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러 '스푸트니크 V호' 와 백신 야망

남상훈 2021. 2. 18.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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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 각국은 백신 '개발' 전쟁을 지나 이젠 백신 '확보' 전쟁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

미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그 와중에 러시아의 백신 스푸트니크Ⅴ백신은 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등에 이어 세계 7위의 판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스푸트니크Ⅴ백신이 보건부의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한 이래 아직까지도 그 안정성과 효능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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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 각국은 백신 ‘개발’ 전쟁을 지나 이젠 백신 ‘확보’ 전쟁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 미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그 와중에 러시아의 백신 스푸트니크Ⅴ백신은 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등에 이어 세계 7위의 판매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스푸트니크Ⅴ백신이 보건부의 승인을 받았다고 발표한 이래 아직까지도 그 안정성과 효능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백신 이름을 미소 간의 치열한 우주개발 시대에 소련이 쏘아올린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에서 이름을 빌려왔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코로나19 백신 개발 경쟁에서도 다른 서방 국가들에 대한 우위를 입증하겠다는 국제정치적 계산이 깔려있음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왜 백신 이름을 스푸트니크Ⅰ이 아니라 Ⅴ라고 지었느냐는 것이 관심사다. 그것은 스푸트니크 1호와 스푸트니크 5호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에서 그 이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1957년 10월 4일 발사된 스푸트니크 1호는 22일 동안 타원형 궤도로 지구를 1440번을 돌다가 불에 타 지구로 떨어졌지만, 1960년 8월 19일 발사된 스푸트니크 5호는 두 마리의 개와 40마리의 생쥐와 2마리의 큰 쥐, 여러 종류의 식물을 같이 올려 보냈는데, 다음 날 안전하게 지구로 귀환했다. 러시아는 스푸트니크 5호의 이름을 이번에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에 붙임으로써 기초과학 분야의 강대국임을 재확인시키려 의도한 듯하다.
유학수 선문대 교수·러시아언어학
여기서 궁금한 점은 미소 간의 우주개발사에서뿐만 아니라 훨씬 더 세계사에 커다란 획을 그었던,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을 태우고 1961년 4월 12일 발사된 보스토크 1호를 왜 백신 이름으로 쓰지 않았냐는 것이다. 태평양을 지나 남미, 아프리카 상공을 통과해 지구를 한 바퀴 돌아 다시 소련에 착륙한 보스토크 1호는 우주비행을 하는 108분 동안 가가린이 지상과의 통신을 통해 자신의 몸 상태와 계기판에 나타난 우주선 상태를 지속적으로 지상에 보고했다. 어쩌면 임상시험 최종단계인 3상 시험도 거치지 않았고, 2상의 경우도 불과 38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데다가 그 데이터 역시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아직은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러시아 스스로도 자신할 수 없었거나 혹은 미국과 유럽 의학 전문가들의 우려 섞인 반응과 지적을 러시아가 제풀에 의식해서는 아니었을까?

러시아는 중남미 국가와 중동 국가 30여 개국에서 5억3740만회분의 백신을 주문받았다. 러시아는 냉전 시대 우주개발 분야처럼 자국의 기초과학이 서방보다 우월함을 이번 러시아 스푸트니크Ⅴ 백신을 통해 입증하려는 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유학수 선문대 교수·러시아언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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