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6년을 기다렸는데"..병원 실수로 신장이식 6년 또 기다려야
[앵커]
한 대형 종합병원의 실수로 6년 가까이 장기 이식을 기다려 온 중증 환자가 기회를 잃게 됐습니다.
하루 여덟 시간씩 혈액 투석을 하며 신장 이식을 기다려 왔는데 병원 측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수술 기회를 날리게 된 사연 김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올해 50대 중반인 김 모 씨는 2014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신부전증 말기 진단을 받고 이듬해부터 복막 투석을 시작했습니다.
재작년에는 신장암 수술로 신장 하나를 제거했고 나머지 신장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합니다.
스스로 소변을 볼 수 없어 하루 8시간 투석을 하지만 오후가 되면 온몸이 퉁퉁 붓습니다.
[김OO/신장 이식 희망자 : "거래처 만나거나 이러면 커피, 음료를 마실 수밖에 없는 경우가 발생하잖아요. 그러면 청바지가 꽉 끼죠, 어떤 날은. 온몸에 수분이 꽉 차있는 거죠."]
가족 없이 혼자 지내는 김 씨의 유일한 희망은 장기 기증을 통한 신장 이식입니다.
2015년 신청했는데, 통상 6년을 기다리면 돼 곧 자신에게 기회가 올거란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8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본인이 신장 이식 대기자로 등록돼 있지 않았다는 겁니다.
보통 투석을 시작할 때 신장 이식 관련 서류를 의료진에게 제출하고, 이를 각 병원 장기 이식센터에서 취합한 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으로 보내져 대기 순서가 정해집니다.
하지만 6년 전 김 씨를 진료한 의료진이 병원 내 장기이식센터에 관련 서류를 전달하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겁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행정 착오로 이제 등록이 안 됐던 모양이에요. 병원 측에서 이제 이런 프로세스가 원만하게 못 이뤄진 거죠."]
현재 국내 신장 이식 대기자는 2만 5천여 명으로 평균 2천196일, 약 6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예정대로라면 올해 수술을 받을 수 있었던 김 씨는 누락 사실을 안 지난해에야 등록했기 때문에 2026년에야 신장 이식이 가능합니다.
병원 측 실수지만 이식 순번 조정은 불가능했습니다.
병원 측은 책임자 징계 없이 위자료 2천만 원만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오직 조속한 이식 수술만을 바라는 김 씨는 법적 대응을 준비 중입니다.
KBS 뉴스 김재현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최석규/그래픽:최창준
김재현 기자 (hono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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