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사퇴하고 출마, 민주당의 무기" 오세훈 "훈장으로 생각"

오신환·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토론 격돌
'책임론' 공방..세종시 이전도 입장 차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오세훈 경선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을 바꾸는 힘 제1차 맞수토론회'에 참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오신환 경선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을 바꾸는 힘 제1차 맞수토론회'에 참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와 오신환 예비후보는 19일 TV 토론회에서 양보 없는 설전을 벌였다. 두 사람은 특히 오세훈 후보가 10년 전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해 서울시장직을 사퇴한 일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거듭했다.

오신환 후보는 "결국 스스로 사퇴한 일을 당 내 경선 과정, 단일화 과정, 또 본선 과정에서 마주할텐데 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오세훈 후보는 "우파 시민의 과제였다"며 "잘못된 복지가 시작되면 나라가 어려워진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응수했다. 오신환 후보가 재차 "다시 무상급식 등 과거 이야기를 꺼내 논쟁을 해야 하는 등 그 자체에 책임이 있지 않느냐"며 "결과적으로 시장직을 사퇴하고 후보로 출마하는 상황에 책임이 있다.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이 공격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가 되지 않겠는가"라고 공격했다. 오세훈 후보는 이에 "저는 훈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4명의 1차 예선 후보를 뽑을 때 많은 서울시민이 저를 선택했다"며 "이는 그때 당신의 판단이 옳았다는 데 따른 재신임, 책임지고 서울시를 다시 그 반열에 올리라는 채찍질일 것"이라고 했다.

오신환 후보는 또 "오세훈 후보는 과거 10년전 사고를 그대로 갖고 있다"며 "만약 시장이 되더라도 시의회와 충돌하고, 결과적으로 아무 것도 못하는 상황에서 같은 정치적 판단을 내릴 것인가"라고 했고, 오세훈 후보는 "그 논쟁을 다시 소환하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유연하고 합리적인, 상대방의 공격을 참을 인내심이 있는 사람이 시장의 자질이 될텐데 서울시민이 이를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국민의힘 오신환(왼쪽), 오세훈 서울시장 경선후보가 19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차 맞수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두 사람은 국회의 세종시 이전을 놓고도 의견을 달리했다. 오세훈 후보는 열린 입장이지만, 오신환 후보는 시위도 불사하겠다는 등의 반대 뜻을 내보였다.

오세훈 후보는 "국회가 충청으로 이전한다고 해 서울 경제에 타격이 있거나 서울 브랜드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도 국민 염원에 따라 옮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서울은 글로벌 도시로 만들면 된다"며 "서울만 살 게 아니고 (서울이)맏형 역할을 하자는 것이다. 서울시민들의 입장을 물어보고 입장을 정하겠다"고 했다. 반면 오신환 후보는 "단호히 반대한다"며 "정부가 밀어붙이면 결사 반대 시위를 할 생각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헌법을 개정하고 국민 투표를 통해 종지부가 되는, 진정성 있게 논의하고 합의하면 가능하지만 (정치적 꼼수의)국회 이전은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오세훈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많이 부족하고 못난 사람이지만 큰 사랑을 받았다. 신뢰를 해줘서 감사하다"며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국민의 피·땀의 결정체인데, 이를 망가뜨리려는 세력이 있다. 제가 당선돼 유능한 우파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각인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오신환 후보는 "서울은 '창업도시 비전'을 통해 경제 활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또 이 순간에도 숨이 넘어갈 듯한 그런 분들에게 사회안전망 등의 산소 호흡기를 드려야 한다"고 힘을 줬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