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에 한국판 '바칼로레아' 도입되나? 고교학점제 살리려면

정지형 기자 2021. 2. 1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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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고교학점제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을 두고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서·논술형 수능 도입이 거론되는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도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수능 출제·채점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에서도 이미 서·논술형 수능 관련 연구에 착수한 상태다.

교육계에서는 서·논술형 수능 도입과 관련해 필요성에는 일정 부분 공감하면서도 공정성 문제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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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교육 뼈대부터 바꾸는데..수능 대대적 개편 불가피
공정성 시비·채점 문제 등 넘어야 할 산 많아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7일 경기 구리시 갈매고등학교에서 열린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 브리핑을 마친 뒤 학교를 둘러보고 있다./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교육부가 고교학점제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을 두고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서·논술형 수능 도입이 거론되는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도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고교학점제가 2025년부터 전면 시행되면서 2028학년도 대입부터 적용될 수능 개편 작업이 본격 진행될 전망이다. 고교교육 체계가 뼈대부터 바뀌는 만큼 수능에도 대대적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2028학년도 대입부터 적용되는 '미래형 수능·대입 방향'을 수립하기 위한 논의를 올해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를 반영해 늦어도 2024년 2월까지는 구체적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수능 개편안 가운데 하나가 서·논술형 수능이다. 수능 출제·채점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에서도 이미 서·논술형 수능 관련 연구에 착수한 상태다.

평가원에 따르면 서·논술형 대학수학능력시험 도입 방안을 탐색하기 위한 연구가 지난해 한 차례 진행됐다. 해당 연구에서는 주요국의 서·논술형 시험 사례와 서·논술형 도입 관련 쟁점 분석이 담겼다.

이미 유럽 주요국에서는 대입에서 논술형 시험을 채택하고 있다. 프랑스의 '바칼로레아'와 독일의 '아비투어'가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의 오지선다형 수능에 대한 비판이 나올 때마다 등장하는 시험들이기도 하다.

평가원은 또 이달부터 미래형 수능 체제에 부합하는 서·논술형 평가 예시 문항을 모색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오는 11월 연구를 완료할 예정인데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후속 과제를 계획한다는 방침이다.

교육계에서는 서·논술형 수능 도입과 관련해 필요성에는 일정 부분 공감하면서도 공정성 문제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답이 정해진 현행 수능과 달리 평가 기준이 불분명할 수 있는 점이 서·논술형이 지닌 취약점이다.

조만기 경기 판곡고 교사는 "서·논술형 수능은 공정성 시비가 많이 일어날 공산이 크다"면서 "절대평가가 담보되지 않으면 환영받기 어려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교학점제와 개정 교육과정에 맞춰서 수능과 대입제도 변화가 함께 움직일 수밖에 없다"면서 "종합적 대비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답안 채점에 따른 부담과 채점주관 기관을 어디로 할 것인지도 풀어야 할 과제다. 일관적이고 객관적인 채점이 가능하려면 특정 기관이 모든 답안을 일괄 채점해야 하지만 시간 문제가 있다.

서·논술형 수능이 도입될 경우 기존 오지선다형 수능보다 채점에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채점을 고려해 수능 시행일을 앞당길 경우 수시모집 일정에도 조정이 필요하다.

대규모 답안 채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학생들이 지원한 각 대학이 채점을 담당하는 방안도 제시된다. 하지만 같은 답안을 두고도 대학 사이에 점수가 달라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공정성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

사교육 유발 가능성도 넘어야 할 산이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서·논술형 문제 평가가 깜깜이로 이뤄질 경우 오히려 사교육 열풍이 불어질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현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입학지원실장은 "서·논술형 수능은 이전부터 모두 수면 위로 올라와 있는 논의지만 만만치 않은 과제"라며 "너무 복잡해서 논의에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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