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만 '재활용 어려움' 표기 제외..특혜 논란 왜?

최지윤 2021. 2. 19.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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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재활용 등급제' 표기 대상에서 화장품 용기만 제외해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단체는 "화장품 포장재는 90%가 재활용 어려움 등급을 받을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포장재 10%를 기업이 회수하고 재생용기를 코딱지만큼 사용하겠다고 환경부와 협약을 맺었다"며 "화장품 포장지만 정당한 사유없이 재활용 어려움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불투명 혹은 색이 들어간 유리, 기타 플라스틱, 글리콜 변성 페트 등의 소재를 사용한 화장품 용기는 재활용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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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택배,음식 배송 서비스 이용 증가와 '언택트 추석'이 활성화 되면서 포장재 쓰레기 배출이 급증하고 있다. 5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시 자원순환센타 야적장에 각 가정에서 수거한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가 수북히 쌓여 있다. 2020.10.05. jtk@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환경부가 '재활용 등급제' 표기 대상에서 화장품 용기만 제외해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환경부는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표시 및 분리배출 표시에 관한 고시' 개정안 재행정을 예고, 다음달 24일부터 재활용이 어려운 제품 포장재에는 '재활용 어려움'을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한다. 화장품 용기 중 90% 이상이 '재활용 어려움' 등급 대상인데, 예외로 적용하는 것은 정부의 '탈플라스틱' 정책과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녹색연합·녹색미래·여성환경연대·알맹·네이버카페제로웨이스트홈 등 환경단체는 화장품 어택 캠페인 '#야너두해'를 펼치고 있다. 재활용하기 어려운 화장품 용기를 SNS에 올리고, 이를 수거해 화장품 회사의 책임을 묻는 캠페인이다.

환경단체는 "화장품 포장재는 90%가 재활용 어려움 등급을 받을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포장재 10%를 기업이 회수하고 재생용기를 코딱지만큼 사용하겠다고 환경부와 협약을 맺었다"며 "화장품 포장지만 정당한 사유없이 재활용 어려움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불투명 혹은 색이 들어간 유리, 기타 플라스틱, 글리콜 변성 페트 등의 소재를 사용한 화장품 용기는 재활용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캠페인에 참여한 한 소비자는 "용기 회수를 위해 정리해보니 안 쓰고 유통기한 지난 화장품이 한 가득이었다"며 "물로 깨끗하게 씻고 말린 다음 제로웨이스트숍 천연제작소에 들고 가서 화장품 어택에 참여했다. 화장품 용기 중 대부분이 재활용이 불가능한데, 소비자가 목소리를 내고 기업이 바뀌고 더 나아가 법이 바뀌어야 한다. 나의 파동이 또 다른 파동을 일으키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화장품업계와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재활용 어려움 등급 10% 이상 역회수·재생원료 사용 확대를 위한 협약을 맺어 예외 대상으로 분류됐다. 화장품 특성상 용기 내부에 잔여물이 남아 별도로 수거해 재활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재활용 어려움 표기 시 매출에 영향을 끼치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소비자는 재활용 여부를 알고 제품을 살 권리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이 친환경 행보를 걷고 있지만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재활용 등급제 시행 전 아로마티카는 헤어라인 12종 전 제품을 친환경 용기로 교체해 모범이 되고 있다. 다음달부터 폐플라스틱을 100% 재활용한 단일 재질 투명한 페트로 바꾼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 최초로 '리필 스테이션'을 여는 등 지속가능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아로마티카 김영균 대표는 "화장품 용기만 재활용 등급제 표기에서 제외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원가가 높고 리스크가 커 이해되는 부분도 있지만 친환경 활동은 기업의 책임"이라며 "야너두해 캠페인이 일고 국민청원도 올라오면서 주의가 환기되고 있다. 소비자가 바뀌어야 기업도 바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업계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 우리 회사만 해도 직원이 130여 명인데 인력이 충분치 않고, 중소기업은 재활용 등급제를 신청할 여력도 없다"며 "식품은 소품종 대량생산해 용기를 금방 바꾸면 되지만, 화장품은 다품종 소량 생산해 어려움이 많다. 컨설팅 등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l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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