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현수 민정수석, 청와대 입성 6개월 전 20억대 주택 증여

유희곤 기자 2021. 2. 1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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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강남불패 논란·김조원 교체 검토 시점
공직 재입성 미리 준비? 절세 위해 매매 대신 증여?

[경향신문]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63)이 청와대 근무 6개월 전에 20억원대 주택을 증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는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강남 불패 확인’ 논란과 김조원 전 민정수석의 다주택 보유로 인한 교체설이 나올 때다. 신 수석이 공직자가 아닌 시절 해당 주택을 처분한 게 청와대 입성을 대비한 것인지, 아니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중과를 회피하기 위해 매매보다는 세율이 낮은증여를 선택해 ‘절세’를 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19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신 수석은 지난해 7월30일 전용면적 208.39㎡(78평)인 서울 동자동 주상복합건물 1채를 미국 보스턴에 거주하는 신모씨(33)와 미국인 A씨(34)에게 증여했다. 두 사람은 신 수석의 딸과 사위로 보이며 취득 지분율은 각각 55%와 45%였다.

해당 건물은 서울 동자동 쪽방촌 일부가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사업 시행’의 일환으로 개발되면서 만들어졌다. 신 수석은 이 주택을 2015년 동자동제4구역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에서 16억원에 매입했다. 동일 면적의 다른 주택이 2019년 3월 17억원에 거래됐고 현재는 29억원대 매물이 나온 상태다.

신 수석은 서울 동자동 주택을 처분함으로써 배우자 소유 주택만 남긴 것으로 보인다. 신 수석이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2017년 6월~2018년 8월) 재임기간 공개된 재산보유현황을 보면 신 수석은 본인 명의로 서울 동자동 주택, 배우자 명의의 서울 개포동 아파트와 서울 서초동 사무실 2곳 등을 보유하고 있었다.

신 수석이 서울 동자동 주택을 신씨 등에게 증여한 지난해 7월은 청와대 인사들의 다주택 보유 문제가 불거졌을 때다. 노영민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해 7월2일 청와대 내부 회의에서 2주택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비서관급 이상 고위직은 한달 내로 1주택을 제외하고 처분하라고 강하게 권고했다. 노 전 실장 본인은 이 때까지 보유 주택을 처분하지 않다가 뒤늦게 서울 반포 아파트를 매각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나 매각 대상이 “서울 반포가 아닌 충북 청주 아파트”라고 수정하면서 “‘강남 불패’ 신화를 몸소 증명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조원 당시 민정수석도 서울 강남권에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였다. 논란이 계속되자 잠실 아파트를 매각한다면서도 시세보다 2억원 가량 비싸게 내놓은 사실이 알려져 ‘꼼수’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 전 수석은 지난해 8월11일자로 퇴직했으나 그 때까지 집을 처분하지 않았다.

신 수석은 김 전 수석이 퇴임했을 때도 민정수석 물망에 올랐으나 김종호 전 민정수석이 대신 임명됐다. 김종호 전 수석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윤석열 검찰총장 사태로 물러나자 청와대에 들어왔다. 노 실장도 지난해 말 물러났다.

이 때문에 신 수석이 다시 공직을 맡을 것을 고려해 미리 주택을 처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신 수석은 문재인 정부 민정수석 중 첫 검찰 출신이다. 추 전 장관 사태를 수습할 것으로 보였으나 최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신 수석을 ‘패싱’하고 문재인 대통령 결재 아래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단행한 후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신 수석이 세금을 절약하기 위해 주택 매매 대신 증여를 택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정부가 지난해 7·10 부동산대책을 내놨을 때 부동산업계에서는 다주택자들이 강화되는 종부세를 피하기 위해 주택을 매각하면서 매매보다는 세율이 낮은 증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7·10 대책은 양도소득세율을 1년 미만 보유 주택 매매 시 70%로, 2년 미만 주택 매매 시 60%로 인상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매매할 때 적용되는 중과세율도 2주택자는 20%, 3주택자는 30%로 10%포인트씩 높아졌다. 증여세의 최고세율은 50%로 3주택자의 양도세 최고세율(72%)보다 낮다. 통상 증여되는 주택의 가격을 기준으로 부과되는 증여세가 양도차익에만 부과되는 양도세보다 높지만 주택 가격이 크게 오른 일부 다주택자라면 증여세를 내는 게 더 이익일 수 있다.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증여 건수는 15만200호로 전년보다 37.5% 늘었다.

신 수석은 이날 서울 동자동 주택을 증여한 경위를 묻는 기자의 연락에 답하지 않았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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