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권리 외치던 호민관 잃었다"..故 백기완 선생 영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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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운동가이자 민중운동가로 한평생을 살어온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영결식이 19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영결식에 참석한 시민 권장희씨(58)는 "마지막 가시는 길까지 함께 하려는 마음으로 왔다"며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걸어갔던 백 선생은 존경받을만한 분"이라고 했다.
학창시절때부터 노동운동을 했다는 대학생 정로빈씨(24)는 "2008년 노동집회 현장에서 백 선생님을 처음 만났다"며 "많은 분이 함께해 선생님 가시는 길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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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운동가이자 민중운동가로 한평생을 살어온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영결식이 19일 오전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유족과 노동운동가 등 수백명이 우리나라 민중운동 큰어른의 마지막을 길을 배웅했다.
고 백 선생의 발인식은 '노나메기 세상 백기완 선생 사회장 장례위원회' 주관으로 이날 오전 8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됐다.
발인에는 '남김없이'라는 글귀가 적흰 흰색 리본을 가슴에 붙인 추모객 수백명이 자리를 채웠다. '남김없이'는 고 백 선생이 남긴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 첫 줄에서 따왔다. 추모객들은 '노나메기 세상'(너도 나도 일하고 올바르게 잘 사는 세상) 글자가 쓰인 흰색 마스크도 나눠 썼다.
분향실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고 백 선생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추도글이 줄을 이었다. 장례식장 밖 운구차가 나오는 길목에는 조문객들이 고 백 선생의 시 '묏비나리' 구절인 '딱 한 발 떼기에 목숨을 걸어라' 글귀가 적힌 피켓을 들고 섰다.
발인식에서 이근재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조직실장은 "백 선생이 남기신 노동운동의 발자취가 워낙 크다"며 "좀 더 좋은 세상을 못 보고 가시는 게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20년 가까이 백 선생과 노동자 산악회 '장산곶매' 활동을 한 홍우철씨(67)는 "민주화 세상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했던 아름다운 추억만 갖고 잠드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주말마다 선생님을 모시고 산에서 호연지기를 외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덧붙였다.
장례식장을 떠난 운구 행렬은 위패와 영정, 검은 두루마기를 입은 백 선생을 형상화한 대형 인형 등과 함께 대학로 민족통일연구소와 학림다방으로 이동하며 노제를 지냈다. 유족들은 "아이고, 아버지"를 외치며 오열했다.
대학로 소나무길에서 진행된 노제에는 김세균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이형숙 전국장애인차별연대 상임대표, 김수억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대표 등이 조사(弔辭)를 했다.
김 교수는 "거리에서 싸우던 많은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이 백 선생님의 장례식장에 몰려온 사실에 눈물겹고 감동했다"며 "백 선생은 우리들의 가장 가까운 어른이자 큰 스승이었다"고 말했다.
백 선생의 노제는 전통 장례절차를 재현해 진행됐다. 조사가 끝난 뒤에는 한국민족춤협회의 집단무가 펼쳐졌다. 상임장례위원장을 맡은 박 대표는 "선생님의 호방하고 담대한 목소리와 핍박받는 노동자들을 위해 흘린 따뜻한 눈물을 볼 수 없게 됐다"며 "민중의 권리를 목놓아 외치던 호민관을 잃었다"고 했다.
대학로를 출발한 행렬은 11시쯤 서울광장 영결식장에 도착했다. 추모객 620여명이 운집한 서울광장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퍼졌다. 광장에는 거리를 두고 의자가 배치됐다.
영결식에 참석한 시민 권장희씨(58)는 "마지막 가시는 길까지 함께 하려는 마음으로 왔다"며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걸어갔던 백 선생은 존경받을만한 분"이라고 했다.
학창시절때부터 노동운동을 했다는 대학생 정로빈씨(24)는 "2008년 노동집회 현장에서 백 선생님을 처음 만났다"며 "많은 분이 함께해 선생님 가시는 길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유족인 최순화 416합창단장은 "백선생은 세월호 유가족에게도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며 "이 시대의 어둠을 걷어내기 위해 목놓아 외쳤던 선생님의 우렁찬 목소리가 아직도 가슴 속에 맴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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