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료 4월부터 최대 20% 가까이 오른다는데..해지해야 하나요?" 전문가 "신실손 갈아타거나 4세대 실손 기다려보세요"

임아영 기자 2021. 2. 19.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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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별로 보장 내역·부담금 달라
섣불리 깨기보다 꼼꼼히 비교를

[경향신문]

4월 구실손보험 보험료가 15~19% 가파르게 인상될 것으로 예고되자 해지를 고민하는 가입자가 늘고 있다. 표준화실손 가입자인 김모씨(43)도 고민 중이다. 그는 “인상 통지문을 보니 6만원대였던 보험료가 8만원대로 오르는데 보험을 유지하기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구실손(2009년 9월 이전 가입), 표준화실손(2009년 10월~2017년 3월 가입) 가입자의 경우 보험도 유지하면서 보험료도 절약할 수 있으므로 섣불리 계약을 해지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2017년 4월 출시된 신실손으로 갈아타거나, 오는 7월 출시되는 4세대 실손을 기다려볼 수 있다. 보장 내역과 보험료 할인폭을 비교해 가입자 스스로 어떤 보험으로 갈아탈지 결정하는 것이 좋다.

19일 삼성화재가 4월 구실손보험 보험료를 19%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업계 최대 인상폭이다.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는 구실손보험에 대해 보험사가 바라는 인상률의 80% 정도를 반영하는 의견을 제시했고 이에 따라 각사의 구실손보험 보험료가 4월 15~17%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화재는 여기에 2%포인트 더 올린 것이다. 지난 1월 표준화실손보험은 10~12% 선에서 인상됐고, 신실손은 동결됐다. 실손보험 손해율이 심각하기 때문에 올해 인상폭이 지난해보다 커졌다. 2019년 실손보험의 위험손실액은 2조8000억원에 이른다. 보험업계는 지난해 3분기까지 볼 때 위험손해율이 130%가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가입자가 100원을 내고 130원의 보험금을 받아간다는 뜻으로, 보험사가 손해를 보는 구조다.

실손보험은 출시 시기에 따라 보장 내역과 자기부담금이 다르다. 구·표준화실손은 사망보험·암보험 등의 특약으로 가입된 경우가 많아 실손보험 상승폭을 따로 따져봐야 한다.

신실손은 동결됐기 때문에 구·표준화실손 가입자 중 보험료를 아끼면서 실손보험을 유지하고 싶다면 신실손으로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다. 7월에는 쓰지 않으면 할인받고 많이 쓰면 할증되는 4세대 실손보험도 출시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실손은 자기부담금이 10~20%, 4세대 실손은 30%로 늘어나니 보장 내역과 보험료 할인폭을 비교해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2017년 신실손 출시 후 구실손·표준화실손 가입자들의 약 18%가 신실손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10~20%의 자기부담금을 내는 대신 보험료를 적게 내는 게 더 ‘싸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전환을 까다롭게 심사하는 보험사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홍모씨(52)는 롯데손해보험에 실손보험 전환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기존 보험에 비해 신실손 상품의 상해의료비 담보금액이 상향되기 때문에 전환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도 보험사가 언더라이팅(보험 인수심사) 비중을 고려해 거절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삼성화재·한화생명·한화손해보험 등은 까다롭게 심사하지 않으면서 형평성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구실손에서 보장되지 않던 치매 등의 항목이 신실손에서 보장되는데 같은 질환을 앓았을 경우 인수에서 거절될 수 있으니 전환할 때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4세대 실손의 경우 전환 요건을 네거티브 방식(심사가 필요한 경우를 제한적으로 열거)으로 하되 그 외 경우는 모두 무심사로 전환 가능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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