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빈집 방치돼 숨진 세살배기, 골절 흔적 없어"..경찰, 구미 빌라 아이 사망사건 송치

[경향신문]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세 살배기 여자아이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19일 이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A씨가 지난 12일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구미경찰서는 자신의 딸(3)을 빈집에 방치해 숨지게 한 친모 A씨(22·구속)에 대해 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방임), 아동수당법 위반(아동수당 부정수령), 영유아보육법 위반(양육수당 부당수령)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은 구속수사 기간이 끝나 이날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경찰은 지난 10일 A씨를 긴급체포해 신병을 확보한 바 있다.

경찰은 이미 아이가 숨졌음에도 피의자 A씨가 아이 명의로 지자체가 주는 아동·양육수당을 받았다고 보고 관련 혐의를 적용했다. 또 A씨가 아이를 돌보지 않고 학대(방임)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판단했다.

숨진 여아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11일 예비 부검에서 사망 원인을 확인하지 못했다. 경찰은 사건이 재판에 넘겨지기 전, 검찰 수사 중에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

예비 부검에서는 아이 시신이 방치된 지 수개월이 지난 것으로 잠정 확인돼, 폭행 등 학대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 등을 파악하기 어려웠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다만 시신에서 뼈가 부러진 흔적 등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숨진 아이를 방치하고 학대하는 데 A씨 부모 등 다른 가족들이 가담했는지 등을 파악하는 데에도 수사를 벌여 왔다. 하지만 다른 이들이 이번 사건에 개입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또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빌라에서 A씨와 딸만 지내온 것으로도 파악했다. 경찰 수사에서 A씨는 지난해 8월초 아이만 둔 채 집을 떠났다고 진술했는데, 이보다 2개월여 전인 지난해 5월 전기 공급이 끊긴 것으로 확인됐다. 단전된 집에서 이들이 어떤 생활을 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A씨에게 아동수당 등을 지급한 구미시는 숨진 아이의 정확한 사망 시점이 확인된 후 지원금을 환수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송치 이후에도 검찰과 적극적으로 공조해 필요한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오후 3시쯤 구미시 상모사곡동의 한 빌라에서 A씨의 딸인 3살 된 여자아이가 부패가 심하게 진행된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지난해 8월초 자신이 살던 곳에서 약 1㎞ 떨어진 다른 곳으로 이사갔다.

이후 그는 한 차례도 딸을 두고 온 집을 찾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가 사망 시점으로부터 수개월이 지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혀, A씨가 집을 떠난 직후 아이가 숨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북도는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2018년 1631건, 2019년 1696건, 2020년 1296건(집계 중) 등 매년 증가 추세라고 밝혔다. 이는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신고 중에 아동학대로 판정된 것만 집계한 수치다. 대구에서도 2018년 1754건, 2019년 2128건, 2020년 1831건 등의 아동학대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