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두번째 사과.. "좋은 재판하겠다" 사퇴 요구 일축

첫 사과 후 15일만에 두 번째 사과
"정치권과 교감, 정치적 고려 없어"
"제게 부여된 헌법적 사명을 다할 것"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 8일 오후 서초동 대법원에서 퇴근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임성근 부장판사 사직과정에서 탄핵을 언급했던 사실을 감추고, 거짓말을 해 논란을 빚었던 김명수 대법원장이 19일 공식 사과했다. 사퇴 의사는 밝히지 않았고, 거짓 해명을 ‘부주의한 답변’이라고 표현하는 등 임 부장판사의 사표수리를 거부한 게 정당하다는 주장도 곁들였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국민과 법원 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글을 올리고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현직 법관이 탄핵소추된 일에 대법원장으로서 안타깝고 무거운 마음을 금할 수 없고 그 결과와 무관하게 국민들게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적었다. 거짓말 논란에 대해서는 “부주의한 답변으로 큰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하여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지난 4일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했다’는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김 대법원장은 다만 “해당 법관(임성근)의 사직 의사 수리 여부에 대한 결정은 관련 법 규정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한 판단이었을 뿐,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은 정치적 고려가 있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여당의 법관 탄핵 추진 상황을 고려해 임 부장판사의 사표 수리를 늦춘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해 5월 임 부장판사를 만나 사직의사를 전달받았지만,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 탄핵 문제를 언급한 사실이 없다고 한 김 대법원장의 말은 임 부장판사가 대화 녹음파일을 공개하면서 거짓말로 드러났다.

그러면서 “제가 취임 이후 지금까지 여러 제도개선을 위해 기울인 모든 노력의 궁극적 목표는 ‘독립된 법관’에 의한 ‘좋은 재판’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법행정구조를 개편하고 대법원장이 보유한 여러 권한을 과감히 내려놓은 것 역시 그러한 권한이 재판의 독립에 영향을 미칠 추상적인 위험조차 허용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야권에서는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지만, 중도 퇴진 의사가 없다는 점도 명백히 했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가 국민에게 드릴 수 있는 최고의 보답은 ‘독립된 법관’이 공정하고 충실한 심리를 통해 정의로운 결론에 이르는 ‘좋은 재판’이라는 것이 대법원장 취임사에서 밝힌 저의 다짐이었다”면서 “앞으로도 저는 초심을 잃지 않고 ‘좋은 재판’을 위한 사법개혁의 완성을 위하여 저에게 부여된 헌법적 사명을 다하겠다”고 했다.

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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