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으로 소통하며 '코로나 블루' 극복한 금융인들
"30년 근무한 저는 공감을 넘어서 너무 기특해 보이네요"
"100% 동감합니다. 위로를 얻고 갑니다"
한국금융연수원이 개최한 제1회 'KBI 슬.금.생(슬기로운 금융생활) 콘테스트'가 은행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던 은행원들이 서로 업무 고충을 공유하고, 위로를 전하는 그들만의 '소통 창구'로 활용되면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연수원은 지난 16일 총 12명의 심사위원 평가와 금융연수원 홈페이지에서 진행된 온라인투표(예선 8967건, 본선 3373건) 등의 점수를 합산해 콘테스트 최종 수상작 10편 선정을 완료했다.
콘테스트는 유튜브 등 동영상 콘텐츠가 인기를 끌며 부쩍 관심이 높아진 '1인 크리에이터'에 금융인들이 도전해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금융업무와 관련된 '슬기로운 금융생활'이나 업무 외 취미생활 등을 다루는 '부캐 FLEX'(자기만족과 자기과시) 등의 부문으로 공모를 했다. 모두 112편의 작품이 제출됐다.
금융연수원은 보다 많은 금융인들의 참여를 위해 예선과 본선에서 온라인 투표시스템을 도입했다. 그 결과, 예상보다 많은 금융인들이 출품작을 보고 투표와 댓글 등을 달며 호응했다.
특히 김수민 하나은행 홍대역지점 대리의 '슬기로운 은행생활' 동영상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달력 좀 받으러 왔어요. 내가 지금 이 은행을 20년 거래했는데, 지점장님 어디 계세요?", "300만원만 신권으로 바꿔주세요. 내일이 설날인데 신권이 벌써 동났다고요?" 등 은행원들이 실제 창구에서 고객들을 대면하며 겪는 각종 에피소드와 고충을 동영상으로 풀어냈다.
실제 연말이 되면 은행 영업점은 '달력과의 전쟁'을 치른다. '은행 달력을 집에 걸어두면 돈이 들어온다'는 속설 때문에 인기가 높아진 은행 달력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은행 영업점을 찾는 경우가 많아서다. 달력을 포장하느라 야근을 하는 경우도 있고, 한정된 달력 수량 탓에 고객들의 민원을 상대하느라 골머리를 앓는다. 또 설날에는 세뱃돈을 주기 위해 신권을 바꾸려는 사람들이 은행 창구에 몰린다.
해당 영상에는 13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는 등 은행원들의 호응이 상당했다. 최종 심사 결과 대상을 수상했다.
김 대리는 "작년이 우리 모두에게 힘든 해였는데, 영상을 통해 즐거움을 드리고자 이번 콘테스트에 참가하게 됐다"며 "영상을 보고 댓글을 남겨주고, 응원한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백혈병을 이겨내고 복직한 김창휘 거제수협 옥수동지점 주임이 제출한 '희망을 노래하는 남자'도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김 주임은 가수 노라조의 노래를 자신의 사연으로 개사해 직접 부르는 등 투병 생활을 담은 영상을 제작했다.
200여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많은 사람들이 김 주임을 응원했다.
김 주임은 "영상을 통해 아직도 고통 속에 힘들어 하는 환우분들이나 일상에 지쳐 힘들어 하는 많은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희망을 얻고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영화를 패러디 해 외환과 수출입업무 팁을 소개한 '수출입원정대'(성기홍 우리은행 인재개발부 차장)와 워킹맘의 일상을 다룬 '엄마는 동화구연 선생님'(양수연 우리은행 인재개발부 과장), 회사 막내의 생활을 담은 '코로나시대 속에서 은행 본점 막내로 살아남기'(박동훈 기업은행 여신기획부 대리) 등의 영상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편 금융연수원은 오는 23일 오후 수상자 10명에 대한 시상식을 개최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시상식을 진행한다.
금융연수원 관계자는 "처음 하는 행사라 관심도가 저조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예상 외로 많은 금융인들이 참여하고 관심을 보여 놀랐다"며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금융인들이 서로의 사연에 공감하고, 재미를 공유하는 장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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