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대정전에 주민들 사투.."사전 경고도, 대비도 없었다"

뉴욕=임동욱 특파원 2021. 2. 19. 01:3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뉴욕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은 텍사스 지역의 대정전 사태를 헤드라인으로 다루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상 유례 없는 한파에 미국 에너지 생산의 핵심부가 심각한 타격을 입은 가운데, 수백만명의 텍사스 지역 주민들은 전기와 물이 끊긴 채 영하의 날씨 속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생존을 위한 사투...자동차 히터로 추위 견뎌━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텍사스 지역 주민들의 어둠 속 추위와의 사투를 전했다.

애벗 주지사는 "수백만명의 텍사스 주민들이 추운 날씨 속에서 사흘째 전기 없이 지내고 있고 언제 전력 복구가 될 지 명확한 기약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은 조치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휴스턴=AP/뉴시스]15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휴스턴의 웨스트버리에 있는 홈데포 주차장에 눈이 쌓여 있다. 텍사스주는 30년 만의 한파로 알래스카보다 더 낮은 온도를 기록하면서 겨울 폭풍 경보가 발효되고 그레그 애벗 주지사는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2021.02.16.

뉴욕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은 텍사스 지역의 대정전 사태를 헤드라인으로 다루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상 유례 없는 한파에 미국 에너지 생산의 핵심부가 심각한 타격을 입은 가운데, 수백만명의 텍사스 지역 주민들은 전기와 물이 끊긴 채 영하의 날씨 속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또다른 겨울 폭풍이 미 동부 지역에 영향을 주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
생존을 위한 사투...자동차 히터로 추위 견뎌
━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텍사스 지역 주민들의 어둠 속 추위와의 사투를 전했다.

동부 오스틴 지역의 한 가족은 최근 영하의 날씨 속에서 촛불 하나에 의지해 밤을 지샜고, 추위를 이기기 위해 방 안에서 가스 스토브를 켜야 했다.

생후 4개월 아기와 3세, 6세 아이의 어머니인 샬린 브루스터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나도 일산화탄소 중독이 얼마나 위험한지 안다. 하지만 우리가 이거 말고 할 수 있는게 있나? 어디 누가 우리를 도와줄 사람이라도 있나? 나는 여기에 내 아기가 있다"고 하소연했다.

브루스터의 가족들은 지난주 일요일 밤 늦게 전기와 난방이 끊겼다. 눈보라가 몰아치면서 도시 대부분이 영하로 기온이 뚝 떨어졌다. 지역 공무원들은 언제 전기가 다시 들어올지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우드랜드=AP/뉴시스]15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우드랜드에 밤새 내린 폭설로 인근 I-45 고속도로를 왕래하는 차량이 줄어 한산한 모습을 보인다. 텍사스주는 30년 만의 한파로 알래스카보다 더 낮은 온도를 기록하면서 겨울 폭풍 경보가 발효되고 그레그 애벗 주지사는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2021.02.16.

텍사스 내 전력망을 관리하는 텍사스주 전기신뢰위원회는 발전소가 얼어붙고 발전소 운영에 필요한 천연가스가 부족해지자 전력시스템 손상을 막기 위해 정전 명령을 내렸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주민들은 큰 고통을 겪고 있다. 도로 곳곳은 얼어붙어 통행이 어렵고, 긴급구난센터로 가는 교통편을 안내하는 전화는 밀려드는 전화로 거의 불통상황이다. 많은 이들은 물이 없거나 식량이 떨어졌다. 대부분의 상점들은 일주일 내내 문을 닫았다.

일부 주민들은 집에서 추위를 견딜 수 없어 차 속에서 히터를 틀고 지내고 있고, 야외용 그릴로 물을 끓여 식수를 확보하는 이들도 있다.

━
도대체 무슨 일이
━
급작스럽게 한파가 들이닥치면서 전력 수요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일요일 밤부터 월요일 아침까지 추운 날씨로 인해 수십 개의 발전소에 비상이 걸렸다. 텍사스주 전력망 운영자는 월요일 오전 1시30분 최고등급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당시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발전소들이 얼어붙은 데다 발전소를 가동할 만한 충분한 천연가스도 없었다. 휴스턴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센터포인트 에너지는 140만명의 고객이 전력을 공급받지 못했다고 밝혔고, 텍사스 북부에서 주택용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애트모스 에너지도 주민들에게 에너지 사용을 줄일 것을 요청하는 긴급 경보를 발령했다.

에릭 존슨 댈러스 시장은 트위터로 "모든 것을 보존하라(Conserve everything)"고 요청했다.

/사진=에릭 존슨 트위터

텍사스 전기신뢰위원회는 전력망 손상을 막기 위해 순환정전 카드를 꺼냈다. 전력망 전체가 손상되는 것보다는 일부 순환정전을 통해 전력망을 부분 셧다운 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월요일 이른 아침부터 전력 수요는 가용 공급량을 넘어섰고, 전력망 운영사는 전체 시스템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특정 지역의 전력스위치를 내려야 했다. 한파는 발전소의 재가동도 어렵게 하고 있다.

━
텍사스 자체 전력망 운영...연방 관할 아닌 유일한 주
━
텍사스주는 자체 전력망을 운영 중이다. 연방 정부 관할이 아닌 유일한 전력망이다.

전력망 운영사인 에르코트(Ercot)는 이날 오전 트위터에 "대다수의 고객들의 전력이 복구될 수 있을 것이며, 전력 회사들은 현장에서 정전사태 복구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에는 "일부 발전소들이 천천히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에르코트는 전날 60만 가구에 전력공급을 재개했지만, 여전히 270만 가구가 정전사태라고 밝혔다. 최고 45기가와트의 전력이 한파에 끊겼다. 병원, 소방서, 수질처리센터 등에는 전력이 공급되지만, 그 외 다른 지역은 대부분 전기가 끊겼다.

2020년 기준 텍사스 전력의 40%는 천연가스 발전을 통해 생산됐고, 발전량의 23%는 풍력발전을 통해 이뤄졌다. 석탄과 원자력 발전은 각각 18%, 11% 수준이었다.

━
치솟는 주민 분노...전력복구 작업자 위협 받아
━
언제 다시 전력이 복구돼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의식주 해결에 지친 지역 주민들의 분노는 날로 커지고 있다.

연방정부의 감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다른 주와는 별개로 독립적인 전력망을 운영하는 텍사스 주정부와 기관이 비판의 타깃이 되고 있다.

실제로 오스틴 지역의 도시 공공시설 근로자 일부는 손상된 전력인프라를 복구하려다 위협을 당했다. 오스틴 에너지 측은 트위터를 통해 "사람들이 극도로 분노하고 있는 것을 안다. 하지만 직원들에게 제발 접근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시민들은 트위터에 "전력망 관계자들은 과연 50시간 넘게 전기와 물 없이 영하의 기온에서 살아본 적이 있냐"고 비판했고, 일각에서는 소송에 걸겠다는 메시지도 올렸다.

한 주민은 "이런 사태에 대한 어떠한 경고도 없었고, 이런 상황에 대비하라고 일러 준 사람도 없었다"고 말했다.

━
재앙은 동물도 피해갈 수 없었다
━
[사우스파드리아일랜드=AP/뉴시스] 1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사우스파드리아일랜드 컨벤션 센터가 바다거북으로 가득차 있다. 텍사스 주민들이 한파에 기절한 거북이를 구해 이곳으로 옮겨두면서 이같은 현상이 벌어졌다. 2021.02.18.
한파로 인한 재앙은 인간에게만 영향을 준 게 아니다.

샌 안토니오의 한 비영리 보호구역은 원숭이, 여우원숭이, 침팬치 등 최소 12마리가 지난 월요일 아침 정전 사태 이후 죽었다고 밝혔다.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히터와 발전기를 돌려 남은 동물들을 보살피고 있고, 샌 안토니오 동물원으로 옮기고 있다.

또 사우스파드레 섬 주민들은 추위에 얼어붙은 3500마리 이상의 바다거북을 구출해 컨벤션센터로 옮겨 보호 중이다.

━
대규모 정전은 과거에도 있었다
━
텍사스는 지난 2011년 2월과 2014년 1월에도 이같은 순환 정전을 겪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처럼 며칠 지속된 것이 아니라 훨씬 짧은 기간에 불과했다.

댄 우드핀 에르코트 시스템 운영책임자는 미 현지 언론에 "이번주 계속되는 날씨 사태는 정말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텍사스는 1940년대 이후 북극의 기온과 찬 바람이 결합된 상황을 겪어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
텍사스주, 주 외부로 천연가스 반출 제한
━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17일(현지시간) 브리핑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텍사스 주지사 트위터
블룸버그에 따르면, 텍사스주는 현재 주 경계선 외부로의 천연가스 운송을 제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 헌법의 상거래 조항 위반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텍사스 내 전력발전기가 충분한 에너지 공급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오는 21일까지 주 밖으로 가스를 내보내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텍사스주 최고 에너지 규제기관인 텍사스 철도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2월21일까지 텍사스주 내 모든 천연가스를 현지 발전소에 판매하도록 의무화했다"며 "이 임무가 이행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요청했다.

미 헌법은 주정부간 통상활동에 주정부가 간섭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애벗 주지사는 지난 12일 자신이 재난선언을 발표했기 때문에 이같은 통제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애벗 주지사는 "수백만명의 텍사스 주민들이 추운 날씨 속에서 사흘째 전기 없이 지내고 있고 언제 전력 복구가 될 지 명확한 기약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은 조치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세 번째로 큰 카운티로, 휴스턴을 아우르는 해리스 카운티는 정전이 이틀 더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원자재 시장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천연가스 선물은 2% 이상 오르다가 다시 3% 이상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큰 모습이다. 오전 11시22분 기준으로 WIT (서부 텍사스산 원유) 3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0.27달러(0.44%) 오른 배럴당 61.42달러에 거래 중이다.
뉴욕=임동욱 특파원 dwlim@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