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분뇨 묻히고와 ‘배째라’… 악성 시위꾼에 징역형

축산물 공판장 이전에 불만
김해시청 입구서 돗자리 깔고 LP가스통 동원해 음식 해먹어

지난해 8월 7일 오전 경남 김해시 한 양돈협동조합 사무실. 축산물 공판장이 폐쇄됐다며 보상을 요구하고 조합과 갈등을 빚어오던 축산물 판매업자 장모(63)씨 등 세입자 대책위 회원 7명이 들이닥쳤다. 도축장 시설 현대화 사업에 따라 공판장이 이전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찾아온 이들이다.

장씨 등은 조합 직원에게 삿대질하고 욕설을 퍼붓더니, 음식을 배달시켜 먹었다. 가축 분뇨를 일부러 몸에 묻혀 악취를 풍기면서 직원들 업무를 방해하기도 했다. 이런 ‘진상’ 행위는 2시간40분가량 이어졌다. 회사와 협상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자 이들은 김해시청을 찾아 “시청이 관리 감독을 제대로 못 한 책임이 있다”며 대체 상가 등 영업권 보장을 요구했다.

도축장 시설 현대화 사업에 따라 공판장이 이전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찾아온 이들은 가축 분뇨를 일부러 몸에 묻혀 악취를 풍기면서 직원들 업무를 방해하기도 했다.

장씨 등은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김해시청에서 60여m 떨어진 주차장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지만, 실제로는 시청 본관 입구에서 불법으로 천막을 설치하고 집회를 열었다. 본관 2층 시장실 앞에서는 ‘악으로 깡으로 생존권 쟁취’라고 쓴 현수막을 복도에 깔고 “시장 나오라” 고함을 치기도 했다. 또 정문 출입구에 돗자리를 펴고 LP가스통까지 동원해 음식을 차려 먹기도 했다. 한여름 음식 냄새에 시청 직원은 물론 민원인들까지 눈살을 찌푸렸다. 이들이 청사 침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시청 직원들이 다치기도 했다.

이들은 ‘철거된 천막을 다시 설치하려 한다’는 연락을 받고 시청 정문을 찾은 공무원에게 “술 냄새가 난다”며 음주 측정을 요구했지만, 경찰이 측정한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00%였다.

김해시청은 “집회의 자유는 마땅히 보장받아야 하지만, 무리한 요구를 들어달라며 벌이는 각종 불법과 과격 행위는 직원은 물론 민원인에게도 큰 피해”라며 이들을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19일 집회를 주도한 장씨를 구속했다.

창원지법 형사4단독 안좌진 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장씨에게 징역 1년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안 판사는 “장씨가 이 사건을 주도했고, 범행 횟수가 매우 많다”며 “동종 범죄 전력이 없고, 잘못을 모두 인정하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