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코로나 벗어나면 전국민 위로금 검토..재정여건 감안"
문재인 대통령이 당정간 갈등을 빚고 있는 4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에 재정여건을 감안해달라는 입장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코로나19(COVID-19)에서 벗어나면 민주당에서 요구한 전국민 위로금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당의 입장을 함께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민주당 지도부와 가진 간담회에서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피해가 광범위하고 깊어졌기 때문에 최대한 넓고 두텁게 지원돼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당에서도 재정의 여건을 감안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정부가) 처음부터 당과 생각이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사각지대가 최소화되는 피해지원책이 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4차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 기조가 확정됐지만, 그 범위를 '넓고 두텁게' 하라는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기획재정부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전하면서, 당의 일방적인 추진에 대해선 자제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이낙연 대표는 "3월 중에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되도록 속도를 내겠다"며 "최근 코로나 추이가 다소 악화되면서 국민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우선 국민이 안심하시도록 정부와 함께 필요한 일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코로나에서 벗어날 상황이 되면 국민을 위로하고, 소비를 진작하기 위한 지원금 지급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지금 상황에선 재정 여건을 살피면서 선별 지급으로 4차 재난지원금을 검토하고, 추후에 코로나가 진정된 이후에 국민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보편지급을 생각해보자는 것으로 해석된다.
강 대변인은 "앞서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이 경기진작용 지원금을 거론하자 문 대통령은 온 국민이 으쌰으쌰 힘내자는 차원에서 국민을 위로하고 동시에 소비진작 목적의 지원금 지급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4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최대한 당정청이 사각지대를 줄이도록 논의해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재난지원금) 맞춤형 지급은 소득과 비교해 지원돼야 하는데 소득에 대한 파악이 안 돼 그간 일률적으로 지급했다"며 "소득 파악 시스템을 마련하는데도 당정청이 노력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 때문에 (간담회를) 미뤄왔는데 이 대표님이 사퇴를 앞두고 있어서 더는 늦추지 못했다"고 말했고, 참석자들이 모두 웃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문 대통령은 "지금처럼 우리 당이 대표와 지도부를 중심으로 잘 단합하고, 당·정·청이 활발한 논의로 한마음을 만들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때가 없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국민들께서도 매우 어려운 시기를 겪고 계시면서도 집권 여당의 안정적인 위기 대응 능력을 든든하게 생각하며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 역할 해준 당의 노고를 격려하는 한편, 앞으로의 역할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세에 대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한시도 방심하지 않고 방역 상황을 잘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입법 활동에서도 입법 건수와 입법 내용, 양과 질 모두에서 매우 높은 성과를 만들어냈다"며 "역대 가장 좋은 성과를 낸 당·정·청이라고 자부해도 좋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문 대통령은 특히 "다음 주부터 시작될 백신 접종에도 만전을 기하겠다"며 "충분한 백신 물량을 확보했고, 공백 없는 공급과 접종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신속하고 체계적인 접종으로 계획된 기간 안에 집단 면역을 차질 없이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 1시간 46분간 진행됐다. 간담회 중간에 도시락 오찬을 했는데 일각에선 방역지침을 어긴 것 아니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행사 참석자는 20여명에 달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사적 모임이 아닌 공적인 간담회였고, 방역수칙을 지키면 진행된 간담회였다"며 "참석자마다 충분한 거리두기를 하고 앉았고, 플라스틱 칸막이 등을 설치해 안전하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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