는 말에서 착안했다. 그 비공개 절차라는 걸 구해보자, 뭐가 문제인지 보자, 문제라면 이걸 공개해보자, 이런 생각에서 기사가 작성됐다.
이 기사가 나간 뒤에 검찰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았고, 소송 운운하는 압박도 받으면서 심각하게 ‘쫄’기도 했다. 기자협회에서 상을 주니 정말 힘이 되고 다음 기사를 쓰는 데도 든든한 것 같다.
<존엄한 노후, 가능한가>로 한국기자상을 받은 KBS 기자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존엄한 노후, 가능한가> 홍혜림 KBS 기자
한국의 퓰리처상이라는 엄청난 상을 받아 어젯밤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사실 이 기자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 이런 원초적 질문이 있었다. 왜냐면 저에겐 남다른 사연이 있었다. 난임과 시험관 시술, 그리고 두 아이의 출산으로 남보다 길게 3년 반 가까이 쉬고, 처음 복직한 자리가 바로 이 시사기획 창이었다. 햇수로 4년이었기에 ‘기자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아이템 회의 전날 생방송보다 더 긴장한 상태로 업무에 임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본질에 집중하자. 결국, 기자 일은 사회적 약자의 이야기를 듣고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해 알린다는 것. 또 저희는 월급을 수신료로 받는 것이기 때문에 그 월급 값을 하는 것이라고 봤다. 6개월 동안 하니까 되더라. 입사 10년 만에 이렇게 귀한 상 받았다.
사실 6개월간의 장기 기획 취재를 하고, 방송하며 두 차례 프로그램을 내는 것은 방송기자 한 명 권한 밖의 일이다. 같이 상을 수상한 든든한 화력이 됐던 복지부 우한솔 기자와 사회부 전현우 기자, 두 후배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사실 누구보다 먼저 수상을 하셔야 했을 모은희 팀장님. 제가 어려울 때마다 두 아이를 먼저 키우신 여자 기자 선배님으로서 정말 많은 조언을 주셨다. 선배님 덕분에 제가 포기하지 않고 이 자리 설 수 있었다. 아무리 좋은 보도를 해도 저희를 믿고 방송할 기회를 주지 않았으면 이렇게 큰 보도는 못했을 거다.
보건복지부가 움직였다. 요양병원 제도를 관리 감독하고, 평가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프라임 시간에 계속해 연달아 프로그램을 내주신 보도본부장님께도 이 자리 빌려 감사 인사 드린다. 앞으로 이 상을 계기로 두 아이 엄마로서 사회의 낮은 목소리가 큰 울림으로 제대로 퍼질 수 있도록 현장에서 열심히 뛰겠다.
<화재 참변 인천 초등생 형제>로 한국기자상을 받은 경인일보 기자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화재 참변 인천 초등생 형제> 박현주 경인일보 기자
이렇게 큰 상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이 상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이 사안에 대해 논의를 했던 저희 선배들 덕분에 받게 됐다고 생각한다. 함께 이뤄낸 결과인 만큼 이 자리 통해 감사의 말 전하고 싶다. 이 기사의 계기는 한 형제의 안타까운 사고였기 때문에 마음이 무겁다. 화재 사실을 확인하고 짧은 단신을 쓰고, 또 현장에 가서 수차례 방임이 의심된다고 사람들에게 일일이 확인을 하면서도 이 사고를 어떤 방향으로 써야 할지 굉장히 많이 고민했다. 단순히 한 가정의 불행쯤으로는 치부할 수 없는 사안이라 생각했다. 코로나 상황으로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했고, 또 보호자의 방임을 알고도 막지 못했던 기관의 부주의 속에서 빚어진 사회적 참사라고 생각한다.
이 사고가 난 지 5개월이 지났다. 사고를 계기로 아동학대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법안 두 가지가 통과됐다. 이를 계기로 학대 아동이 신속하게 보호받는 데 도움 됐으면 한다. 저는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어려운 상황에 놓인 학생들이 없는지 현장에서 더 많은 기사를 쓰겠다.
<‘농민 없는’ 농업법인...특혜로 키운 불법 온상>으로 한국기자상을 받은 KBS광주 기자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농민 없는’ 농업법인...특혜로 키운 불법 온상> 김효신 KBS광주 기자
지난 2019년에 본사에서 탐사보도부 생활을 하다 작년에 광주로 내려왔다. 탐사 기자로서의 꿈이 있었다. 그렇다면 지역에서 탐사를 통해 어떤 것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 단 한 가지라도 내가 지역민들에게 문제를 해소해주는 필요한 뉴스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광주 전남 지역이 농도다 보니까 그쪽에 집중하게 됐다. 이번 수상작은 지역에서 15회로, 한달 내내 방송됐다. KBS 뉴스를 틀면 1일부터 30일까지 ‘농민 없는 농업 법인’ 뉴스만 계속 나왔다. 그러다 보니 현실을 외면할 수 없어서 경찰과 시에서도 조사가 들어갔다. 지난 6월에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했는데 당시 제가 고민하는 방향성이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였다.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하면서 이 길이 맞나보다 생각이 들었다. 기자상이 기폭제가 돼 12월까지 보도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었다. 농림부에서도 개선안이 나왔고 법 개정안도 발의돼서 농업 분야에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7년 넘게 출입을 했지만, 기자들이 농업 분야 전문성 떨어지다 보니 배추값이 떨어졌네 수준으로 그동안 보도를 했다. 이렇게 보도해 농민들에게 혼이 나기도 했다. 산지에서부터 소비되는 것까지 내가 한번 보여주자. 강원도에서 감자를 직접 캐서 5t 트럭에 싣고 새벽시장으로 가서 중도매인처럼 경매도 부쳐봤다. 그런 과정을 실증적으로 증명을 해냈다. 이 보도 하면서 확보한 자료가 300개 정도, 수만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다.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이 100명이 넘는다. 핵심부에 있는 임원들을 찾아가기 위해서 하나하나 되짚어가면서 그 사람들 설득해 자료를 구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경매가 새벽에 있다 보니 항상 새벽 6시까지 깨어있는 생활을 했다. 오늘 수상한 유승용 기자와 신한비 기자도 어떤 고생을 했을지 미루어 짐작이 든다. 후배 기자님들께 감사 인사 드린다. KBS 탐사보도부가 2010년 초반에 해체하는 아픔을 겪었다가 이번에 새로 2기가 발족하면서 좋은 성과가 난 것 같다. 이 자리에 온 아이들도 엄마 없는 세월 1년을 보냈는데 아이들과 가족들께 감사드린다. 이 상으로 인해 앞으로 기자 생활을 하고, 더 나은 세상 만드는 데 큰 힘이 됐다.
<폭파된 남북화해의 상징>으로 한국기자상을 받은 최현규 국민일보 사진 기자(가운데)
<폭파된 남북화해의 상징> 최현규 국민일보 기자
이 자리에 설 수 있어서 굉장히 영광스럽고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이 사진은 부장이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 폭파한다고 하니 어디서 찍을지 알아보라고 해서 찍게됐다. 3일 동안 접경지역을 돌아다녔는데 교동도, 강화도, 파주까지 올라가 결국 파주에서 사진을 찍었다. 해안가를 달려 북한 개경이 보이는지를 확인하면서 계속 올라갔다. 그때를 생각하면 힘들지만 결국 사진 찍을 수 있어서 기쁘다.
사진을 찍기 위해 시간을 내준 부장과 그 사이 저의 빈자리를 채워준 선후배들님께 감사 인사 드린다. 그러지 않았다면 저는 이 사진 못 찍었을 거다. 지난주 둘째 딸이 태어났다. 시상식에 가족들이 왔으면 좋았겠지만 아내가 조리원에 있는 상황이다. 아내가 ‘n번방’ 기사 너무 좋다고 큰 기대하지 말라고 했는데 와이프 안목이 좋은 것 같다. 앞으로도 충성하면서 살도록 하겠다.
<털어봤다! 동네의회 – 업무추진비 편>으로 한국기자상을 받은 SBS 기자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털어봤다! 동네의회 – 업무추진비 편> 배여운 SBS 기자
저희는 데이터를 가지고 보도를 한다. 국회 같은 곳은 언론이 감시를 철저히 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기초의회는 감시의 사각지대였다. 정보공개청구를 2달간 받은 다음 철저히 데이터 분석해 검증했다. 올해는 특히 분석 결과를 가지고 전남 보성, 서울 곳곳 등 직접 현장까지 가 업무추진비 내역에서 불법이나 꼼수가 보이는 기초의원들을 취재하고 반론을 듣는 등 의미있는 보도를 할 수 있었다. 데이터 저널리즘이 점점 없어지는 추세다. 데이터 활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 올 한해 데이터를 활용한 좋은 보도 많이 봤으면 좋겠다. 함께 수상 자리를 가지지 못한 미국에 계신 심영구 선배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 드린다. 팀 동료들과 수상 기쁨 누리도록 하겠다.
<살아남은 형제들>로 한국기자상을 수상한 부산일보 기자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살아남은 형제들> 이대진 부산일보 기자
지금은 머리가 긴 상태인데 제가 원래 머리 길이가 짧다. 지난해 33주, 33분의 형제복지원 피해 생존자들을 심층 인터뷰하는 이 프로젝트를 제대로 진행할 수 있을지 걱정과 함께 끝까지 계획대로 완수하겠다는 다짐으로 머리를 길어왔다. 오늘 이 상을 계기로 시원하게 머리를 깎을 수 있을 것 같다. 저희 취재팀뿐만 아니라 피해 생존자, 유가족들에게 같이 주는 상이라 생각하고, 감사히 받겠다. 지난해 12월10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 2기가 출범하면서 다음 달부터 형제복지원 사건이 1호로 본격적 피해 수사가 시작된다. 언론계 선후배들이 많은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
<베를린 소녀상 설치와 철거 명령 논란>으로 조계창 국제보도상을 수상한 이광빈 연합뉴스 기자(왼쪽에서 세번째)
<베를린 소녀상 설치와 철거 명령 논란> 이광빈 연합뉴스 기자(제11회 조계창 국제보도상)
이 보도는 제가 베를린에서 작년 1월부터 추적한 결과다. 베를린 소녀상 문제는 제가 알고 있으면서 그동안 보도를 안 했던 사안이기도 하다. 상을 받은 건 베를린 교민들, 현지 시민들의 베를린 모델을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베를린 사회가 그동안 축적해왔던 민주주의, 시민사회 문화가 있는데 보도를 통해 이 문화가 한국 사회에 잘 전달됐으면 한다.
박지은 기자 jeeniep@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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