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금태섭, 단일화 토론회 어땠나 [TF사진관]

이새롬 2021. 2. 1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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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왼쪽)-금태섭 예비후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제 3지대' 단일화를 추진하며 첫 토론회를 마친 가운데, 두 후보의 발언과 여야 정치권의 상반된 반응이 눈길을 끌고 있다. /남윤호·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이새롬 기자] 안철수-금태섭 예비후보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제 3지대' 단일화를 추진하며 첫 토론회를 마친 가운데, 두 후보의 발언과 여야 정치인의 상반된 반응이 눈길을 끌고 있다.

18일 오후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와 금태섭 무소속 예비후보는 채널A에 생중계로 출연해 문재인 정부 4년에 대한 평가로 토론을 시작했다.

안 후보는 "(문재인 정부는) 너무 불행하게도 실패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무능과 위선의 정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능의 대표적 사례는 모든 분들이 체감하는 부동산이다. 3년 반 동안 24번의 정책을 냈고, 낼 때마다 부동산 값이 폭등했다"라며 "위선의 예도 많다. 본인들은 수십억 강남 아파트에 살며 차익을 누리면서, 서민들한테는 강남에 살 필요가 없다고 얘기한다"고 비판했다.

금 후보도 현 정부를 향해 "문 대통령의 취임사는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기억될 것"이라며 "너무 옳은 말이고 너무 정반대로 배신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잘못은 국민을 편 가르기하고 서로 싸우게 한 것"이라며 "생각 다른 사람을 적폐, 친일파, 토착왜구로 몰아붙이고 앞장서서 부추겼다.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잘못과 무능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후보자의 단일화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이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한 카페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1대1 경선을 제안했다. /국회사진취재단

안 후보는 소통이 안된다는 금 후보의 지적에 "저는 절대로 혼자서 의사 결정을 하지는 않는다. 이번 서울시장 출마 건도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의사 결정했다"며 "모든 사람들과 다 (소통)할 수는 없다. 의사 결정 과정을 언론 보도보다 먼저 알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미리 전화나 대면으로 알린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오해가 생기는 경우를 많이 경험했다. 어려운 길을, 제3의 길을 걷다 보니 그런 상황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두 후보는 서울시의 '퀴어(성소수자) 퍼레이드'를 놓고 이견을 드러냈다. 금 후보는 자신이 국회의원 시절 시청 앞에서 열리는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했다고 소개하며 "거기 가보면 정말 부끄럽다. 미국 영국 등 주요국 대사들이 나와서 축제 분위기로 돌아다니는데,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한 명도 안 나온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제3지대에서 단일화한 후보가 (당선돼) 퀴어 퍼레이드에 서울시장으로서 나가는 것은 작지만 중요한 변화"라며 자신과 마찬가지로 "퀴어 축제에 나갈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와 금태섭 전 의원이 '제3지대' 단일화 방식을 논의하기 위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제3지대' 단일화를 위한 협상 테이블에 앉는 안철수-금태섭 후보. /남윤호 기자

금태섭 후보(오른쪽)가 18일 상암동 채널에이 사옥에서 열린 단일화를 위한 토론에 참석해 안 후보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에 안 후보는 "차별에 대해 반대하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샌프란시스코 퀴어 축제를 중심가가 아닌 곳에서 개최한다는 예를 들어 "자원해서 (축제를) 보려고 오는 분도 있고, 여러 이유로 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분도 있지만, (축제 보기를) 원하지 않는 분들도 계시는 거다. 그런 분들까지 존중해야 한다. 본인이 믿고 있는 것을 표현할 권리가 있고, 그것에 대해 거부할 권리도 마땅히 존중 받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이밖에도 취임 직후 추진할 정책을 묻는 질문에 두 후보는 코로나 방역, 소상공인·자영업자 보호. 부동산 규제 완화 등 비슷한 정책을 내놨다. 또 국민의힘 후보와의 최종 단일화에 대해 두 후보는 외연 확장의 필요성을 거론하면서도 비판하기 보다는 협력과 통합의 대상으로 평가했다.

안철수 후보(왼쪽)가 18일 상암동 채널에이 사옥에서 열린 단일화를 위한 토론에 참석해 사회자의 질의를 듣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위해 손 맞잡은 안철수-금태섭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두 후보의 첫 토론회 이후 여야 정치인의 상반된 반응이 눈길을 끌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18일 토론회 이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과거) 안초딩이라고 놀린 것을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오늘 토론에서 안 후보가 말한 '서울시는 말 잘하는 해설사보다 일 잘하는 해결사가 필요하다'는 발언은 기막힌 레토릭"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2017년 홍 의원은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열린 TV토론에서 안 후보를 향해 '안초딩'이라고 비하 발언한 바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같은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토론회를 평가하며 "안철수의 완패"라고 꼬집었다. 또한 "안철수는 손해만 본 토론, 역시 TV토론을 못해 금태섭에게도 밀리는데 뭘 하겠나"라며 "오늘의 토론 한마디로 평가한다면 제자(금태섭)가 스승(안철수)을 찜쪄먹은, 금태섭의 일방적 한판승"이라고 안 후보를 재차 깎아 내렸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19일 두 후보의 토론회에 대해 "외로운 그들만의 리그가 안타깝다"고 혹평했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제3지대 민낯은 오직 반문과 반민주당이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누가 누가 더 비난을 잘하는지 경쟁하는 철새들의 넋두리 한마당이자 도토리 키재기의 향연이었다. 평가드릴 내용이 없어 민망하고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saeroml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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