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돌 말고 접고'..'팔방미인' 토퍼 매력에 빠지다

윤다정 기자 2021. 2. 19.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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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휴대 용이해 캠핑·차박에 제격..비대면 배송도 가능
용도 맞춰 소재 선택도 OK..라텍스·메모리폼·구스다운까지 다양
지누스 그린티 베딩 토퍼. © 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수면보조용품으로 여겨지던 '토퍼'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다. 이동과 보관이 편리한 것은 물론 차박·캠핑까지 활용할 수 있는 기능성에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침대 매트리스와 달리 택배 배송이 가능하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손꼽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주요 홈퍼니싱 업체들의 토퍼 제품 판매량이 최근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이달까지 약 5개월간 까사미아의 토퍼 매트리스 매출액은 이전 5개월보다 약 27.3% 늘었다. 특히 GSS 사이즈(1100×2000㎜) 매출이 같은 기간 43% 증가했다. 이케아 역시 지난해 토퍼 제품 판매량이 전년보다 20% 늘었다.

토퍼는 매트리스 위에 올려놓고 쓰는 두터운 침구의 일종이다. 말랑말랑한 매트리스 위에 단단한 토퍼를 깔거나, 반대로 단단한 매트리스에 부드러운 토퍼를 까는 식으로 수면 환경을 바꿀 수 있다. 커버를 갈듯 매트리스에 씌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도 있다. 가격대는 10만원 전후에서 50만원 이상까지 다양하다.

이케아 관계자는 "최근 집에 있는 시간, 침대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져 편안하면서도 지지력을 잃지 않게 도와주는 토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오래 사용한 매트리스를 교체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토퍼를 사용하는 것이 고객들에게 더 쉽고 경제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케아 투쇠이(TUSSÖY) 메모리폼 토퍼. © 뉴스1

토퍼 소재도 다양하다. 저가형의 폴리에스테르, 중고가형의 구스다운, 고가형의 라텍스·메모리폼 등 필요에 맞게 구입할 수 있다. 라텍스·메모리폼은 수면 중 신체를 단단하게 지지하고 체온을 보존해 준다. 양모나 구스다운의 경우 두께가 얇고 지지력은 적지만, 발열과 보온 모두 뛰어나다.

최근에는 토퍼의 단독 침구로서의 기능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침대 시장에서 토퍼의 점유율은 20%로 추산된다. 매트리스와 달리 이동과 보관이 편리해 여러 가지 용도로 쓸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더욱 각광받고 있는 '캠핑'과 '차박'을 위해 토퍼를 구매하려는 수요도 적지 않다. 캠핑용 에어 매트리스는 비교적 딱딱한 느낌을 주는 반면 토퍼를 이용하면 집처럼 푹신한 환경에서 잠을 잘 수 있기 때문이다.

토퍼의 휴대성이 주는 이점은 최근 부상하는 '비대면 트렌드'와도 맞물린다. 배송기사를 부르는 번거로움을 감수하지 않고 간편하게 택배로 배송을 받을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국내외 홈퍼니싱 업체들은 빠르게 토퍼 제품을 늘리고 있다. '롤팩 매트리스' 업계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지누스에 이어 한샘, 현대리바트, 까사미아, 퍼시스그룹의 매트리스 전문 브랜드 슬로우, 이케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크기와 소재, 가격대의 토퍼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까사미아 관계자는 "기존에는 매트리스를 출시하면서 거기에 딸린 부속품처럼 토퍼를 주로 판매했지만 아예 단독 상품으로 출시했다"며 "배송, 보관이 가능한 롤 매트리스의 시장 규모가 커지는 추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뉴스1

최근에는 1992년 설립 이후 '스프링 침대 외길'만을 걷던 시몬스침대도 토퍼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시몬스는 지난 15일 자사 첫 토퍼 제품인 'N32 토퍼 매트리스'를 출시했다. 신제품은 온라인 전용 상품으로, 구성품에는 방수백과 보관용 버클, 매트리스 백 등이 포함되는 등 휴대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케아의 경우 지난해 자사 인기 제품인 메모리폼 토퍼 '투쇠이(TUSSÖY)'의 가격을 낮춘 한편, 오는 4월에는 쿨링젤폼을 사용한 '크납스타드(KNAPSTAD)'의 수퍼싱글+(플러스) 사이즈를 새로 출시하는 등 다방면으로 제품 접근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의 경우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침대 대용으로 토퍼를 사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며 "당분간 관련 시장이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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