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서의 글로벌 아이] 2024년 美대선, 존슨 대 트럼프 한판승?

박영서 2021. 2. 19. 10:5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프로레슬링 챔피언 출신의 할리우드 스타 드웨인 존슨(49)이 차기 미 대통령 선거 출마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 2024년 미 대선이 '더 락'(The Rock) 드웨인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이 될 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부상하고 있다.

◇TV 드라마에선 이미 '출마'=현재 드웨인은 자신의 반생을 코미디 터치로 그린 TV드라마 '영 락'(Young Rock)에 출연 중이다. 제목은 프로레슬러 시절 닉 네임인 '더 락'에서 따온 것이다. 드라마에서 드웨인은 지금부터 11년 후인 203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 한다. 최근 NBC에서 방송된 1회에선 2032년 드웨인이 대선에 입후보해 기자와 인터뷰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드웨인 존슨을 대통령으로!'이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지지자들의 모습도 보인다.

대선 출마는 어디까지나 드라마 속의 가공 이야기이지만, 이 설정은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했다. 그러자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USA투데이가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진상을 드웨인에게 물었다. 그는 "만약 사람들이 그렇게 원한다면 미래에 대선에 출마하는 것을 생각하고 싶다. 진짜다. 장난으로 대답하는 게 절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모든 건 국민에게 달려있다. 현 상황을 잘 파악해 여론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대선 출마를 진중하게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실 그의 대선 출마 시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또한 이전부터 그는 대선 출마 가능성이 높은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혀왔다.

지난 2017년 10월 자신이 출연한 영화 '쥬만지: 새로운 세계' 홍보 행사에서 그는 "나는 내가 '국민들을 위한 대통령'이란 타이틀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2020년 대선 출마를 암시했었다. 하지만 대선에는 출마하지 않았다. 대신 조 바이든 지지를 표명했다. 바이든이 승리하자 드웨인은 "내 표가 반영된 것에 감동했다"면서 정치 참가의 중요성을 호소하기도 했다.

2017년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aturday Night Live)'에선 콩트로 2020년 대선에 출마하는 역을 맡기도 했다. 그 때 드웨인은 부통령으로 배우 톰 행크스를 지명했다.

◇미식축구선수서 배우로, 이젠 대통령이다=그가 실제로 대선에 출마한다면 결코 앝잡아 볼 상대는 아니다. 그가 부자이면서도 서민적인 감각을 가진 유명인사인데다 민심도 얻고 있기 때문이다.

드웨인은 1972년 캘리포니아주 헤이워드에서 출생했다. 유년 시절 외가가 살고있는 뉴질랜드에서 잠깐 살다가 초등학교 입학을 계기로 미국으로 돌아와 지금까지 계속 살고 있다. 그는 사모아인과 흑인의 피를 가지고 있다. 그의 외할아버지는 남태평양의 작은 섬 사모아 출신으로 미국에선 전설적인 레슬러였다. 그의 아버지도 캐나다계 흑인 레슬러였으니 3대에 걸친 레슬러 가문인 셈이다.

원래 희망은 프로레슬러가 아니라 미식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었다. 학창 시절 미식축구 선수로 활약했고 마이애미대학으로 스카웃됐다. 대학 때 전공은 범죄학이었다. 졸업 후 미국 프로풋볼(NFL) 드래프트에 지원했지만 지명되지 못해 캐나다 풋볼리그(CFL)의 캘거리 스탬피더스에 입단했다. 하지만 몇 달 못가 해고됐다. 결국 '가업'이라 할 수 있는 프로레슬러가 되기로 마음 먹는다. 드웨인은 '더 락'이라는 별칭으로 레슬링을 시작했다. '피는 못 속인다'는 말처럼 발군의 기량을 보이면서 최연소 WWE(World Wrestling Entertainment) 챔피언이 됐다.

프로레슬러로 뚜렷한 족적을 남겼으나 레슬링에 염증을 느낀 드웨인은 영화 '미이라 2'에 출연했다. 그후 아예 직업을 영화배우로 바꿨다. 그는 영화배우로 대성공했다. 미 경제잡지 '포브스'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버는 남자배우' 순위에서 그는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당당히 1위에 올랐다. 그는 2018년 6월부터 2019년 5월까지 8490만달러(약 940억7000만원)를 벌었다. 2019년 6월부터 2020년 5월까지 8750만달러(약 969억5000만원)의 출연료 수입을 올려 '할리우드 연봉 1위' 자리를 2년 연속 지켰다.

이렇게 프로레슬러에서 배우로 화려하게 변신했지만 드웨인은 15살에 노숙자가 됐고, 가진 돈이 달랑 7달러 밖에 없었던 극빈생활을 겪었다고 한다. 제법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아온 고생꾼인 셈이다.

이런 그에게 "대통령이 되어 주세요"라는 소리는 점차 높아가고 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아놀드 슈워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 등 할리우드 배우 가운데선 성공한 정치인들이 적지 않다. 드웨인 또한 이런 부류에 끼지 못한다는 법은 없을 것이다.

만약 드웨인이 정말로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 한다면 적지 않은 지지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할리우드의 거물'로 꼽히는 NBC유니버설의 전 부회장 론 메이어는 "나는 틀림없이 드웨인을 찍을 것이다. 그가 못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아무 의심 없이 그에게 투표할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와 '한판 승' 기대=트럼프 전 대통령도 재출마 가능성이 높다. 그는 지난 13일(현지시각) 상원에서 자신의 탄핵안이 부결되자 "미국을 다시 '위대한 나라'로 만드는 역사적인 애국적인 운동은 막 시작되었다"라며 정치활동 재개를 사실상 선언했다.

현재 공화당은 2024년 대선을 치를 뚜렷한 후보가 없다. 지난 대선에서 7500만표를 얻은 트럼프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구나 공화당 내에선 이번에 두 번째 탄핵 위기를 넘긴 트럼프를 향한 지지가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최근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와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공화당원 600명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59%가 '트럼프가 공화당에서 주요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난입 사태 당시보다 18%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런 분위기이니 2024년 대선에서 드웨인과 트럼프의 '초특급' 한판 승이 전개될지도 모를 일이다. 드웨인이 대선이란 링에서 자신의 주기술인 락 바텀(Rock Bottom)으로 트럼프를 눕혀버리면 드라마 '영 락'의 내용은 현실이 된다. 논설위원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