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분양보증 시장개방의 수혜자는 누구인가?

2021. 2. 19.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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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주택분양보증을 개방해야 한다는 논의가 최근 건설업계의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더욱이, 현재 주택시장 상황은 분양보증시장 개방을 논의하기에 적합한 시점이라고 보기 어렵다.

분양보증시장 개방 시 분양가격 하락 불확실, 대기업·중소형업체 간 시장 양극화 가능성, 분양보증의 공적 역할 약화 가능성, 현재 주택시장의 변동성 등을 고려할 때 지금 분양보증시장 개방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조차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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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가평 분양을 앞둔 아파트 주택전시관. 뉴스1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주택분양보증을 개방해야 한다는 논의가 최근 건설업계의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개방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HUG가 분양보증을 독점함으로써 높은 보증료를 수취하고 이로 인해 분양가격을 상승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분양가 심사를 이유로 분양보증 발급을 지연하는 등의 부작용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분양시장 개방으로 보증료가 인하되고 수분양자에 대한 혜택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아파트 분양가에서 보증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할 뿐더러 보증료 감소분을 공급자인 건설회사가 공급자 내부로 귀속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0년간 HUG는 분양보증료를 지속적으로 인하하였지만, 분양가격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택건설시장은 경기에 따른 변동성이 크다 보니 경기침체 시점에 리스크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 특정 시기에 집중되는 주택건설업체의 연쇄적인 도산에도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지급 능력이 유지되어야 주택의 최종수요자인 분양계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공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IMF 외환위기 당시 주택사업공제조합의 파산 사례는 경제적 위기 상황에서 분양보증의 역할을 수행하는 민간기관의 한계를 보여준 바 있다.

또한 민간은 크림 스키밍(Cream Skimming) 전략을 사용할 위험도 있다. 즉 경기가 좋을 때는 수익성 추구를 위해 보증 발급을 확대하고 경기가 나쁠 때는 분양보증 발급을 회피하는 등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 주택은 국민경제와 서민의 주거 복지에 영향을 주는 가치재라는 점을 감안할 때 보증기관의 주택시장 관리자로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현재 주택시장 상황은 분양보증시장 개방을 논의하기에 적합한 시점이라고 보기 어렵다. 저금리로 인해 주택가격의 상승과 변동폭이 커진 현재의 경제 여건을 고려할 때 향후 금리 인상과 같은 거시경제여건의 변화는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이로 인해 우리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중이다. 주택시장의 안정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경제적 여건이 취약한 현 상황에서 가뜩이나 변동성이 높은 주택시장에 '분양보증시장 개방'이라는 정책 변화를 시험대에 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분양보증시장 개방 시 분양가격 하락 불확실, 대기업·중소형업체 간 시장 양극화 가능성, 분양보증의 공적 역할 약화 가능성, 현재 주택시장의 변동성 등을 고려할 때 지금 분양보증시장 개방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조차 의문이다. 분양보증시장 개방을 위한 논의가 결국 누구를 위해서 결정되어야 하는지 정책결정권자들의 신중한 검토와 판단이 필요하다.

김주영 상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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