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딸 숨지게 하고 수당 챙긴 친모, 살인혐의로 검찰 송치

"전 남편 아이라 보기 싫었다"..홀로 두고 이사
7개월 만에 외할아버지가 시신 발견해 신고

경북 구미서 3살 딸을 방치해 죽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친모 A씨가 설날인 지난 12일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구속영장 적부심 심사를 받은뒤 문을 나서고 있다. 뉴스1

3살 딸을 빌라에 홀로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친모가 검찰에 송치됐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19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된 친모(22)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친모는 지난해 8월 초 구미시 상모사곡동의 빌라에 3살 난 아이를 홀로 두고 이사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이는 친모가 떠난 빈 빌라에서 7개월 만에 발견됐다. 지난 10일 “계약이 만기가 됐으니 집을 비워 달라”는 집주인의 말을 듣고 빌라를 찾은 외할아버지가 외손녀 시신을 발견해 신고했다. 사체는 형태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한 상태였다.

친모는 경찰 조사에서 “(오래전에 집을 나간) 전 남편과의 아이라서 보기 싫었다”며 “아이가 아마 숨졌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친모는 지난 5월에 재혼한 남편 집으로 전입신고를 하고 양쪽 집을 들락날락해 사실상 이때부터 아이를 빌라에 방치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지난 5월20일부터는 빌라에 아예 전기 공급이 끊기기도 했다. 특히 친모는 아이가 숨진 것을 알면서도 지난달까지 양육수당과 아동수당을 받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친모에게 입혀진 혐의는 살인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방임), 아동수당법 위반(아동수당 부정수령), 영유아보육법 위반(양육수당 부정수령)이다.

경찰은 “3살 딸을 방치한 점과 숨졌을 것으로 예측한 점 등에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해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았다”면서 “정확한 부검 결과는 추후 검찰에 송치한다”고 했다.

구미=배소영 기자 sos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