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申패싱 사태' 분수령..권력비리 수사팀 인사 달렸다
신현수 사퇴시 정치적 파장 클듯..朴 '로키' 관측도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다음주 검찰 중간간부(차·부장검사) 인사를 단행할 예정인 가운데,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으로 불거진 갈등 진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사장급 인사에서 신 수석,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견을 보였던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중간간부급 인사에서는 더 소통할 것"이라고 예고해, 윤 총장뿐 아니라 신 수석과 따로 인사안을 최종 조율할지 주목된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월성 원전'과 '김학의 불법출금' 의혹 등 권력비리 수사팀을 유지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결국 윤 총장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될 지가 이번 사태의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다.
박 장관이 19일 신 수석과 통화를 하겠다고 밝히고 직접 만날 의향도 있다고 밝혔지만 여러차례 사의를 표명하고 휴가에 들어간 신 수석이 사의를 철회할지는 불투명하다.
박 장관은 전날 오후 국회에서 법무부 정부과천청사로 돌아오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검사장급) 인사와 관련해 검찰총장이든 민정수석이든 미흡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제가 더 소통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얼마든지 따로 만날 용의가 있다"고 했다.
박 장관은 윤 총장뿐 아니라 '신 수석과의 조율'에 거듭 방점을 찍었다. 박 장관은 "중간간부 인사 일정은 대통령 뜻도 여쭤봐야 하고 규모 역시 마찬가지"라면서 "마냥 시간 끌 일은 아니고 신 수석 돌아오시면 최종조율이 끝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가 검찰인사위원회를 월요일인 22일 오전 10시에 열기로 하면서 중간간부 인사는 다음주 중·후반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박 장관이 신 수석과 인사와 관련해 의견을 조율 시간이 있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이처럼 신 수석과의 최종 조율이 막판 변수로 남은 가운데, 정권 관련 수사의 지휘라인 교체 여부가 관건이다. 일방적인 수사팀 교체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인사를 낼 경우 갈등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 인사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진화에 나선 박 장관이 대검찰청과 실무적으로 인사안을 조율 중이라는 공식 언급을 내놓았지만, 검찰 안팎에서는 윤 총장 의견이 관철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분위기도 흐른다. 월성 원전 수사를 맡고 있는 대전지검 형사5부(부장 이상현)와 김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 이정섭) 수사팀을 유지해야 한다는 윤 총장의 뜻이 얼마나 반영될지 주목된다.
인사를 앞두고 검찰 안팎에서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을 대검 감찰과장으로 승진시키고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로 이성윤 지검장과 충돌한 변필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은 교체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검찰 내부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표출됐다.
정희도 청주지검 형사1부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1기)는 이날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인사유감' 이라는 제하의 글을 올려 중간간부인사에서 친(親)정권 성향의 검사들이 요직에 올라갈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연차를 내고 거취를 고민 중인 신 수석이 사퇴로 마음을 굳힐 가능성도 나오는 만큼, 갈등이 쉽게 봉합되지 않을 우려도 제기된다. 사실상 대통령에 맞선 모양새로 신 수석이 끝내 사퇴할 경우, 후임 민정수석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박 장관과 민정수석간 관계설정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권에선 신 수석이 사퇴한다면 후임은 검찰 출신이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청와대와 여권이 이른바 '추미애 시즌2'를 우려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박 장관이 '로키' 행보를 보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여권 한 관계자는 "4·7 재보선을 앞둔 상황에서 권력암투처럼 보이는 '추미애 시즌2'는 당청에 좋을 게 하나도 없다"며 "불화설로 대통령에 부담을 준 신 수석이나 박 장관 모두 여론을 생각해 당분간 갈등 진화에 애를 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seei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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