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썰]"임신부는 언제 백신 맞나요?" 전문가 물어보니.."안전성 문제보단 임상 부족" 빨라도 4분기에나

윤영탁 기자 2021. 2. 1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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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임신부 임상 시작..청소년·어린이는 임신부보다 빨리 접종할 듯

◇백신 접종 순서에 아예 빠진 임신부와 어린이·청소년

물도 가려 마시게 되는 임신부에게 무엇보다 피하고 싶은 게 코로나19 감염입니다. 그러나 지금으로써는 우리나라에서 임신부가 맞을 수 있는 백신은 없습니다. 물론 다른 나라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어린이와 청소년도 백신 접종 순서에서 빠져있습니다.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만65세 이상 고령층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빼곤 다른 백신은 접종이 가능합니다. 아니, 최우선 접종 대상입니다.

코로나19 선별진료소(출처 JTBC)

이렇게 임신부와 어린이가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이유는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백신을 개발한 다국적제약사들이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백신 개발을 마치려다 보니 임상 시험 범위를 줄인 겁니다.

◇식약처 "접종은 할 수 있는데 권장할 순 없다"

지난 10일 식약처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허가하면서 임신부와 관련된 내용을 밝혔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허가 발표 중인 김강립 식약처장(출처 JTBC)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2월 10일 브리핑)
"백신의 사용으로 인한 유익성이 위험성을 상회할 경우 접종 가능하다"
"예방적 조치로 이 백신을 임신기간 중 접종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고 판단"

풀이하면 "접종을 하지 않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보다 백신을 맞는 게 낫다면 접종을 할 수 있지만, 권하지는 않겠다"입니다. 풀이도 어렵습니다. 식약처는 '허가기관'이기 때문에 실제 접종 여부는 전문가 자문을 받아질병관리청이 결정합니다.

◇코로나19 백신, 임신부에 위험한가?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그러나 아직 답은 없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고위험군 임산부를 제외하고는 백신을 권고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임신부 중 기저 질환자나 의료진들 말고는 안 맞는 게 좋다는 뜻인데, 역시 임상 시험 데이터가 부족하단 이유입니다. 반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는 의사와 상담한 뒤, 접종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이스라엘은 임산부도 접종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국내 전문가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임상 시험 대상자 중이나 아니면 실제 접종 때 임산부인 줄 몰랐다가 나중에 알게 된 경우가 꽤 있다"면서 "실제 임신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근거는 얻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도 "'사백신'은 임산부를 제외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생물학적으론 문제가 없을 거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맞았을 때 위험한 거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모두 임상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확신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 언제 맞을 수 있을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출처 JTBC)

취재한 전문가 모두 당장 접종을 급하게 결정할 일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미국이나 영국 등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나라에선 임신부나 어린이, 청소년 접종도 꼭 필요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 정도 수준은 아니란 겁니다.

예방접종전문위원회 관계자도 "임상 결과가 나와야 접종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마침 화이자가 임신부에 대한 임상 시험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예정대로 진행돼도 결과가 나오는 데는 7~10개월이나 걸립니다. 다른 백신 제조사는 아직 계획이 없습니다. 임신부를 모집해 임상시험을 하는 자체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결국 빨라야 4분기 이후는 돼야 접종이 가능하단 계산이 나옵니다.

◇어린이, 청소년은 더 빨리 접종 가능

다행스럽게도 화이자와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는 아동과 청소년 대상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3분기 일반인 대상 접종을 할 때 접종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있지만, 임상 결과가 나와봐야 합니다.

◇'안전성' 확실하지 않지만 맞아야 하는 이유

현재 우리나라는 집단면역 수준을 '70%' 접종률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서 언급한 사람들이 접종 대상에서 빠진 겁니다. 그러나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백신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 접종률을 더 늘릴 수밖에 없습니다. 90%를 이야기하는 전문가도 있습니다. 이러면 대상을 확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 청소년부터 적극적으로 검토해서 접종 순서에 포함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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