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양 한밤중 산불..2005년 악몽에 '화들짝'

[앵커]

지난밤 강원도 양양에서 발생한 산불이 6시간 만에 진화됐습니다.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지만, 주민 80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긴박한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시뻘건 불길이 무섭게 타들어 갑니다.

18일 오후 10시 15분쯤 강원도 양양군 양양읍에서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창고에서 시작된 화재가 인근 야산으로 번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양양지역에는 건조특보가 내려진 데다 초속 10m의 안팎의 강풍이 불어 순식간에 번져나갔습니다.

<박윤심 / 사천리 이장> "불씨가 바람이 부니까 순식간에 산으로 올라가는 거예요. 그게 바람을 타고 가서 저도 올라가서 진화를 해보니까 쉽게 꺼지지 않더라고요."

민가와 가까워 인명피해가 우려되자 대피령이 내려졌고 80여 명이 급하게 몸을 피했습니다.

소방당국은 곧바로 대응 2단계를 발령해 인근 지역의 소방인력과 장비를 양양에 집결시켰습니다.

산불전문진화대와 공무원 등 1,000여 명의 인원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여 6시간여 만에 큰 불길을 잡았습니다.

우려했던 것보다 빠르게 불길을 잡았지만 바람이 언제 다시 거세게 불지 몰라 밤새 뒷불감시가 이어졌습니다.

야간이라 헬기 투입이 어려워 큰 피해가 우려됐으나 산세가 험하지 않아 인력만으로 불을 끌 수 있었습니다.

<진한초 / 양양군 산림녹지과장> "큰 악산이 아니고 마을 인근에 있는 야산이기 때문에 더 이상 번질 위험이 없었고 경사도가 완만한 지역이기 때문에 진화에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고 주택·창고 등 건물 6동과 산림 6.5ha가 소실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이번 산불은 큰 피해 없이 마무리됐지만 지난 2005년 낙산사 산불을 경험했던 인근 주민들은 그때의 악몽을 떠올리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idealtyp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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