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소년법 개정 '엄벌'보다 보호처분 내실화가 먼저
[경향신문]
소년법에 따른 보호사건의 심리 대상은 죄를 범한 소년, 촉법소년, 우범소년이다. 대체로 심리를 앞두고 3~4주 동안 소년분류심사원에 수용되어 교육과 상담을 통해 적절한 처분을 심사받는다. 소년부 판사는 이들에게 시설 처우인 소년원 처분이나 사회 내 처우인 보호관찰 처분을 결정한다.
따라서 보호처분 집행을 내실화하기 위해서는 소년원과 소년분류심사원의 수용환경 및 교육과정을 혁신하고, 보호관찰을 더욱 활성화·실질화해야 한다. 소년원과 소년분류심사원의 경우 비교적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과 우범소년이 비행성이 심화된 상습 범죄소년과 함께 생활하면서 비행을 학습하고 비행친구와 교제하게 되어 범죄를 확대·재생산하는 부작용이 상당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에 한 개밖에 없는 소년분류심사원을 광역권별로 증설하고, 상습 범죄소년과 중대 범죄를 저지른 소년에 대해 소년부 송치를 제한하여 형사처벌을 강화함으로써 소년원의 수용 정원을 조정하여 교육 효과성을 높여야 한다. 보호관찰소 또한 님비현상을 극복하고 시내 중심가에 입지해서 대상 소년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인력을 대폭 증원하여 지도·감독의 내실화를 꾀해야 한다.
보호처분은 소년이 비행 위험성에 노출될 요인을 줄이고, 적절한 복지적 개입과 지원을 통해 학업 수행과 사회적응을 돕는다. 촉법소년들의 범죄가 언론에 떠들썩하게 보도될 때만 소년범죄에 관심을 기울이고, 법 개정을 통한 엄벌만을 주장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년법을 폐지하거나 법 개정을 통해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낮추는 것은 비행 초기 단계 위기청소년에 대한 낙인을 강화시킬 것이다. 소년법 ‘개정’이 아니라 법의 ‘집행’이 잘되고 있는지, 냉철하게 지켜보고 관심을 갖자.
최원훈 법무부 인천보호관찰소 책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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