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악에 호통치던 우렁찬 목소리 더는 못 듣네"..슬픔 담긴 백기완 선생 노제(종합)

이기림 기자 2021. 2. 1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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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진영 원로로 평생 민주화 및 통일운동에 헌신한 고(故) 백완기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의 노제가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19일 열렸다.

이날 오전 9시10분쯤 시작한 노제에는 백 소장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기 위해 추모객 200~300명이 참석했다.

앞서 '노나메기 세상 백기완 선생 사회장 장례위원회'는 이날 오전 8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마친 뒤 백 소장의 신위와 영정, 시신을 앞세우고 시민들과 함께 통일문제연구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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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서 노제 마친 뒤 서울광장서 영결식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소나무길에서 열린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노제에서 유가족 및 참석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2021.2.1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백기완 선생님, 아~!"

진보진영 원로로 평생 민주화 및 통일운동에 헌신한 고(故) 백완기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의 노제가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19일 열렸다.

이날 오전 9시10분쯤 시작한 노제에는 백 소장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기 위해 추모객 200~300명이 참석했다. 노제는 박래군 상임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시작됐다.

앞서 '노나메기 세상 백기완 선생 사회장 장례위원회'는 이날 오전 8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마친 뒤 백 소장의 신위와 영정, 시신을 앞세우고 시민들과 함께 통일문제연구소로 향했다.

노제 장소인 대학로 소나무길에는 백 소장이 1984년 설립해 운영한 통일문제연구소가 있다. 본격 노제에 앞서 신위와 영정은 통일문제연구소와 그가 즐겨 찾던 학림다방에 들렀다.

노제 시작 후 김세균 상임장례위원장은 조사를 통해 "선생님은 평생 이 땅의 노동자, 민중의 일원으로 살았고 백발의 노인이 된 뒤에도 그들의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동지였다"며 "선생님의 소천 소식에 노동자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이들이 달려왔다"고 말했다.

박석운 상임장례위원장도 조사에서 "거악에 호통치던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늠름한 기상, 호방한 웃음, 따뜻한 공감의 눈물을 이제 볼 수도 들을 수도 없게 됐다"라며 "돈 없고 빽 없는 이 땅의 민초들은 선생님을 잃은 슬픔으로 목이 메고 눈물이 앞을 가린다"고 했다.

이형숙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는 "선생님은 차별받고 억압받는 약자들과 함께했다"며 "선생님이 장애인들과 함께한 투쟁의 시간을 소중히 간직하고 기억하겠다"라고 말했다.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장례행렬이 대학로 노제를 마친 뒤 서울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1.02.1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조사가 끝난 뒤 한국민족춤협회는 집단무로 백 소장을 기렸다.

운구행렬은 9시55분쯤 노제를 마치고 이화사거리, 종로 5가, 종각역 사거리, 세종로 사거리를 거쳐 서울광장으로 향했다. 오전 10시50분 종각역 사거리에 도착해서는 거리굿 공연을 했다.

영결식은 오전 11시 30분쯤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초밝히기를 시작으로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한 뒤 추모영상 관람 및 유족인사 등으로 이어졌다. 백 소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의 가사 원작자다.

이후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으로 운구돼 오후 2시 하관식과 평토제가 열렸다.

앞서 오전 8시 열린 발인식에는 상복을 차려입은 유족과 장례위 관계자, 취재진 등 약 50명이 참여했다. 유족과 장례위 관계자들은 발인식에서 "지극한 고통과 고독은 내려놓으시고 내내 평안하게 영원 누리소서"라며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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