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부금 규모 14조 원, 지도층의 노블리스 오블리주는 아직..

이은지 2021. 2. 1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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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2월 19일 (금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양용희 서울신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1부는 생활 속 이슈들을 속속들이 들어보는 이슈in터뷰 시간입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 기부와 개인 기부가 전년보다 30%씩 증가해 역대 최고치였다고 합니다. 기부금액도 2천억 원 가까이 늘어난 8천 4백 62억 원이었다고 하는데요.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도 기부금은 오히려 훌쩍 늘었습니다. 최근 IT기업 창업자들의 통 큰 기부 행렬도 주목받고 있는데요. 5조 원 이상 기부를 약속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 이어, 배달의 민족을 만든 우아한 형제들의 김종진 의장도 자신의 재산 중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기업인이 자신의 사적 재산을 환원하겠다고 나서는 모습은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모습이었는데요. 우리나라의 기부 문화가 긍정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걸까요? 오늘 우리나라의 기부에 대해 얘기 나눠보려고 합니다. 함께 말씀 나눌 분 모셔보죠. 양용희 서울신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전화연결 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양용희 서울신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하 양용희):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IT기업인의 기부 선언과 함께 '더기빙플레지'라는 기부클럽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워렌 버핏 등이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는데, '더기빙 플레지'라는 게 어떤 모임인 건가요?

◆ 양용희: 우리가 익히 알듯이 빌게이츠는 그동안 많은 기부를 해왔죠. 그러다가 2010년에 워렌 버핏과 같이 미국에서 한 40여 명이 미국의 부호들을 중심으로 해서 세계의 이런 빈곤, 난민, 재난 등 이런 다양한 문제를 위해서 우리가 기부에 실천하자. 어떻게 보면 전통적으로 우리가 늘 이야기하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우리가 도덕의식과 솔선수범을 보이자고 해서 우리가 기부하자고 하자고 선언하는 모임입니다.

◇ 최형진: 가입할 수 있는 특별한 조건이 있습니까?

◆ 양용희: 거기는 작은 기부보다는 부호들이 참여를 하기 때문에 1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 한 1조 정도 되겠죠? 그 재산의 50%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니까 재산이 많을수록 사실 쉽지 않겠죠. 10조가 있다고 한다면 5조 정도 해야겠죠.

◇ 최형진: 일단 기부금액이 어마어마한 그런 모임이고요. 이 모임을 통해서 기부 선언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 겁니까? 강제성이 있거나 한 건 아니잖아요.

◆ 양용희: 물론 자발적으로 참여하고요. 그래서 이 운동을 위해서 빌게이츠가 전 세계의 많은 부호들에게 동참을 권유했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한 25개국의 부호들이 , 200여 명의 후보들이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나이를 보면 30대에서 90대까지, 최근에 IT라는 기업을 통해서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젊은 부호들도 있기 때문에 젊은 사람부터 나이가 많은 사람들까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하고 있죠.

◇ 최형진: 그렇군요. 한국인 최초로 기부자 등록이 됐다고 하는데, 그만큼 아직 우리나라에서 기부가 덜 활성화 됐다고 봐야 할까요?

◆ 양용희: 사실 지난 12년 사이에 2000년을 전·후로 해서 우리나라 기부가 많이 발전했습니다. 조금 전에 앵커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많은 모금단체들의 모금활동이 활성화되면서 기부금 규모가 엄청나게 늘었어요. 그래서 국세청 통계를 보면 한 10여 년 사이에 거의 한 4배 정도가 늘었거든요. 2013년, 2014년 기준으로 한 14조까지 올라갔는데 왜 제가 2013년, 2014년이라고 말씀을 드리냐면 2000년부터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급상승을 했거든요. 1999년도 통계가 아마 2초 9천억 원 정도 됐는데 14조가 됐으니 십몇 년 만에 엄청나게 늘어난 거죠. 그래서 그 이후에는 기부가 더 현재 규모로 늘지 않고 13조, 14조 규모에서 정체되어 있는 상태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최형진: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기업이나 재벌의 기부라고하면 사회 환원보다는 이미지 쇄신이나 어쩔 수 없이 하는 듯한 모습이 더 많았잖아요?

◆ 양용희: 사실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죠. 기업은 하는데 기업을 운영하는 그 개인, 개인이 해야 하는데 개인보다는 기업이 하기 때문에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고요. 사실 우리나라도 개인이 기부를 안 한 건 아닙니다. 기부의 역사를 보게 되면 우리가 잘 아는 유일한 박사님 같은 경우 사실 우리가 일제강점기에 기업을 시작하셔서 자기의 전 재산을 기부하신 분이거든요. 사실 자녀들한테 거의 남겨두지 않고 훌륭한 기부를 보여주셨죠.

◇ 최형진: 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돈이 많아야 기부를 한다, 이런 인식이 있었잖아요. 요즘에는 그런 인식도 좀 많이 바뀌었습니까? 어떤가요?

◆ 양용희: 최근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국민소득도 올라가고 시민의식도 발전하면서 이제 우리나라는 기부문화라고 하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 기부라고 하는 것은 꼭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자원봉사도 하나의 나눔의 형태이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이런 기부문화가 좋아지고 있는데요. 그전에 아나운서분이 말씀하셨듯이 조금 더 우리 사회 지도자층의 솔선수범한 기부가 아직 약했던 건 사실이죠.

◇ 최형진: 이번에 통 큰 기부가 나오면서 이런 대표들의 기부 선언들이 잘 이어진다면 우리나라 기부 문화가 좀 바뀔까요?

◆ 양용희: 저도 어제 신문 보도를 보고 굉장히 놀라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가 사실 지난 12년 사이에 젊은 분들이 IT 기업을 통해서 많은 부를 창출했죠. 다채로운 젊은 부들이 나왔는데 사실 미국이나 선진국처럼 이런 기부에 대한 것들이 아쉬웠던 게 사실이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김범수 의장이나 김봉진 대표님 등 선언을 보면서 이것은 뭔가 우리나라의 가진 자 층들의 솔선수범을 보이는 좋은 사례와 다른 우리나라의 부호들에 대한 좋은 의미에서의 도전이 되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최형진: 조금 전에 외국의 기부문화가 부러웠다고 말씀하셨는데 한 청취자분이 "미국은 기부하면 세금 감면해주죠. 우리나라도 세금감면제도가 있나요?"라고 질문 주셨어요.

◆ 양용희: 물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개인이 내는 경우에는 기부 금액이나 기부 방식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는 있는데요. 적게는 한 15%에서 30%까지 자기가 내는 기부금의 세액공제를 해주고 있습니다.

◇ 최형진: 알겠습니다. 최근 챌린지를 통한 기부처럼 기부에 대한 접근이 과거보다는 수월해진 것도 같은데, 어떻습니까?

◆ 양용희: 일단 이런 매체를 통해서 우리나라에서 보게 되면 기부에 대한 보도라든지 논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기부에 참여하는 동기를 얻게 되고요. 우리가 IT가 발전하다 보니까 예전에는 기부를 하려면 기부단체를 찾아간다든지 내가 DM을 통해서 기부요청을 받을 때만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은 사실 누구든지, 언제나 방송은 물론 인터넷 사이트를 들어가면 기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기부를 할 수 있는 접근성은 굉장히 용이해졌다고 볼 수 있죠.

◇ 최형진: 하지만, 여전히 개인이 통 큰 기부를 하기는 쉽지 않다는 생각도 듭니다. 평생 모았던 돈을 기부했더니, 세금 때문에 곤혹을 겪는 사례도 있었잖아요. 이런 사례를 보면 우리나라가 기부하기 어려운 환경인가 싶기도 하고요, 어떻습니까?

◆ 양용희: 그게 기부를 했는데 증여로 처리가 돼서 장학기부를 대학에 냈는데 증여가 처리가 돼서 많이 논란이 되고 대법원까지 소송을 해서 결국 그 기부가 되는 것으로 해서 굉장히 기부한 사람이 곤혹을 치르던, 아마 아주대였을 겁니다. 지방에 있는 지역신문에서 나왔는데 그런 것 때문에 기부에 대한 환경 등이 아직 제도적으로 충분히, 특히 세금 쪽으로 뒷받침되고 있지 못하다. 그렇게 우리가 알고 있습니다.

◇ 최형진: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기부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걱정이 많거든요. 기부한 돈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확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까?

◆ 양용희: 이제는 기부에 대한 투명성이 굉장히 중요해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몇 년 전에 어금니 아빠 이영학 씨나 새희망씨앗에서 127억을 모금해서 기부의 목적과 달리 쓰기 때문에 큰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켰죠. 그래서 기부했던 사람들에게 왜 기부를 안 하냐고 물어봤을 때, 또 어떤 경우에 기부를 하냐고 물어봤을 때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이 투명성입니다. 그 투명성은 기부를 받은 단체가 자기네가 기부자의 목적대로 그것을 쓴다고 하는 것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데요. 이제는 국세청 사이트에 3억 이상의 모금을 한다면, 또 5억 이상의 자산이 있는 곳은 전부 다 공개를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기부금이 사용된 걸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있고요. 그리고 기부를 하기 위해서는 기부 규모에 따라서 지자체나 행정부에다가 등록을 하도록 되어 있죠.

◇ 최형진: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양용희: 감사합니다.

◇ 최형진: 지금까지 양용희 서울신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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