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믿고 맞으라는데.. 독일인 3명 중 1명 "AZ 백신 맞느니 기다릴 것"

정은나리 2021. 2. 1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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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국가서 효능·부작용 등 이유로 AZ백신 기피 확산
丁 총리 "안정성 문제없어..고령층 추가임상 결과 투명 공개"
16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서울·강원 취업인력교육센터에서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교육 중 강사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현품(주사액 병)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65세 이상 고령층 효능 논란이 일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우리 정부가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유럽에서는 해당 백신에 대한 불신으로 접종 거부감이 확산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초기 물량이 10분의 1도 소진되지 않은 상태로,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접종에서 백신 예약자 200명 중 절반이 접종을 받지 않았다. 예약 취소를 하지 않은 채 접종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노쇼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일반인들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기피하는 심리는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이날 독일 여론조사전문기관 씨베이가 타게스슈피겔의 의뢰를 받아 독일인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받지 않고 다른 백신을 기다리겠느냐’는 질문에 34.7%가 ‘반드시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그런 편이다’라고 응답한 17.3%를 더하면 과반인 52.0%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지 않고 다른 백신을 기다리는 편이 좋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런 아스트라제네카 기피 현상에 대해 카르스텐 와츨 독일면역학협회 사무총장은 “여러분이 지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거나 몇 달 내 다른 백신을 맞는 것 중 선택할 수 있다면 분명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엔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도 유럽연합(EU)이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 제품을 코로나19 백신으로 승인했다며 “3가지 백신은 효능은 다르지만 모두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설득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불가리아의 정부 관계자들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일부 대중의 저항이 나타났다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다른 백신 원해’ 유럽 각국서 AZ 거부감 확산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해 유럽 각국에서 나타나는 접종 거부감은 우선 다른 백신보다 효능이 낮다는 데서 기인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지난해 11월 3상 임상시험 초기 데이터 분석 결과 평균 70% 예방효과를 보였다. 이는 각각 94%, 94.1%에 달하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 백신보다 예방효과가 떨어지는 것이다.

아울러 독일과 프랑스, 벨기에, 스웨덴 등 여러 유럽 국가에서는 고령층 임상자료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 연령을 65세 미만 성인으로 제한하고 있다.

여기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해당 백신의 부작용인 두통, 피로감, 오한, 발열, 멀미, 근육통 등은 보통 수일 내 없어진다. 다만 로이터는 프랑스 노르마디의 병원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뒤 화이자 백신 접종 사례보다 큰 부작용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丁총리 “AZ백신 고령층 효능 논란, 임상 충분치 않아서”

우리 정부는 2∼3월 국내 첫 도입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관련해 65세 이상 고령층 사용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첫 접종 대상은 전국의 요양병원·요양시설, 정신요양·재활시설 5873곳에 있는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자, 종사자 등 27만2131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우선 접종대상인 요양병원 의료진 중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백신 접종을 거부하겠다”며 불안감을 호소하는 사례도 있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상황점검회의에서 “최근 고령층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유보 결정을 계기로, 백신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면서 “접종이 시작된 국가들에서 심각한 부작용 사례도 보고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총리는 “임상시험시 65세 이상의 참여 숫자가 부족해 그 효과성을 확실하게 판단하기에 충분치 않았을 뿐이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추가 진행 중”이라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전문가들의 검증절차를 거쳐 고령층 접종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고, 국민 여러분께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내주 백신접종을 앞두고 최근 사회 일각에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허위·조작정보가 공공연히 유포되고 있다”고 백신 관련 ‘가짜뉴스’를 경계했다. 그러면서 “방통위 등 관계부처에서는 백신 관련 허위·조작정보를 빠짐없이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처해달라”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가짜뉴스에 현혹되는 일 없이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를 믿고 백신 접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도 지난 17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안전성을 철저히 검증했다”며 믿고 맞아달라는 취지로 말했다. 김 처장은 아스트라제네카 허가심사와 국가출하승인이 신속하게 이뤄진 데 대해 제기된 안전성 논란에 “평소보다 상당히 신속하게 허가했으나, 식약처가 자료를 먼저 준비하는 사전심사제를 도입했고, 심사 기간은 짧았지만, 전문가 자문을 ‘3중’으로 거치게 해 철저히 검증하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국민이 믿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아도 된다는 거냐’는 질의에는 “네”라고 답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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