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목소리만 들으면 뭘 원하는지 다 안단다
“강아지가 한 번만 짖어도 어떤 감정 상태인지 파악이 가능합니다.”
스타트업 ‘펫펄스랩’ 장윤옥<<b>사진> 대표는 “요즘 일주일에 미팅을 10번 이상 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펫펄스랩이 강아지의 감정을 해석해주는 기기 ‘펫펄스’로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2021에서 혁신상을 받은 이후 해외 바이어와 투자자들의 미팅 요청이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펫펄스랩은 펫테크(Pet Tech·반려동물 관련 기술) 업계에서 주목받는 스타트업이다. 강아지 목에 차는 형태의 기기 펫펄스는 강아지가 짖는 소리를 해석해 분노·불안·행복·안정 등 5가지 감정으로 알려준다. 강아지의 활동량과 휴식량도 체크해준다. 딥러닝(심층학슴) 기법을 이용한 인공지능 음성인식 알고리즘 기술이 적용됐다.
펫펄스랩은 2008년 세워진 IT 관련 중소벤처기업 너울정보의 계열사다. 너울정보에서 반려동물 관련 프로젝트를 책임지던 장 대표가 사업을 나눠 2018년 분사했다. 현재도 기술 개발은 너울정보가, 마케팅과 세일즈는 장 대표가 맡는다.
장 대표는 2016년부터 3년간 강아지 소리를 모으는 데 힘썼다. ‘멍멍앱’을 만들어 강아지 소리를 업로드해주는 사람에게 여행 할인 쿠폰 등을 줬다. 모은 소리를 강아지 크기별로 구분했고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공통점을 뽑아냈다. 서울대 융복합대학원 음악오디오연구소와도 협업했고, 동물학 교수, 강아지 행동교정사, 수의사 등 20여명의 반려동물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았다. 그렇게 모으고 분석한 강아지 소리가 전 세계 80여종, 1만여개에 달한다. 장 대표는 “현재 강아지 소리를 통해 감정을 해석하는 정확도는 90% 이상”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강아지가 행복할 때 내는 소리를 구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강아지가 행복할 때는 잘 짖지 않기 때문이다. 예기치 못한 고객들의 반응도 있었다. 강아지에게 바로 간식을 안 주고 장난을 좀 쳤더니 펫펄스에 강아지 감정이 분노와 슬픔으로 나타나 당황스럽다는 반응, 신나게 놀아준다고 했는데 강아지 감정이 분노 상태여서 놀랐다는 반응도 있었다. 그는 “기쁨과 슬픔은 종이 한장 차이라는 말이 있는데 강아지의 행복과 분노를 구분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펫펄스랩은 CES 수상을 계기로 해외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에 1800여 매장을 가진 펫용품 업체가 투자를 저울질하고 있고, 호주·뉴질랜드·스페인·남아공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장 대표는 “올해 미국·호주·스페인·홍콩 등에 진출할 예정”이라며 “반려견 디지털 케어를 위한 세계 최고의 펫테크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셀린느, 새로운 글로벌 앰버서더에 배우 수지 선정...‘빛나는 존재감’
- “김준수는 마약 사건과 관련 없어… 2차 가해 멈춰달라” 2차 입장문
- [Minute to Read] Samsung Electronics stock tumbles to 40,000-won range
- “주한미군 이상 없나?” 트럼프 2기 미국을 읽는 ‘내재적 접근법’
- 온 도시가 뿌옇게… 최악 대기오염에 등교까지 중단한 ‘이 나라’
- 한미일 정상 "北 러시아 파병 강력 규탄"...공동성명 채택
- [모던 경성]‘정조’ 유린당한 ‘苑洞 재킷’ 김화동,시대의 罪인가
- 10만개 히트작이 고작 뚜껑이라니? 생수 속 미세플라스틱 잡은 이 기술
- 와인의 풍미를 1초 만에 확 올린 방법
- [북카페] ‘빌드(BUILD) 창조의 과정’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