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수 언급 안한 文대통령, 꼬이는 국정.."설득에 총력"

정진우 기자 2021. 2. 1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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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2.19. scchoo@newsis.com

“신현수 민정수석 얘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청와대는 19일 오전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간담회에서, 최근 사의를 밝히고 휴가를 떠난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과 관련해 거론된 게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 수석과 관련된 언급이 있었냐'는 질문에 “대통령의 언급은 없었다”고 답했다.

정치권에선 이날 간담회에서 신 수석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 등이 나올 가능성에 주목했다. 신 수석의 사의파동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극한대립처럼 정국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는 탓에 문 대통령이 국정운영 동반자인 여당 지도부 의원들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신 수석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의 검찰 고위 인사안을 놓고 논의 과정에서 자신이 배제되자,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이 사의를 만류했지만 지난 18일부터 휴가원을 내 주말까지 거취에 대한 고심에 돌입했다. 문 대통령은 신 수석의 사의 표명이 공개된 17일 오전 티타임에서도 신 수석과 관련된 얘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이날 티타임엔 신 수석도 자리했다.

청와대는 신 수석의 빠른 복귀를 바라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주말까지 숙고의 시간을 갖고, 본래의 모습으로 복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신현수 민정수석이 지난달 5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영상으로 열린 제1회 국무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1.01.05. scchoo@newsis.com

하지만 신 수석이 끝내 휴가를 떠난 건 이미 그만두겠다는 마음을 확고하게 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신 수석이 숙고를 마치고 사퇴를 결정하면 문 대통령 입장에선 임기 후반기 국정운영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정국을 뒤흔들었던 추 전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을 잠재울 돌파구였던 신 수석마저 떠나면 대통령의 리더십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검찰 출신인 신 수석 임명으로 ‘법무부-검찰’간 갈등을 봉합하고 막바지 권력기관 개혁 후속조치 동력을 확보하려던 문 대통령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긴다. 아울러 전임 김종호 민정수석이 네 달 만에 교체된 데 이어 신 수석이 또다시 자리를 떠나면 문 대통령이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와 박 장관, 민주당 인사들은 신 수석에게 업무 복귀를 설득하고 있다. 이번 주말에도 여권 고위 인사들이 신 수석을 만나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박 장관은 전날 "신 수석이 사의를 표시한 것에 대해 참으로 마음이 아프다"라며 "보다 더 소통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신 수석에게 전화를 할 예정이며, 주말 사이 신 수석을 만날 의향도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1.02.15. scchoo@newsis.com

청와대는 신 수석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 이례적으로 검찰 인사를 두고 박 장관과 갈등이 있었다는 것을 공개했다. 또 신 수석의 사의 표명에 문 대통령이 수차례 반려했다는 사실도 알렸다.

하지만 일각에선 신 수석이 업무에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신 수석이 문 대통령과 오랫동안 함께 지내온 최측근이란 점에서다. 신 수석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사정비서관을 지내며 문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에서 근무했고, 2012년과 2017년 대선에서 법률지원역으로 문 대통령과 함께 했다.

신 수석은 문재인정부 출범 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에 이어 문재인 정부 첫 검찰 출신 민정수석으로 발탁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검찰 출신 인사 중에 신 수석을 가장 신뢰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해 12월31일 신 수석 인사를 발표하며 "권력기관 사이의 견제와 균형, 국민을 위한 법무·검찰 개혁 및 권력기관 개혁을 안정적으로 완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신 수석은 오는 22일 출근해 거취를 결단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선 이번 신 수석 문제가 코로나19 백신접종과 민생회복, 부동산 안정 등 집권 5년차 국정운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시하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주말 사이에 청와대와 여당쪽 고위 인사들이 신 수석을 최대한 설득할 것”이라며 “신 수석이 복귀 여부에 향후 정국의 분위기가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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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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