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서울시 생존자금.. 관광업계에 단비

박연직 2021. 2. 18.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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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는 2020년을 '관광 역사상 최악의 한 해'로 평가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국가 간 이동제한 조치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국내 관광업계의 피해 규모는 16조원에 달했다.

서울시의 생존자금 지원책이 관광 생태계가 붕괴하지 않도록 단단히 지탱해주는 희망의 끈이자, 중앙정부의 획기적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 낼 훌륭한 마중물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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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는 2020년을 ‘관광 역사상 최악의 한 해’로 평가했다. 이를 뒷받침할 몇몇 수치만 들여다봐도 지난해 관광시장이 얼마나 심각한 기근에 시달렸는지 충분히 짐작케 한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국가 간 이동제한 조치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지난해 국내 관광업계의 피해 규모는 16조원에 달했다. 코로나19 발생 1년 새 600여 개 여행사와 1만6000개 관광 일자리가 사라졌고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192만명에 그쳐 전년 1390만명이었던 역대 최고 기록을 무색하게 했다. UNWTO는 해외여행 시장이 2023년에나 회복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양무승 전 한국여행업협회 회장
여행업 종사자들은 작금의 영업중단 사태가 언젠가 깨어날 긴 겨울잠과 같은 ‘동면’ 상태라며 위안 삼고 있다. 세계 각국의 입국 제한 및 금지 조치로 국제선 항공노선 운항 자체가 중단돼 사실상 휴·폐업 상태나 다름없는 전국 2만여 여행업체는 이 전례 없는 재난 상황이 현실이 아니기만을 바라는 생각마저 든다.

여행업은 1980년대 국민 의식 수준과 소득의 증가로 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급성장한 업종 중 하나이다. 한국 관광객에 대한 각국의 관심 증대, 국제선 항공편 취항 증가, 각국 관광청의 한국사무소 설치 등을 밑바탕으로, ‘고용 없는 성장’ 시대에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등 순기능과 파급 효과가 여느 산업보다도 큰 것이 사실이다.

본래 외부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관광산업은 IMF 외환위기부터 시작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같은 감염병, 중국·일본과의 외교 갈등 등으로 인해 숱한 위기를 겪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여행 자체가 완전히 중단된 것은 지난 1989년 해외여행이 자유화된 지 3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집합 자체가 불가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면서도 여행업은 집합 제한 및 금지 조치로 인한 피해 업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근로자 수 5인 이하의 일반 자영업자로 분류된 소상공인만이 정부로부터 100만원의 지원을 받는 데 그쳤다.

우리 관광업계, 특히 여행업계가 출국하는 내국인과 외국인에게 부과하는 관광진흥개발기금(출국납부금) 조성에 연간 수천억원 가까이 기여한 점을 감안하면, 정부 지원책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서울시가 생존 위기에 처한 여행업, 호텔업, 국제회의업 등 1500개 관광업체에 긴급 생존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정부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된 업체까지 수혜 대상으로 포함한 것은 말 그대로 꽁꽁 얼어붙은 빙하기를 맞은 여행업계에 한 줄기 희망을 주는 정책적 배려로 풀이된다.

지원금 규모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의 어려운 상황에 깊이 공감하고, 함께 연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정책 수립이 아닐까. 서울시의 생존자금 지원책이 관광 생태계가 붕괴하지 않도록 단단히 지탱해주는 희망의 끈이자, 중앙정부의 획기적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 낼 훌륭한 마중물이 되길 기대해본다.

양무승 전 한국여행업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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