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맞고 뇌사 열흘만에, 미얀마 시위자 첫 사망
지난 9일(현지 시각)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일어난 군사 쿠데타 반대 시위에 참가했던 20세 시위 참가자가 결국 사망했다고 AP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시위를 진압하던 경찰이 쏜 실탄에 머리를 맞아 뇌사상태에 빠진지 열흘만이다.
미야 테 테 카인(20)씨가 시위하는 모습이 담긴 당시 동영상에 따르면 그는 지난 9일 시위 당시 시위를 강제 진압하던 경찰이 물대포를 쏘자 오토바이 헬멧을 쓴 채 몸을 피했다. 그러나 경찰이 실탄을 발사하자 그가 쓰고 있던 오토바이 헬멧에 구멍이 뚫렸고, 그자리에서 쓰러졌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1일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을 가택연금하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군부는 수지 고문을 불법 수입된 무전기(워키토키) 6대 소지 혐의로 기소했다가 지난 17일 ‘자연재해관리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수지 고문은 당초 지난 15일까지 구금될 예정이었지만, 법원이 구금 기간을 이틀 연장해 추가 기소 전망이 나왔었다. AP통신은 “수지 고문의 구금 기한이 하루 남은 시점에서 추가 기소를 통해 재판 없이 억류 기간을 늘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4일 밤부터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을 비롯한 미얀마 주요 도시 곳곳에 장갑차들이 진입했다. 이에 시위대들이 몰려와 군부 퇴진과 구금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의 석방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군인들과 대치했다.
쿠데타에 반발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미얀마 군부는 새벽 시간대에 인터넷을 차단하며 반(反)쿠데타 시위 확산 차단에 나섰다.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는 15일 미얀마 군정 2인자인 소 윈 부사령관과 통화에서 쿠데타 항의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과 인터넷 차단 조치를 비난하며 “평화로운 집회를 벌일 권리를 온전히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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